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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이름만 친환경? '그린워싱' 시정조치도 단 0.08%

입력 2023-04-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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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 시간입니다. 어제(22일)는 환경을 생각하는 '지구의 날'이었죠. 그런데 지구를 아프게 하는 가짜 친환경, 이른바 '그린워싱' 제품이라고 하는데 최근 이런 상품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적발되고도 시정 조치가 내려진 건 단 0.08%뿐이었습니다.

안지현 기잡니다.

[기자]

'그린워싱'은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환경주의.

쉽게 말해 '가짜 친환경' 제품을 말합니다.

우리 주위엔 얼마나 많을까.

환경부가 지난해 적발한 그린워싱 제품은 4,558건.

앞선 2021년엔 272건이었으니깐 전년 대비 16.8배, 한마디로 폭증한 겁니다.

4,558건 가운데 대부분은 문구와 목욕 완구 그리고 물티슈와 같은 생활용품이었습니다.

'그린워싱' 관련해 저희가 주목한 퍼센트는 바로 0.08%입니다.

그린워싱으로 환경부 적발 후, 시정조치를 받은 제품 비율인데, 이처럼 시정조치(시정명령)가 내려진 건 단 4건뿐이었고, 나머지 4,554건은 행정지도에 그쳤습니다.

이 제품은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그린워싱'으로 적발된 물티슙니다.

'자연분해 가능', '100% 자연유래'라는 표현이 거짓 또는 과장됐다며 적발됐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알 수 없고,

[장정아 : 자연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만들다 보니깐 일반적인 물티슈보다는 그래도 써야 한다면 이거를 써야 되지 않을까…]

아직 비슷한 문구로 유통되고 있었습니다.

업체 측은 지난해 환경부의 시정 권고를 받은 후, 해당 문구를 수정했고, 일부 상품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바뀐 문구엔 100% 생분해 앞에 '45일 안에'라는 표현이 추가됐고, '100% 자연 유래'라는 문구는 빠졌습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보기에도 그 차이를 구분하긴 쉽지 않습니다.

[황성연/경희대 식물·환경신소재공학과 교수 : 45일 내 100% 생분해된다고 하면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아무 데나 버려도 100% 분해가 된다는 느낌으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분명히 있고요. 레이온 자체의 원료는 나무나 이런 데서 추출하는 물질인 건 맞습니다. 다만 화학적 처리를 통해서 만들기 때문에 공정이 친환경적이지 않습니다.]

물티슈 자체가 '친환경'적이기 어렵지만, 다른 물티슈 제품들의 홍보 문구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화장품 업계에선 '비건' 제품이 '친환경'으로 홍보되고 있습니다.

[박세진 : 비건 화장품을 당연히 더 선호하고요. 그래서 그에 관련된 인증도 있으면…]

하지만 비건 화장품이 '저자극' '친환경'까지 뜻하는 건 아니라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양재찬/목원대 화장품공학과 교수 : 동물성 또는 동물 유래의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또한 화장품 만들 때 동물 실험법을 적용하지 않고 만드는 화장품을 일반적으로 '비건 화장품'이다… 비건 화장품이라는 게 꼭 순하다, 피부에 안전하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시중에 유통되는 비건 화장품엔 피부엔 문제가 없지만, 친환경적이지 않은 성분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양재찬/목원대 화장품공학과 교수 : '폴리에틸렌'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돼서 다시 물고기에 들어가서 다시 인간한테 올 수 있는 그런 위험성이 있죠.]

앞으로 적발된 '그린 워싱' 제품에 대해 환경부가 시정조치에 그치지 않고 최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가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상탭니다.

또다른 문제는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인증이 부족하단 겁니다.

환경부의 친환경 관련 인증 마크조차 다양해, 소비자들은 잘 알지 못하고

[장정아 최수주 한정아 : {어떤 의미인지 알고 계신 분 있으신가요?} 아니요, 본 적 없는 것 같아요.]

이조차도 민간 인증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정확한 친환경 정보 제공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작가 : 최지혜, 영상디자인 : 정수임·최수진·최석헌, 영상그래픽 : 장희정, 인턴기자 : 송채은·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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