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네이버에서 일하던 30대 개발자가 지난해 9월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유족들은 워킹맘이란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고용노동부도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숨진 A씨가 가족들과 나눈 메신저 대화입니다.
회사에서 나가라는 것 같다.
아이를 열심히 키운 것 밖에 없는데 워킹맘은 죄인인가.
어린이집 졸업식에 간 후로 눈 밖에 난 것 같다.
일단 육아 휴직을 했는데 회사로 되돌아갈 자신이 없다.
유족들에 따르면 2009년 입사해 회사를 잘 다니던 A씨는 상사가 바뀌며 힘들어 했습니다.
[A씨 유족 : 한 3년 전부터 되게 심해진 것 같거든요. 언니가 정신과도 다니고 약도 많이 먹고. 여력이 없다고, 여기서 일 더는 못 할 것 같다고.]
팀을 바꿨지만, 전혀 다른 분야였습니다.
[A씨 유족 : 만약에 영어로 프로그래밍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이 부서는 프랑스어로 프로그래밍을 하는 부서래요. (그래서) 자기가 그냥 책상에 앉아만 있다가 온다는…]
결국 또 휴직을 했고, 복직을 앞두고 다른 팀으로 옮기려 했지만 이것마저 쉽지 않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겁니다.
유족들은 지난달 직장내 괴롭힘이 의심된다며 네이버 대표이사와 A씨의 전 팀장 등 2명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고소장을 냈습니다.
네이버 측은 "내부 조사로는 직장 내 괴롭힘은 없는 걸로 확인했다"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