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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딥] 전두환 장남의 '베트남 초대형 부동산 사업' 현지 추적기

입력 2023-04-20 14:00 수정 2023-04-20 17:50

"계획만 했을 뿐, 돈은 없다" 해명
현지 부동산 업자들, "인맥과 자본이 없었다면 계약하기도 힘든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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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만 했을 뿐, 돈은 없다" 해명
현지 부동산 업자들, "인맥과 자본이 없었다면 계약하기도 힘든 사업"


저희는 전두환 씨 장남 전재국 씨가 지난 2019년 베트남에서 초대형 부동산 사업을 추진했다는 서류를 확보했습니다.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제가 직접 건너갔습니다.

단서를 찾기는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처럼 어려웠습니다.

전 씨 회사는 자본금 1억짜리 작은 음악 관련 사업을 하는 출판사입니다.

베트남 땅 5만을 2천 억원에 사서 공사비 7500억 원짜리 아파트 단지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총 매출 1조 4천억원 짜리입니다.

실제로 사업이 진행됐는지 흔적을 살피기 위해 사업 계획서에 나온 부지 일대를 돌아다녔습니다.

부동산 업자들과 현지 시행업자들, 전문가들을 만났고 무엇보다 전 씨 회사 파트너 업체를 찾아야 했습니다.

[김효성/호찌민 '탄도부동산' 대표 : (그 회사) 사무실이 아까 말씀하셨던 거 보면 뭐 15개 20개씩 있는데...]

하지만 당시 흔적들은 지금 거의 남아있지 않았고 전 씨와 함께 사업을 진행했던 기업 대표 만나기가 힘들었습니다.

워낙 큰 기업이라 사무실이 많아서 대표가 어디로 출근하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사흘을 쫓아다닌 끝에 어렵게 전 씨 파트너 기업 대표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토지 소유 업체 직원 : 이메일을 나한테 보내주면 그쪽 (토지소유 업체 측) 사람들이랑 연결해줄게요]

[기자 : 대표님 사무실에 계시나요? (네 계셔요.)]

전재국 씨와 2019년 계약했던 일을 기억하냐고 물었습니다.

[토지 소유 업체 대표 : OOO (전) 포스코 베트남 법인장이 연결하고 소개해서 합의서를 쓴 것이죠.]

대표와 오랜 기간 알고 지냈던 대형 건설사 전직 임원이 전 씨 회사를 소개해줬다고 했습니다.

전 씨 회사가 출판사인 것은 전혀 몰랐다고 했습니다.

[토지 소유 업체 관계자 : (전재국 측이) 웹사이트 링크를 보내줬어요. 건설 관련 프로젝트를 많이 했다며…. 아파트나 놀이공원 같은 걸 진행했다고.]

전 씨 회사는 베트남 현지 업체에 일주일 안에 10억원, 3달 안에 2천억을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후 한국 대형 건설사에서도 투자 의향서가 왔습니다.

베트남 업체는 돈 많고 힘 있는 시행사라고 여기고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전 씨 회사가 작은 회사라면 대형 건설사가 같이 사업을 할 리가 있겠냐"며 확신하고 계약을 진행했다고 말합니다.

합의각서를 쓰고 사업을 진행하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현지 업체가 나타나면서 중간에 사업은 틀어졌습니다.

[토지 소유 업체 대표 : 빨리빨리 진행해야 하는데 (전 씨측은) 뭐 3-4개월 기다려 달라...]

하지만 전 씨 회사가 베트남 현지에서 초대형 부동산 사업을 할 인맥과 능력이 있었다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국내 한 시행사 관계자는 "콴시가 중요한 베트남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려면 막대한 자본력은 기본이고, 인허가를 뚫어낼 네트워크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대장동 사업자였던 남욱 변호사조차 베트남 개발 사업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거로 알려졌습니다.

[베트남 현지 시행사 관계자 : 그 프로젝트는 제가 알기로도 베트남의 여러 큰 기업들도 다 입지를 했어요. 그래서 무슨 한국계 기업이 와서 뭘 한다. 턱도 없는 얘기예요.]

정리해보면

첫째. 전재국 씨 회사가 몇천 억원을 단기간에 동원할 능력이 있었다.

둘째. 한국 대형 건설사가 투자 의향서를 보낼 정도로 한국 대기업이 보기에도 사업 실현 가능성이 있었다.

셋째. 현지 대기업이 사업을 함께 하겠다고 판단할 정도로 네트워크나 콴시를 뚫어낼 인맥이 충분했다는 것입니다.

[김효성/호찌민 '탄도부동산' 대표 : 여기 자체가 그래요. 이 나라 자체가. 아니 베트남어를 나만큼 하는 애들도 어려워하는데..]

자 정리해보겠습니다.

전재국 씨 회사. 겉으로 보면 작은 음악 관련 출판사입니다.

그런데 1조 4천억원 매출이 나오는 해외 부동산 사업을 진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 자금, 어디서 났을까요.

이 인맥, 어디서 끌어온 걸까요.

아직 전 씨 일가가 내지 않은 추징금은 900억 원입니다.

낼 수 있을까요. 못 낼까요. 시청자 여러분 상식적으로 함께 판단해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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