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남 학원가에 뿌려진 '마약 음료' 한 병에는 성인이 세 번 넘게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이 들어있던 걸로 조사됐습니다. 피해 학생 가운데는 한 병을 다 마신 사례도 있었습니다.
박지영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의 한 주택가에 놓인 선반 아래쪽으로 테이프 자국이 보입니다.
강남 '마약 음료' 제조에 쓰인 필로폰 10g을 붙여놨다가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한 겁니다.
행동책 길 모씨는 이 필로폰을 우유에 섞어 100개의 빈 병에 나눠 담았습니다.
병들은 모두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메가 ADHD'란 상표를 붙였습니다.
결국 한 병에 필로폰 0.1g씩 담긴 셈인데, 성인 1회 투약량의 3배가 넘습니다.
[강선봉/서울경찰청 마약수사2계장 : 투약 경험이 없는 미성년자가 3.3배에 달하는 양을 1회 투약했을 때는 급성중독에 걸릴 수 있는 위험이 있고…]
시중에는 18병이 뿌려졌는데, 음료를 실제로 마신 피해자는 학생 8명과 학부모 1명 등 9명입니다.
마시다 말거나 중간에 뱉은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1병을 모두 마신 학생 1명은 일주일 동안 고통에 시달렸던 걸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오늘(17일) 이 음료를 만든 길 씨를 포함해 일당 3명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길모 씨 : {한국인 이씨한테 제조 지시받은 거 맞으세요?}]
경찰은 25살 이 모씨가 6개월 전 중국으로 간 후,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씨 등 중국에 있는 공범들에 대해선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도록 적색수배를 요청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