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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42.2%' 술 먹고 또 운전대…'마약'보다 높은 재범률, 해결책은?

입력 2023-04-16 19:11 수정 2023-09-2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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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길을 걷다, 음주운전자로 인해 목숨을 잃은 '배승아' 양. 그런데 알고보니 이런 음주 운전, '마약'보다 재범률이 높았고,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는 음주 운전 '재범'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에서 근본적 해결책을 살펴봤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승아의 사고가 있기 넉달 전인 지난해 12월. 9살 동원이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 이동원 군 아버지 : (학교) 후문에서 다섯 발자국, 열 발자국 정도… 음주운전 차량이 우리 아이를 치고 그냥 갔습니다. (음주운전을) 흉기를 들고 눈을 감고 휘두르는 거잖아요. 어떻게 피할 수 있겠습니까.]

'사고를 막을 수는 없었을까' 아버지는 하루에도 수만 번 시간을 되돌립니다.

[고 이동원 군 아버지 : 수만 가지 상상을 해보죠. 이렇게 했으면 안 됐을까, 저렇게 했으면 안 그랬을까… (아이가) 하루에도 몇 번씩 저를 찾아오면 그리워서 우는 거고 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9살이었던 동원이와 승아 모두 '스쿨존'에서 사고를 당했지만, 팬스나 인도조차 없었고 음주 운전 차량에 허망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음주 운전' 관련해 저희가 주목한 퍼센트, 42.2%입니다.

지난해 음주운전 재범률.

그러니깐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도 또 적발된 사람 비율이죠.

중독성이 강한 '마약'의 재범률이 36.6%니까 마약보다도 높습니다.

특히 또 적발되기까지,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던 사람은 9천 5백여명, 전체의 17.3%에 달했습니다.

'음주운전 재범률'이 이처럼 높은 이유.

음주 운전에 대한 안일한 인식, 특히 '사고'를 내도 약한 처벌에 그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 한 해 동안 나온 1심 판결 중, 음주운전 사망 사고를 전수 분석해보니,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도 술 먹고 또 운전대를 잡아, 다른 사람의 목숨을 잃게 한 사건이 42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받은 최고형은 7년.

이마저도 은폐를 시도했던 건이었고 4건은 아예 '집행 유예'에 그쳤습니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받고도, 무면허 운전과 또다시 음주 운전으로 마주 오던 차량의 운전자를 사망케 한 사건에 대해서도, 판결문엔 "숙취 운전으로 볼 여지가 있고, 유족과 원만한 합의"를 내세워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양형기준을 강화하는 건 물론, 애당초 음주 시 시동을 걸지 못하게 하는 '시동잠금장치' 도입이 필요하단 얘기가 계속해서 나옵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 술에 취하면 자제력이 없어지고 판단력이 없어지니깐 판단력이 없는 사람들한테 강제로라도 운전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거죠.]

시동잠금장치는 미국에서 30년도 더 된 1986년 도입됐고, 캐나다와 유럽 등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박익현/제조업체 이사 : 차량의 전원을 켜도 측정기를 불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됩니다. 실행을 하고 있는 중간중간에도 시험하도록 요구를 하거든요.]

정작 국내는 '이중처벌' 등을 이유로 도입이 안된 상태입니다.

지난 2021년 한해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206명.

이 가운데 85명, 41%는 음주 운전을 2번 이상한 재범자로 인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 이동원 군 아버지 : (동원이는) 둘도 없는 제 친구였어요. 생각이 깊은 아이였어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할 아이라고 기대했는데 그날 저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우리 가족은 모든 걸 잃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작가 : 최지혜 / 영상디자인 : 신하경·최석헌 / 인턴기자 : 송채은·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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