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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에 학교 쉬는 중" 대치동 뒤흔든 '마약 음료' 사건

입력 2023-04-15 18:50 수정 2023-04-1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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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벌어진 마약 음료 사건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방식의 범죄라 세상을 더 놀라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학구열이 높은 수험생과 부모를 노리고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라는 점을 지적하는데요.

전문가들과 함께 이번 사건을 최재원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기자]

[승재현/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 : 집중력 올라간다, 기억력이 상승된다. 학생들 누구든지 먹었을 거다.]

[정현호/고등학생 : 저는 아마 먹었을 것 같아요.]

[서연지/고등학생 : 마시기만 했는데 마약이 있었다고 하고 겁났을 것 같아요.]

연두색 상자를 들고 이동하는 두 여성, 다른 장소에서는 남성 한 명이 같은 상자를 들고 있는데 음료가 가득합니다.

이들 4명은 2명씩 짝지어 학생들에게 공부에 도움 된다며 마약을 몰래 탄 음료를 건넸습니다.

서울 대치동 학원가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정현호/고등학생 : 학교 친구 중에서 마약을 먹은 애가 한 명 있는데 걔가 먹었을 때 되게 어지러웠대요. 쉬고 있을 거거든요, 공부를. 트라우마 때문에.]

다음은 부모에게 온 협박 전화와 메시지였습니다.

[박진실/마약 전문 변호사 : 당신 애가 마약을 먹었다. 내가 신고를 안 할 테니 1억 원을 달라. 20년 정도 마약 사건들을 해왔지만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 처방약을 미끼로 내세운 것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라는 게 전문가 분석입니다.

[박진실/마약 전문 변호사 : 강남에서는 이미 소문이 나 있어요. 메틸페니데이트(ADHD약)를 처방받아서 먹으면 시험기간에 잠도 안 오고 공부하는데 집중력도 굉장히 올라가서 시험을 잘 볼 수 있다.]

학구열 높고 자녀에게 뭐든 해줄 수 있는 강남 수험생 부모를 노려 덫을 짰다는 겁니다.

[권민정 서연지/고등학생 : 그게 내 일이었다면 생기부에도 적힐 수 있고.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셨어요. 다른 사람이 주는 거 먹지 말고 조심하라고.]

[승재현/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 : 보이스피싱은 (전화를) 끊으면 돼요. 아이가 마약을 했다라는 전화를 받은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 전화를 끊으면 진짜로 마약 성분이 검출이 되는 거예요.]

경찰은 일당을 붙잡고 중국에 있는 윗선을 쫓고 있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지난 12일) : 학생들을 노렸다는 점에서 공동체를 파괴하는 테러와 같은 범죄입니다.]

이제는 마약이 범죄의 미끼로 쓰일 만큼 구하기 쉬워진 것도 문제입니다.

[승재현/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 : (마약) 0.03g, 지금은 그냥 한 그릇 음식 가격이에요.]

[박진실/마약 전문 변호사 : '던지기'라는 방법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30분 안에도 구할 수 있거든요.]

청소년 마약 교육을 강화하고 마약 범죄 수사를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단 의견이 나옵니다.

[박진실/마약 전문 변호사 : 마약에 대해서 제대로 좀 교육이 돼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지 이런 문제는 또 생길 수도 있는 것이고.]

[승재현/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 : 바깥에서 볼 수 없는 수사라면 안에 들어가서 수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죠. 새로운 형태의 신분 위장 수사 방법이 필요하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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