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1일) 강릉에서 난 큰불로 주민 한 명이 숨지고, 축구장 530개 넘는 면적의 산림이 피해를 봤습니다. 민가까지 더하면 피해는 더 큽니다. 태풍급의 강한 바람 속에서 8시간 동안 사투를 벌였던 소방대원과 진화대원들은 아직 잔불을 정리하며 남은 불씨가 없는지 감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먼저 최연수 기자입니다.
[기자]
벌건 불이 산길 아래 나무를 태웁니다.
강한 바람을 탄 불은 금세 길을 건너, 산을 타고 올라갑니다.
어제 강릉 산불이 시작된 시루봉입니다.
멀지 않은 경포대 주변까지 금세 연기가 퍼집니다.
국가지정문화재에 불이 붙을까, 진화 대원들은 물을 뿌립니다.
다가오는 불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입니다.
[안태영/소방장 : 우리 집처럼 지키게 되더라고요. 이것만은 정말 타지 말아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날아가는 헬기는 기우뚱 방향이 틀어집니다.
기체는 위태롭게 위아래 흔들립니다.
수면 가까이 내려가 물을 길어 올리는 순간은 20년 경력 베테랑도 긴장했습니다.
[최근홍/강릉산림항공관리소 기장 : 물 떠서 이륙할 때 바람이 불기 때문에 항공기가 좌우상하로 막 요동을 치거든요.]
산불을 잡는 주전력은 소방헬기.
하지만 어제 강풍에 헬기를 띄울 수 없었습니다.
불이 난 뒤 6시간 넘게 대기만 했습니다.
태풍급 강풍이 조금 잦아들자 바로 투입됐지만 그 순간에도 초속 20m 넘는 바람이 불었습니다.
추락 위험은 여전했고 목숨을 걸었습니다.
어디로 불이 옮겨 붙을지 모르는 상황.
대원들은 주택 가스통을 들어 옮깁니다.
불길이 다가오지만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합니다.
데이고, 찔리는 걸 마다하지 않은 사투와 비 덕에 8시간 만에 불은 꺼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밤사이 40곳에서 불이 다시 붙었습니다.
여전히 바람이 심하고 건조해 안심할 수 없었습니다.
정부는 강릉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화면제공 : 강릉시청·산림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