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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 '돈봉투' 왜 주나?…"1명당 100표 이상의 가치"

입력 2023-04-12 20:12 수정 2023-04-1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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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뉴스룸이 단독 보도한 '돈 봉투 전대' 녹취파일의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인용보도시 'JTBC 뉴스룸' 출처를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크기로 표기해 사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그러면 돈 봉투 사건을 취재 중인 이서준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서준 기자, 먼저 정리를 하면 당대표 선거에 나서는 측에서 전당대회 때, 소속 그러니까 당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 또는 뿌렸다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녹취파일 다시 한번 들어보시죠.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감사 (2021년 4월 24일) : 관석이 형이 '의원들을 좀 줘야 되는 거 아니냐' 나한테 그렇게 얘기하더라고. 고민을 하고 있고요. 필요하다면 돈이 최고 쉬운건데 뭐.]

전당대회 일주일전인 2021년 4월 24일 통화녹음입니다.

[앵커]

지금 말이 관석이 형이 국회의원들에게 줘야 하는 거 아니냐, 국회의원들에게 300만원씩 줬다고 했는데. 그런데 왜 주는 겁니까?

[기자]

국회의원도 당대표 선거에서 한 표만 행사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 1명이 100표 이상을 끌어올 수가 있습니다.

민주당은 각 지역마다 지역위원회가 있고, 현역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지역위원장직을 맡아서 100명이 넘는 대의원을 뽑고 또 관리합니다.

이 대의원들이 모두 당대표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들입니다.

특히 민주당은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85% 비중으로 당대표를 뽑기 때문에, 대의원표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국회의원들이 캠프로부터 돈을 받아서 본인들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의원들에게 누구를 뽑자고 얘기를 한다는 건가요?

[기자]

물론 전당대회 투표도 자율, 비밀 투표이긴 하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이 해당 지역구 대의원들 표에 영향을 끼치는 건 민주당뿐 아니라 대형 정당들의 관행이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전당대회 당일 국회의원이 지역구 대의원들과 같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식사도 같이하면서 누굴 당대표로 뽑자고 제안하고 그대로 투표하기도 합니다.

[앵커]

돈 봉투는 국회의원들만 받은 게 아니죠?

[기자]

녹취파일을 들어보면 국회의원이 아닌 지역위원장, 일반 대의원 등에게도 돈 봉투를 주자는 얘기들도 나옵니다.

검찰도 돈 봉투를 받은 국회의원들,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표를 끌어올 수 있어서 돈 봉투를 받은 당직자들을 모두 확인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당시 전당대회를 앞두고 돈 봉투 수십개가 살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꽤 많은 돈 봉투가 있었다는 건데, 그런데 의문이 그 돈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겁니까?

[기자]

검찰 수사의 또다른 갈래 역시 그 많은 현금을 누가 어디서 마련했느냐 입니다.

현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이지만, 자칫 돈의 성격에 따라 수사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앵커]

사실 전당대회 돈 봉투 얘기는 과거, 지금 여권에서도 논란이 되었고, 문제가 된 바가 있었죠?

[기자]

박희태 전 의장은 2008년 당대표에 출마하면서 국회의원에게 돈 봉투를 건넨 혐의로 징역8월 집행유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박 전 의장도 당시 "관행"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재판부는 "대의제 민주주의, 정당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했다" 면서 "돈으로 선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침해해온 관행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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