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우리 안보실 도청 의혹 소식입니다. 지금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이 미국을 방문 중인데, 기자들에게 악의가 없었다며 도청 의혹을 받는 미국을 두둔했습니다. 당장 선한 도청이 있는거냐는 반문이 여당에서도 나왔는데, 질문이 계속되자 "같은 걸 묻지말라"며 말을 끊어버렸습니다.
워싱턴에서 김필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한국에 대한 미국의 도청 의혹을 풀어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부터 나왔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 제3자가 개입돼 있기 때문에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갖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미국 정보기관에 감청을 허용하지 않은 이상, 국내에서 이뤄진 모든 도청은, 통신비밀보호법상 엄연히 불법입니다.
하지만 제기된 의혹에도 불구하고 '악의가 없었다'는 말로 미국을 감싼 겁니다.
정작 미국 측에선 도청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날 출국 전 김 차장은 유출된 문건에 대한 조작설을 제기했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어제) : 양국의 견해가 일치합니다.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 (한국 입장 전달은) 할 게 없죠. 왜냐하면 누군가가 위조를 한 거니까.]
이번 방미는 이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의제를 조율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날 문건 조작에 대한 질문만 이어졌습니다.
조작된 부분이, 도청 의혹을 받는 김성한 전 안보실장의 대화 부분이냐고 묻는 말엔,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 그 얘기는 구체적으로 묻지 마시죠. 어제 제가 한마디로 했으니까.]
그러면서 이후 관련된 질문은 아예 차단했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 같은 주제로 물어보시면 저 떠나겠습니다. 됐습니까? {미국 같은 경우는 지금…} 다른 주제 물어보시죠. 갑니다.]
3박 5일 일정 동안 김 차장은 국빈방문 관련 워싱턴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지만, 도청 의혹에 대한 논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