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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악질적으로 진화한 '신종 피싱'…그들은 왜 대치동 노렸나

입력 2023-04-07 20:25 수정 2023-04-0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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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체 누가 왜 이런 일을 꾸민 건지 취재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송승환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경찰은 단순 마약 사건이 아닌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마약을 먹도록 한 뒤, 이를 악용해 돈을 뜯어내려 했다는 겁니다.

경찰, 검찰 등을 사칭해 협박하거나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식의 피싱 수법에서 더 악질적이고, 지능적으로 바뀐 겁니다.

[앵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보고된 게 있습니까?

[기자]

저희가 대치동 학원가를 계속 취재해보니 붙잡힌 4명이 활동한 지역 외에 다른 학원과 중학교 앞에서도, 하교 시간이나 학원이 끝나는 밤 10시쯤 음료를 나눠줬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학생/서울 대치동 : 학원 끝나고였으니까 10시 좀 넘어서였던 것 같아요. 집중 잘 되고 공부도 잘할 수 있고. 시음할 수 있냐고 물어보셔가지고. 전 안 받았고 친구는 받아서 마셨어요. 어지럽고 약간 울렁거린다고. 맛은 그냥 음료수 혼합 음료수맛.]

범인들은 윗선으로부터 총 100병의 음료를 받았는데, 학생 6명에게 나눠줬을 뿐 90여병은 대부분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명의 학생이 가족과 나눠마셔서 총 7명의 피해자가 대치동에서만 나왔고 다른 지역에선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앵커]

범인들은 왜 대치동을 선택한 걸까요?

[기자]

대치동 학원가는 교육열이 높고 학생과 학부모가 많이 상주하는 공간이죠.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가구가 많은 점도 고려한 걸로 보입니다.

때문에 제약회사들이 평소 수험생들을 상대로 건강보조제 등을 나눠주고 반응을 듣는 판촉 행사가 자주 열렸다고 합니다.

저희 취재진이 만난 대치동 학생들도 대부분 일반 제약회사의 건강 보조 음료와 이번 사건의 마약 음료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봤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마약 음료 겉면에 보면, 'ADHD'가 적혀있잖아요. 이건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ADHD, 주의력 결핍 장애죠.

반대로 말하면 ADHD 치료제는 주의력을 높여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때문에 10여년 전부터 강남 학원가에선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가 '공부 잘하는 약'이나 '집중력을 높여주는 약'으로 입소문이 났습니다.

범인들도 그 점을 노리고 이름을 붙인 걸로 추정됩니다.

참고로 ADHD 치료제는 환자가 아닌 사람이 먹으면 신경과민이나 불면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 의사의 처방 없이는 먹어선 안 됩니다.

쉽게 말해서 공부 잘 하는 약 같은 건 없다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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