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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리바운드' 웃음·감동 다 잡은 장항준의 복귀 덩크슛

입력 2023-03-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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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리바운드' 웃음·감동 다 잡은 장항준의 복귀 덩크슛

출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감독: 장항준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2분
한줄평: 농구팬도, '농알못' 관객도 코끝 찡해질 영화
팝콘지수: ●●●●○
개봉: 4월 5일
줄거리: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리뷰] '리바운드' 웃음·감동 다 잡은 장항준의 복귀 덩크슛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리바운드, 농구에서 슛이 빗나가는 바람에 바스켓에 맞고 튕겨나온 볼을 다시 잡는 행위. 즉 새롭게 생긴 기회를 뜻한다.

농구 용어를 뜻하지만 우리네 인생과도 일맥상통한다. 누구에게나 고난과 역경, 실수가 찾아오지만 그 뒤에 찾아오는 기회는 좌절하지 않고 다시 잡는 자의 것이 된다. 이게 바로 영화 '리바운드(장항준 감독)'가 전하는 메시지다.

농구선수 출신 공익근무요원 양현(안재홍)은 해체 위기에 놓인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신임 코치로 발탁된다. 학교에서는 농구부를 유지만 하자는 목적으로 양현을 발탁한 것이다. 학교는 물론 농구부원 마저도 큰 기대가 없는 상황. 하지만 양현은 못 다 피운 꿈을 펼치리라 다짐하고 적극적으로 선수 영입에 나선다. 양현의 길거리 캐스팅으로 모인 농구부원들. 발목이 말썽인 규혁(정진운), 키가 자라지 않아 고민인 기범(이신영),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열정만큼은 충만한 순규(김택)와 강호(정건주), 출전 경험이 없는 재윤(김민)과 패기 가득 신입 진욱(안지호)까지. 개성 강한 6명의 선수들은 한팀이 됐다.

[리뷰] '리바운드' 웃음·감동 다 잡은 장항준의 복귀 덩크슛
[리뷰] '리바운드' 웃음·감동 다 잡은 장항준의 복귀 덩크슛

하지만 첫 대회 첫 경기는 강호 용산고. 설상가상 중앙고에 입학했던 에이스 센터 준영이 용산고로 옮기며 더 큰 고비를 맞게 된다. 예상대로 중앙고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기게 되고 설상가상 6개월 출전 정지까지 맞게 된다. 그렇게 해산되는가 했지만 양현은 다시금 심기일전하며 독려에 나선다. 각자만의 플레이를 하던 선수들도 '같이의 가치'를 되새기며 노력한다. 이들에게 찾아온 두번째 기회. 본선 진출이 목표였던 중앙고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 전승으로 예선통과를 한 것. 이후로도 기대 이상의 거두지만 그 가운데 부상, 부족한 선수의 수 등 여러가지 변수를 맞으며 쓰러지고 다시 일어난다. 마지막 경기 하프타임, 양현은 지친 선수들에게 '농구는 끝나도 우리 인생은 끝나지 않는다'고 독려한다. 이들의 마지막 승부는 어떻게 됐을까.

[리뷰] '리바운드' 웃음·감동 다 잡은 장항준의 복귀 덩크슛
'리바운드'는 부산 중앙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극 중 인물들의 이름 역시 실존인물과 동일하다. 인물들의 싱크로율도 매우 높다. 안재홍은 강양현 코치를 구현하기 위해 10kg를 증량하고 헤어스타일과 스타일링까지 동일하게 맞췄다. 영화 말미 영화 스틸과 실제 사진이 겹쳐질 때의 싱크로율은 감탄을 자아낸다. 안재홍 뿐 아니라 6인의 선수단 역시 수개월간 땀 흘리며 훈련한 결과, 실제 농구선수 같은 피지컬과 실력으로 몰입감을 높인다.

이처럼 '리바운드'의 가장 큰 무기는 '리얼리티'다. 장항준 감독의 말에 따르면 전 농구선수 하승진도 감탄했을 정도라고. 당시 유행하던 선수들의 스포츠 밴드나 단종된 농구화까지 구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리얼리티가 약점이 되기도. 영화를 보고 나면 먹먹한 울림과 함께 실존 인물들의 현재가 궁금해진다. 강양현 코치는 어느덧 감독이 돼 3x3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돼 감동을 이어가는 반면, 극 중 중요한 인물 중 한명인 천기범은 음주운전 논란으로 국내에서 은퇴하고 일본행을 택한 것. 감동이 반감되는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리바운드'는 실존 인물 이름을 그대로 안고 가는 용감한 선택을 보였다.

[리뷰] '리바운드' 웃음·감동 다 잡은 장항준의 복귀 덩크슛

실존인물들의 근황을 차치하고, 영화만으로 놓고 봤을 땐 요즘말로 꽤나 '폼' 좋은 결과물이다. 6년만 신작이지만 장항준 감독의 감은 살아있었다. 본인 특유의 유쾌한 에너지와 긍정의 힘을 '리바운드'에도 녹여냈다. 아내이자 스타 작가 김은희 작가도 '수리남' 권성휘 작가와 함께 집필에 참여하며 지원사격했다. 장항준 감독의 오랜 절친 장현성, 김진수도 각각 용산고 감독과 중앙고 교감으로 분했다. 안재홍은 강양현 코치로 완벽하게 변신해 원맨쇼를 선보이며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안재홍에 비해서는 약한 캐스팅이라 평가 되었던 6인의 농구단도 제 몫을 해냈다. 가수 출신 배우인 정진운은 그간 선보였던 작품 중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제로도 농구 마니아로 알려진 그의 진심이 통한 작품이다. 드라마에서 활약한 이신영도 첫 영화 도전에서 열연하며 호평 받고 있다. 외에도 선수 출신 김택을 비롯해 정건주, 김민, 안지호까지 한마음으로 '리바운드'를 완성했다.

[리뷰] '리바운드' 웃음·감동 다 잡은 장항준의 복귀 덩크슛

'리바운드'는 인생을 살다가 넘어져도 괜찮다고, 다시 일어나면 그만이라고 위로해준다. 곳곳에 유머도 담겨있다. 웃음과 감동 모두 챙겼다. 실화 소재의 진정성은 챙기면서도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 담백한 전개로 신선함을 추구했다. 기획부터 개봉까지 11년이 걸렸다. 개봉을 앞둔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한국 영화가 침체기에 빠져 있긴 하지만, 또 다른 농구 소재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400만을 돌파하며 흥행을 거뒀고 열기가 여전하다. 만화가 아닌 실제 인물들의 생동감이 전할 '리바운드' 역시 충분히 차별성이 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4월 영화계의 첫 타자 '리바운드'가 농구 팬, 농구를 잘 알지 못하는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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