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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위해 죽도록 달렸는데…은퇴한 경주마 '사료용'으로 도축

입력 2023-03-30 08:55 수정 2023-03-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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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죽도록 달렸더니 >

인간을 위해 죽도록 달리는 경주마들에 관한 소식입니다.

말은 평균 수명이 30년 정도인데, 경주마들은 보통 5살이 되면 은퇴한다고 합니다.

은퇴 이후의 삶이 어떨지 싶었는데 영상 먼저 보시죠.

경주마들이 달리는 모습입니다.

가장 앞서 결승선을 통과한 저 말이 '바이킹스톰'이라는 이름의 경주마인데요. 국제 혈통서까지 있다고 합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5차례나 우승하며 상금으로 2억 원을 넘게 벌었습니다.

이렇게 화려한 인생, 아니 마생을 살았던 '바이킹스톰'은 지난달 은퇴했습니다.

그런데 그 직후 애완동물 사료용으로 도축됐다고 합니다.

[캐스터]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된다고요? 아니 경주시켜서 돈까지 벌어줬으면 편안한 노후를 보낼 줄 알았는데요.

[기자]

경주마 이력을 관리하는 마사회엔 승용 목적으로 팔린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팔린 곳이 승마하는 곳이 아니라 사료를 만드는 곳이라고 합니다.

저희 JTBC 취재진이 알아봤더니 은퇴와 동시에 사료용으로 팔리는 경주마는 확인된 것만 26마리였습니다.

[앵커]

불쌍해요. 인간을 위해 살다가 은퇴를 하자마자 저렇게 되다니요.

[기자]

경주마를 먹고 기르는데 큰돈이 들어가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제도적으로 불법은 아니라고 합니다.

한국마사회는 은퇴한 경주마를 도축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100억 원의 복지기금도 만들겠다곤 했는데요.

경주마가 제주를 제외하고도 매년 1400여 마리 은퇴하는데 승마나 번식용으로 쓴다고 신고된 게 절반이 안 된답니다.

아마 '바이킹스톰'과 비슷한 운명을 맞이했겠죠.

동물보호단체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 반려동물처럼 인식하는 말을 다시 반려동물의 사료로 쓴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많이 충돌이 돼서…]

전문가들은 경주마와 식육용 말을 구분해 기르고 은퇴 경주마를 위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경주마가 은퇴하자마자 사료용으로 도축된다,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긴하네요. 권고보다는 확실한 정책이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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