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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 간 손 묶인 채 땅 속에…'아산 부역혐의' 유해 40구 발견

입력 2023-03-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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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방공호에 무릎이 굽혀진 채 매장된 유해.  〈사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좁은 방공호에 무릎이 굽혀진 채 매장된 유해. 〈사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73년 전 6·25전쟁 당시 민간인 집단학살 정황을 보여주는 유해들이 발굴됐습니다.

오늘(28일)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충남 아산시 배방읍 성재산 방공호에서 이뤄진 '아산 부역 혐의 희생사건' 유해 발굴 현장을 공개했습니다.

아산 부역 혐의 희생사건은 1950년 9월에서 11월 사이, 온양경찰서 소속 경찰 등이 지역 주민들을 인민군을 도와준 혐의로 몰아 성재산 방공호 등 일대에서 집단학살한 사건입니다.

유해 발굴은 지난 7일부터 이뤄졌으며 현장 공개는 한국전쟁 당시 생생한 집단학살 상황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삐삐선이 감겨있는 채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들. 〈사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삐삐선이 감겨있는 채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들. 〈사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좁은 방공호를 따라 빼곡하게 매장되어 있는 유해들. 〈사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좁은 방공호를 따라 빼곡하게 매장되어 있는 유해들. 〈사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이번 발굴에선 최소 40구의 유해가 확인됐습니다. 유해 대부분은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남성으로 보이며 아산 부역 혐의자로 추정됩니다.

유해들은 폭 3m, 길이 14m의 방공호를 따라 빽빽하게 묻혀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무릎을 구부린 채 앉은 L자 형태로 발견됐습니다. 방공호에서 집단학살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해 머리 위로는 녹슨 탄피가 얹혀 있었습니다. 손목에는 군용전화선인 삐삐 선이 감겨 있었으며 일부 유해들은 집단으로 손목뼈에 삐삐 선이 감겨있었습니다.

발굴현장에서는 학살 도구로 추정되는 소총과 탄피 57개, 소총 탄두 3개, 카빈 탄피 15개, 일본군이 사용한 99식 소총 탄피 등이 발굴됐습니다. 또한 유품으로 단추 다수와 벨트 9개, 신발 39개 등이 발굴됐습니다.

이번에 발굴된 유해들은 세척 등의 작업을 통해 4월 중순까지 수습될 예정입니다.

성재산 방공호에서 드러난 유해발굴 전체 모습. 〈사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성재산 방공호에서 드러난 유해발굴 전체 모습. 〈사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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