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사라진 코리안 드림 >
어제(27일) 새벽 벌어진 안타까운 일입니다.
경기도 한 다세대 주택에서 불이 났는데요.
집에 살던 나이지리아 국적의 4남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먼저 영상으로 보시죠.
지금 보이는 이 건물입니다.
새벽 3시 28분쯤이었는데요. 2층에서 불이 시작했다고 합니다.
골목 사이로 불길이 치솟는 게 보이죠. 목격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목격자 : 불이 그냥 확 천장으로 올라가더라고요. 뭐가 '팍' 쏟아지면서 '쾅' 소리가 나면서.]
불은 순식간에 번져나갔고요. 내부를 모두 태운 뒤 40분 만에 꺼졌습니다.
[앵커]
안타깝네요. 살아갈 날이 한참이나 남은 아이들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
[기자]
숨진 아이들은 안방에 모여 자고 있었습니다. 11살과 4살 여아와 7살 6살 남아였습니다.
거실에서 자던 아버지가 이웃에 화재 소식을 알려 도움을 청했고 아이들과 자던 어머니는 혼자 대피하기 어려운 막내딸을 창밖으로 탈출시킨 뒤 본인도 창문을 넘어 빠져나오다가 골절상을 당했습니다.
이웃 주민 이야기 들어보시죠.
[웨나린 나마닷/이웃 주민 : 오남매가 우리 집을 슝 하고 달려가기도 하고. 꿈인 건가…마음이 너무 안 좋아요.]
아이들이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아버지가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가려 했지만 이웃들이 막았다고 합니다.
[앵커]
마음이 아픕니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이 아이들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외국인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이네요.
[기자]
이 가족은 10년 전쯤부터 우리나라에 정착했습니다.
아이들은 한국에서 태어났고요.
부모는 무역업을 하면서 중고 물품을 나이지리아로 보냈다고 합니다.
이 가족은 2년 전에도 화재를 겪었는데요.
당시 둘째 아이가 목과 등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주변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아 건강해졌지만 이번에는 화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캐스터]
정말 안타깝습니다. 불은 왜 일어난 건가요? 조사가 됐나요?
[기자]
경찰과 소방 당국이 합동 감식을 벌였는데요.
거실 벽면 콘센트와 연결된 멀티탭에서 처음 불이 시작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전기적 요인일 가능성이 큰데요.
불이 난 건물은 1994년 지어졌는데, 내부엔 소화기나 화재경보기 등 소방 장비가 전혀 없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산시는 피해 가족에게 임시거주시설과 구호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숨진 아이들의 빈소는 가족들 치료가 끝난 뒤 오늘 오후 차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앵커]
외국인 가족이라는 표현을 했지만, 우리 이웃에게 일어난 일입니다.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슬픈 사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