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7일) 새벽, 경기도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불이 나 어린이 네 명이 숨졌습니다. 나이지리아 국적의 4남매였는데, 안방에서 모여 자다가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헌옷과 물건을 주워 본국에 팔며 가족들이 함께 그려온 코리안 드림도 타버렸습니다.
먼저,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사이렌이 울리고 골목 사이로 불길이 치솟습니다.
3층 높이 다세대주택 2층에서 불이 시작된 겁니다.
순식간에 불길이 위층으로 번지고 아래로 불똥이 떨어집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도 바로 다가가기 힘들 만큼 거셉니다.
[목격자 : 불이 그냥 확 천장으로 올라가더라고요. 뭐가 '팍' 쏟아지면서 '쾅' 소리가 나면서.]
이 집 안에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남아 있었습니다.
모두 숨졌습니다.
위층에 살던 외국인 등 11명이 다쳤습니다.
거센 불길은 바로 옆 건물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보시다시피 창문이 모두 깨져버렸고, 안에 있는 물건도 불에 타버렸습니다.
숨진 아이들은 2층 집 안방에서 모여 자다 숨졌습니다.
11살과 4살 여자아이, 7살과 6살 남자아이.
네 남매였습니다.
부모는 2살 막내 딸을 안고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불길이 너무 빨리 번지면서 다른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거로 보입니다.
[이금자/이웃 주민 : 애들 전혀 안 보이고 불길만 보이더라고. 그래서 다 나온 줄 알았어, 사람이.]
불이 난 건물은 1994년 사용 승인됐습니다.
외국인이 주로 사는 오래 되고 낡은 건물엔 화재 경보기나 소방 시설은 없었습니다.
[여운철/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장 : (발화 지점은) 출입문과 인접한 거실 바닥 정도로 지금 추정하고 있습니다.]
전기 콘센트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산시는 피해 가족에게 임시거주시설과 구호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도울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