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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새만금 간척 30년, 마지막 남은 갯벌의 '생명들'

입력 2023-03-27 20:53 수정 2023-03-2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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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7일) 밀착카메라는, '세계 최대의 간척지'로 불리는 새만금에 다녀왔습니다. 30년 동안 갯벌을 없애며 서울 3분의2 면적의 땅을 만들었는데, 환경파괴 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새만금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갯벌의 모습은 어떤지, 이상엽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길이 33km에 이르는 방조제 옆으로 새만금의 마지막 갯벌을 밝히는 해가 떠오릅니다.

이곳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의 놀이터입니다.

주걱처럼 생긴 부리를 얕은 물속에 넣고 좌우로 젓습니다.

뱃사공이 노를 젓는 모습과 비슷해 이름도 특이합니다.

멸종위기종, 전세계 2400마리만 있는 저어새입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황새는 우아하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멸종위기종 검은머리갈매기가 날아가고, 큰기러기와 검은머리물떼새도 보입니다.

[오동필/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 : 검은머리물떼새가 둘넷여섯…부리가 홍당무처럼 돼있는데. 4월달, 5월달에 여기서 번식을 해요.]

갯벌 속에 있는 풍부한 먹이 때문에 새들이 모이는 겁니다.

1991년부터 시작된 새만금 간척사업은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들어간 돈만 8조원이 넘습니다.

갯벌은 하나둘씩 사라졌고, 이제 새만금엔 군산의 수라갯벌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곳도 곧 없어질지 모릅니다.

신공항 예정지로 뽑혔기 때문입니다.

[오동필/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 : 수라갯벌은 연안습지의 모습을 다 갖고 있어요. 갯벌, 염습지, 육상생태계로 이어지는…생물 다양성이 높아요.]

고라니, 수달과 너구리 발자국 등 갯벌에서 습지로 이어진 현장엔 다양한 야생동물의 흔적이 확인됩니다.

정부는 새만금에 신공항 건설뿐 아니라 여러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산업단지에 테슬라 공장을 짓고, 할리우드급 촬영 스튜디오를 만들겠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방조제로 바다를 막아놨기 때문에 거의 육지화가 된 상태. 갯벌이라고 볼 수 없는…새만금 지역 발전을 위해서 하는 거죠.]

하지만 갯벌이 사라지면서 잃는 것이 많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갯벌이 탄소를 흡수해 기후위기를 막고, 수질을 깨끗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갯벌의 경제적 가치를 연간 16조원 이상으로 평하기도 합니다.

[김종성/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우리나라 갯벌이 흡수하는 탄소의 양은 연간 이산화탄소 기준 50만톤 정도. 승용차 20만대 정도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갯벌이 흡수해준다는 거죠.]

유네스코는 2021년 대한민국의 갯벌 4곳을 세계자연유산으로 꼽았습니다.

그런데 수라갯벌이 있는 군산은 문화재청에 신청을 포기했습니다.

'국가계획 부지 중 일부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되는 게 적절한지,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오동필/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 : 국가가 어떠한 혜택을 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먹고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그게 바로 갯벌이고. 그냥 살아있는 공장이고 삶터, 먹거리입니다.]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정했다는 건 한 나라뿐 아니라 인류 모두가 함께 보호해야 할 가치가 크다는 의미입니다.

개발을 이유로 갯벌을 무너뜨리면 그 결과는 사람과 자연 모두에게 돌아올 겁니다.

(작가 : 유승민 / VJ : 김원섭 / 영상디자인 : 김충현 / 영상그래픽 : 김영진 / 인턴기자 : 김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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