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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아 낙인' 이승만, 재조명"…'건국절' 논란 재점화?

입력 2023-03-27 18:24 수정 2023-03-2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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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 대통령이 오늘(27일), 어떠한 정책이건 당정 협의를 통해서 국민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근로시간 제도 개편에 대한 여론이 계속 좋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가 하면, 국가보훈처가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매 정권마다 반복되는 '건국절' 논란의 전초전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관련 소식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국민여론 반영" > 정확히 1주일 전이었습니다. 이제는 '주 최대 69시간 근로제'라고 공공연히 불리고 있죠.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놓고 대통령실 내부에서 혼선이 빚어지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를 내렸습니다. 저도 지난주에 이렇게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JTBC '정치부회의' (지난 21일) : 이제는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다 돼가고 있죠. 윤 대통령도 답답한 탓이었을까요. 어제 정책 발표 전에 당과의 사전 조율 기능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직접 내렸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 정말 많이 답답했던 모양입니다. 오늘 다시 한번 '당정 협의 강화'를 지시했습니다. 내일은 아예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이 내용을 강조할 것이라고 합니다. 원래 한덕수 총리가 주재할 회의였던 것을 바꿨다는데요.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본 듯합니다. 따라서 내일 국무회의 모두발언도 사실상 회의에 참석하는 국무위원들을 향한 경고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 (음성대역) :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법률안과 예산안을 수반하지 않는 정책도 모두 당정 간에 긴밀하게 협의하라"고 하면서, "그 과정에서 국민 여론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국민 여론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라" 이 이야기 나온 김에, 국민 여론부터 살펴보고 갑니다. 오늘 리얼미터가 발표한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입니다. 36%로 3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부정 평가는 반대로, 3주 연속 올라가서 61.2%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리얼미터 측은 "강제동원 해법, 한일 관계, 주 69시간 논란 등 대형 복합 악재가 연이어 발생하는 상황"을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홍보가 문제라는 자체 평가가 나왔는데요.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이후에 국민들의 어떤 지지, 관심이 주목도를 아직은 못 끌고 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대통령 국정수행을 지지하는, 뒷받침하는 데 조금 힘이 좀 달리고 있는 게 아닌가. 대통령이 이번에 한·일 정상회의나 노동개혁 같은 경우는 사실은 좋은 목표였는데, 이게 메시지나 아니면 홍보나 아니면 일정 정도 국민을 설득하는 데서 조금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수치는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리얼미터 정례 조사 결과로 돌아가서요. 일간 지표로 따지면 17일, 그러니까 지난주 금요일 37.6%였던 지지율이 21일 36.3%로 떨어졌습니다. 이 사이에는 '대국민 담화'를 방불케 했던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이 있었죠. 무려 23분의 생중계를 통해 윤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 결과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보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현근택/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집권여당이나 대통령실에서는 홍보의 문제로 많이 보고 있어요. 메시지의 문제로 보고 있는데. 대부분의 국민들은 '방향이 잘못됐다', 거기로 가지 말아야 하는데 일로 가라고 그러는데 반대쪽으로 가면서 '홍보가 잘못됐다' 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방향을 잘못했거나 아니면 방향을 전환해야 이게 바뀌는 문제지, 자꾸 뭐 메시지를 내거나 홍보한다고 해서 막 20분씩 혼자 얘기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국민의힘도 문제는 홍보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윤 대통령 지시가 나온 날 김기현 대표는 "정책 역량 강화"를 말했습니다. 의원들의 상임위원회 활동과 당정 협의 참여 등 적극적인 의정 활동을 권장하면서요. 거기에 걸맞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 나가겠다고도 밝혔는데요. 여기에서 강조한 것도 "민심의 생생한 반영"이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집권여당은 말로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일로 정치해야 합니다. 민생이 개선되고 또 미래 희망이 보이도록 성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렇게 하도록 당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민심을 생생하게 반영하는 정책의 입안, 수립, 집행 과정을 당이 주도하면서 꼼꼼하게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김 대표가 말한 "걸맞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좋게 말하면 '의원들의 노고는 보상해드리겠다'는 말이 되지만요. 그 뒤에는 '못 하면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도 들어가 있습니다.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둔 시점에서 더 무서운 말이 아닐까 싶은데요. 김 대표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이유, 최근 국민의힘으로부터 시작된 저출산 대책 논란 때문으로 보입니다. 30살 전에 자녀를 3명 이상 낳으면 병역을 면제해주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자녀를 3명 낳으면 증여세를 최대 4억원까지 면제해주는 안이 나왔습니다. 두 안 모두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경제활동은 기본적으로 남성들이 하니 병역면제를 통해 일하게 해주겠다는 전근대적 발상이 그 시작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꼰대도 이런 꼰대가 없습니다. 국민의힘은 별나라 사람들인가 싶습니다. 4억 증여받을 만한 청년들이 애를 낳지 않는 게 아니라 주거비, 사교육비, 생활비 부담에 허덕이는 청년들, 상속받을 돈이 없는 청년들이 애를 낳지 못하는 것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에서는 "아이디어 차원이었다"고 수습에 나섰는데요. 최근 일련의 논란을 보면서 저는 태평양 한가운데 고립된 섬 '갈라파고스'가 떠올랐습니다. "여의도에 한번 입성한 사람은, 점점 민심과 동떨어진 채 여의도라는 '고립된 섬'에 갇힌다"는 의미에서 여의도를 갈라파고스에 빗대는 언론 보도도 잊을 만하면 한번씩 나오고 있는데요. 이러한 지적, 실제 여의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감하고는 합니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여의도 밖 이야기를 부지런히 듣고 다니는 수밖에 없겠죠. 이제는 여의도를 벗어나 야인 생활을 한 지 좀 돼서일까요. 조원진 대표의 이른바 '뼈 때리는' 비판, 여의도를 향해 들려드리면서 첫 번째 픽, 마무리합니다.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노동시간 개정의 당사자들은 노동의 취약계층들이 아닙니까? 그런데 대기업에 있는 분들은 다 혜택받을 것 받고 할 얘기 다 해요. 그런데 취약계층에 있는 노동자에 대해서 과연 한 번이라도 대화를 나눠봤느냐. 대화 없는 탁상공론, 이거 밀어붙이기식은 특히 노동시간 부분은 안 되잖아요. 그걸 국민의힘이 해야 되는데 너무 대통령실이 나선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잘 나서는 게 아니고 잘못된 방향으로 계속 가잖아요. 그래서 대통령 지지율하고 당의 지지율이 같이 이제는 계속 가는 거예요.]

두 번째 픽은 < "패륜아 낙인" >입니다. 어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태어난 지 정확히 148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거주했던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는 기념식이 열렸는데요. 지난 정권에서 달리 장관급 인사 세 명이 참석했습니다. 오는 6월 보훈부로 승격하는 국가보훈처 박민식 처장은 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민식/국가보훈처장 (유튜브 '황교안TV' / 어제) : 자유 대한민국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그 역사적 사실만으로도 공칠과삼이 아니라 공팔과이라도 부족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승만 대통령은 역사의 패륜아로 낙인찍혀 오랜 시간 동안 음지에서 신음하고 계셨습니다. 도대체 왜 누가 건국 대통령을 이렇게 왜곡하고 날조하고 또 방치시켜 왔단 말입니까.]

박 처장은 그러면서, "이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재조명할 때"라고도 말했는데요. 그러한 차원에서 어제는 우선 이 전 대통령을 딥페이크 기술로 복원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요. 보훈처는 서울시와 부지를 놓고 협의 중이라고 하고요. 6월 5일 보훈부 승격과 함께 구체적인 기념관 건립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건립관 본격 추진, 올해 시작하는 이유를 정부는 한미 동맹 70주년에서 찾는데요.

[박진/외교부 장관 (유튜브 '황교안TV' / 어제) : 이렇게 소중한 동맹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당시 전쟁의 참화에 직면한 약소국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은 전후 최강국인 미국의 아이젠하워 정부와 치열하고 때로는 서로 얼굴을 붉히는 끈질긴 협상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이 전 대통령의 공을 제대로 평가하는 데서 그칠 것 같지 않습니다. 축사에서 '건국 대통령'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박민식 처장을 보더라도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빌드업'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한데요. 바로 보수와 진보 진영의 오래된 논쟁, '건국절'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1919년 임시정부 수립과 1948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정부 수립,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의 문제인데요. 본격적인 논란은 이명박 정부 때 시작됐습니다. 2008년 '건국 60년 기념사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기념식을 거행하면서였죠. 2008년에 '건국 60년'이니까, 1948년 이승만 정부를 대한민국의 시작으로 보는 것입니다. 국제법적으로 국가는 주권·국민·영토의 3요소로 이뤄지는데, 1948년 이전에는 이 3요소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논리죠. 박근혜 정부에서도 같은 시각이었는데요.

[박근혜/당시 대통령 (2016년 8월 15일) :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이렇게 되면 1919년의 3·1 운동, 그리고 임시정부 수립 등 우리의 항일 투쟁의 역사가 의미를 잃어버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렇게 해서 정권이 교체가 된 뒤에는 다시 1919년 건국으로 돌아가는데요.

[문재인/당시 대통령 (2017년 8월 15일) :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보수나 진보 또는 정파의 시각을 넘어서 새로운 100년의 준비에 다 함께 동참해 주실 것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자마자 이렇게 또다시 논쟁이 시작될 기미가 보이고 있습니다. 오는 8월 윤 대통령의 첫 광복절 경축사에 귀 기울여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나기도 했는데요. 매 정권마다 반복되는 '건국절' 논란, 제가 오늘 다시 찾아 보니까 역대 반장들의 발제에는 공통적으로 이 내용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 내용으로 두 번째 픽도 마칩니다.

[JTBC '정치부회의' (2018년 8월 10일) : 1948년 대통령 취임식에서 이 전 대통령은 취임사를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대한민국 30년 7월 24일 대한민국 대통령 이승만'이라고 말이죠. 1919년을 기준으로 삼은 겁니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1일에 나온 최초의 대한민국 관보, 관보 발행일자도 보시는 것처럼 대한민국 30년, 즉 1919년을 대한민국의 원년으로 가리키고 있습니다. 건국절 논란 소개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다음 픽, < 내일 새벽 귀국 >입니다. '전두환 일가 폭로전'을 이어가던 전우원 씨가 내일 우리나라로 들어옵니다. SNS를 통해 공개한 항공권 예매 내역에 따르면 뉴욕에서 출발해 정확히 내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하는데요. 전씨는 도착하자마자 광주를 찾아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전우원/고 전두환 씨 손자 (유튜브 '예수그리스도' / 지난 15일) : 제가 정신질환으로 고통받은 것보다 5·18 사태에서 죽은 자들, 불구가 된 자들, 그분들의 가족분들, 자녀분들이 받았을 정신질환의 크기가 더 큽니다.]

검찰과 경찰 모두 공항에서 당장 체포를 진행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어서요. 전씨의 광주 방문은 성사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씨는 5·18 기념재단에도 직접 연락을 취했다고 하는데요. 기념재단과 5·18 단체들은 전씨의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따뜻하게 맞아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오늘의 네 번째 픽은 < 본인 등판 >입니다. 대마와 프로포폴, 코카인 등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고 있죠. 배우 유아인 씨가 오늘 오전 경찰에 나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원래 24일 출석 예정이었지만, 조사 일정이 알려지자 다시 날짜를 조정한 것인데요.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유씨는 앞서 '마약통'이자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지낸 박성진 변호사를 비롯해,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픽은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 무너진 '코리안드림' >인데요. 오늘 새벽 경기도 안산시의 한 빌라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은 40분 만에 꺼졌고, 외국인 노동자 등 40명 가까운 주민들도 대피를 했지만요. 나이지리아 국적의 4남매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11살과 7살, 6살, 4살로 나이가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데요. 부모가 1살 막내는 가까스로 구했지만, 이들까지는 미처 대피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집 안의 멀티탭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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