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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보기] 북한 미사일 무기체계…'화염·연기'만 봐도 안다?

입력 2023-03-25 09:00 수정 2023-03-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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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이보기]는 '한 걸음 더' 들어가 JTBC 모바일제작부 기자들의 취재 결과를 알기 쉽게 풀어 드립니다.


 
(출처=조선중앙통신)(출처=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0일 공개한 사진입니다. 그런데 화염의 모양이 조금 특이합니다. 알파벳 'V자' 같습니다. 이를 놓고 북한 미사일 발사 플랫폼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 "화염 보니 '사일로(silo)'에서 쏜 것"

화염을 본 국내 전문가들은 사일로, 즉 지하 저장고와 같은 시설에서 쏜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등의 해외 전문가들도 미사일이 들어갈 크기의 지하 시설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합니다.

미사일은 화염이 분출되며 발생하는 추진력으로 솟구칩니다. 다시 말해 화염의 방향은 미사일이 나가는 쪽과 반대가 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화염을 분출할 공간이 지하라서 막혀 있거나 협소하다면 지상의 빈틈으로 화염이 새어 나와 V자 모양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 원통형? 타원형 기둥? 직사각 기둥?

이를 근거로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은 사일로가 '원통형'일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미사일보다 좀 더 큰 원통형 지하 발사대에서 쐈다는 겁니다.

반면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타원형이나 직사각형 기둥의 사일로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원통형이라면 'V자'보다는 '깔때기', 즉 위에서 봤을 때 '반지' 모양의 화염이 만들어졌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 "중요한 건 핵 무기 생존력이 높아졌다는 것"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력, 즉 미사일방어체계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이동식발사차량(TEL)이나 잠수함, 고정식 지상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쐈는데, 이번에 하나 더 늘었습니다. 발사할 수 있는 장소와 형식이 다양해지면 한국과 미국 입장에선 그만큼 원점타격이 어려워집니다.

김동엽 교수는 이에 대해 "북한의 핵 무기 생존력이 높아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른바 사일로 발사대는 군사위성이나 정찰기에 포착될 수 있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이나 지상 발사대보다 은폐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페이크, 즉 가짜 사일로 발사대를 만들기도 쉬워 상대에 혼동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를 반증하듯 조선중앙통신은 'V자 화염' 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하면서 북한 부대들이 '핵 반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훈련을 지난 18~19일 진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액체연료(좌측)와 고체연료 기반의 발사체 (출처=JTBC 자료)액체연료(좌측)와 고체연료 기반의 발사체 (출처=JTBC 자료)


■ 발사할 때 연기가 많이 나면 고체연료?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은 연료가 바로 기화되면서 점화돼 추진력을 발휘합니다.

고체 연료는 한 단계가 더 많습니다. '고체→액화→기화'의 3단계를 거쳐 점화되기 때문입니다. 연소방식이 상대적으로 액체보다 비효율적입니다. 또 연료를 고체화하는데 각종 첨가제가 들어갑니다.

게다가 고체연료는 액체보다 연료의 산화 속도가 빠릅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고체연료는 액체보다 훨씬 더 많은 연기를 뿜어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 고체연료 로켓, 무기로 사용할 때 '막강'

액체연료는 미사일 동체를 부식시키는 등 저장성에 한계가 있습니다. 미사일 발사 직전에 연료를 주입하는 이유입니다. 이 과정은 1시간 안팎이 소요됩니다. 그만큼 한국과 미국은 군사정보자산(위성, 정찰기 등)을 통해 사전 징후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고체연료는 발사 직전에 연료를 충전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리 고체연료를 넣어 놓은 미사일을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장착, 원하는 장소로 이동해 아무 때나 빠르게 쏠 수 있는 겁니다. 미사일 발사에서 신속성과 은밀성이 강화되고, 그만큼 우리에겐 위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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