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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아용인 '장외 정치' 시동…김기현, 이준석계 끌어안을까

입력 2023-03-2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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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야 정치권 소식, 차례로 알아보겠습니다. 전당대회 패배 이후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이른바 천아용인이 장외 정치에 시동을 걸었죠. 이 전 대표는 천하람 위원장의 지역구인 전남 순천을 거점으로 교육 봉사활동을 재개할 계획입니다. 연포탕을 강조하던 김기현 대표, 과연 친이준석계를 끌어안을까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화면출처|이준석 페이스북) : 앞으로 국민의힘 당대표가 와가지고 여기서 노래 부르고 갈 일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오늘 제가 노래 한 곡 하고 가도 되겠습니까? {예!} 그러면은 박상철씨 무조건으로 한 번 해보겠습니다.]

지난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이후 전국을 돌 때입니다. 시민과 국민의힘 당원들을 만나며 장외 여론전을 펼쳤는데요. 특히 호남 지역을 집중적으로 방문했었죠.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JTV뉴스' / 지난해 7월 21일) : 다들 당원 가입하셨어요? 책임당원 있으신 분? 지난번에 나 잘리고 그래가지고 전주에 100명 들어왔다며. 어떻게 이렇게 처음 만나가지고 다들 얘기하는지 신기할 텐데 주제는 아마 윤핵관 욕이 될 거예요.]

전북대 근처 분식집을 방문해 떡볶이 미팅을 열었을 때 모습인데요. 지금 이 전 대표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해 '이준석의 전국유랑'을 떠올리게 합니다.

[영화 '홍길동의 후예들' : 홍! 길! 동!]

고난을 극복하는 데는 유랑이 특효일까요? 말 그대로 '전국유랑 시즌2'인데요. 지난해 징계라는 개인적 고난에 맞서 유랑에 나섰듯 이번에는 전당대회에서 천아용인의 전멸이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다시 유랑길에 올랐습니다. 저서 '거부할 수 없는 미래'를 통해 전국을 돌며 독자들을 만나고 있죠. 우선 거점은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의 지역구인 전남 순천으로 잡은 듯합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전남CBS '시사의 창' / 지난 17일) : 여기(순천) 살 건데요. {주소지도 옮기시나요?} 주소지까진 몰라도 집 얻어놓고 세 들어 살 겁니다.]

이 전 대표가 정치에 입문하기 전 몸 담았던 교육 봉사활동을 재개한다는 계획인데요. 전남 순천과 경남 진주에서 교육봉사 프로젝트 '순진한 계획'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순천과 진주의 앞 글자를 따서 이름을 붙였다는군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전남CBS '시사의 창' / 지난 17일) : 천하람 다음도 미리 준비하자. 꼭 저희가 보수 성향의 국민의힘의, 이렇게 포섭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순천에서 정말 열심히 공부해가지고 자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학생들이 더 많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돕고 싶다…]

영호남을 넘나들긴 하지만 여전히 방점은 호남에 찍혀 있습니다. 당 대표 시절 내세웠던 서진 정책을 몸소 실천하겠다는 구상인데요.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6월 12일) : 소위 서진 전략보다 훨씬 더 강한 수준의 그런 서진 전략이 예고하겠습니다, 7월경부터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결코 우리 당만이 혼자 가는 길도 아닐 것이고 이제는 민주당이 두려워할 만한 그런 강도로 이루어질 것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망언과는 묘한 대비를 이루는 행보죠.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유튜브 '너알아TV' / 지난 12일) : '헌법 정신에, 5·18 정신을 헌법에다 넣겠다' 그런다고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압니까? 김기현 저 미쳤다는 거야, 도대체가.]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유튜브 '너알아TV' / 지난 12일) : 그건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해요, 불가능하죠?} 예, 불가능합니다. 저도 반대입니다. {그냥 전라도에 대해서 립서비스 한다고 한 거지?} 표 얻으려면 뭐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들 아닙니까.]

이 전 대표는 천아용인과 함께 팀블로그도 개설했습니다. 지난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아용인 후보 4명에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대표 등이 참여했는데요. 이 전 대표, 네 글자 네이밍을 상당히 즐겨 하는 편입니다. 팀블로그의 이름, '고공행진'인데요. '고민하고 공부하고 행동하는 진실된 사람들'의 약자라고 합니다. 행진이란 이름에선 어떤 결연함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행진/들국화 : 행진, 행진, 행진 하는거야]

팀블로그를 통해 당내 문제와 정책 현안 등에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예정입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희가 이제 그전부터 끝나고 나서는 글을 많이 써보자라는 논의는 했었는데 본격적으로는 다 같이 낙선하고 만든 게 맞습니다. 정책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저희가 꾸준하게 조금 더 심도 깊은 논의를 해 볼 생각입니다.]

이미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가 올라왔죠. 천하람 위원장이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를 놓고 정책 목표와 방향성을 제대로 정립해야 한다며 쓴소리를 남긴 건데요.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금 52시간도 제대로 안 지키는 회사들도 많습니다. 게다가 이게 지금 포괄임금제랑 이렇게 합쳐지다 보니까 '아니, 그런데 우리가 공짜야근을 해야 되는 범위가 더 늘어나는 거 아니야?' 그래서 이런 어떤, 사실 공짜야근을 허용하는 포괄임금제에 대해서 제대로 우리가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한 주에 할 수 있는 근로시간을 무작정 늘린다, 이거에 대해서는 저는 근로자들께서 우려를 충분히 가지고 계실 수 있다.]

이 전 대표도 독자와의 만남에서 69시간 근무제에 대해 "자본가의 생각이 많이 반영된 것 같다"고 일갈했는데요. 결국 친이준석계의 이런 움직임은 장외 정치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당대회 참패 이후 장외 여론전으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전남CBS '시사의 창' / 지난 17일) : 제가 하는 모든 행보는 정치적 행보일 겁니다. 제가 어디 가서 사진 한 장 올려도 아마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 그렇게 해석되어도 좋습니다.]

이제 시선은 김기현 대표에게로 쏠리고 있습니다. 김 대표, 전당대회 기간 내내 줄곧 '연포탕'을 끓여왔죠.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10일) : '연포탕' 이렇게 말씀 많이 드렸습니다만 가끔씩 연포탕 자주 드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당이 질서 있는 다양성을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 속의 많은 다양한 의견들이 분수처럼 표출되고, 그 표출된 의견들이 내부에서 밤샘토론을 하면서까지 진행이 되고, 그 토론 과정에서 결론이 나면 그 결론을 함께 수긍하고, 같이 원팀이 되어 갈 수 있는…]

다만 친이준석계는 고춧가루라고 본 걸까요? 연포탕에 어울리지 않는 재료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주요 당직에 친윤계 인사들을 대거 앉혔는데요. 전당대회에서 경쟁한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만 만나지 못했습니다. 일단은 배제하는 모양새지만 김 대표로선 이들을 연포탕에 넣을지 말지 계속 고민 중일 텐데요. 특히 당내 엇갈린 시선이 고심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먼저 친이준석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있죠. 친이준석계 끌어안기가 결국엔 다 국민의힘에 도움될 것이란 논리인데요.

[장동혁/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그분들에 대한 지지 기반이 있다는 것이라면 앞으로 우리가 내년 총선을 치르고 국민의힘이 보다 더 발전적인 관계로그리고 국민들께 더 가까이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분들의 이런 것들을 좀 격려하고 그래서 이분들이 국민의힘의 저변을 확대시키고 지지층을 결집하면 그것들을 같이 우리 국민의힘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당에서도 노력하면 좋겠다.]

반면 지도부 일부는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 등인데요. 김 최고위원은 친이준석계를 영구 추방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9일) : 선수로 뛰어든 훌리건들 아니겠습니까. (당원들이) 이런 비정상적인 행위를 이제는 이 당에서 영구히 추방해야 될 그런 판단을 한 것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배짱 전략을 구사 중입니다. 김기현호, 초장부터 종북 간첩단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강한 보수색을 드러냈죠. 컨벤션 효과도 없이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마당인데요. 이 전 대표는 총선이 다가오면 김 대표가 어차피 자신에게 손을 내밀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눈치입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전남CBS '시사의 창' / 지난 17일) : 결국에는 개혁세력이라고 대표되는 천하람 위원장과 제가 대표하는 그 세력의 표가 오히려 총선 때 필요한 상황이라고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당의 외연 확장을 위해선 이준석과 천아용인이 필요할 것이란 자신감인데요. 자기를 놓쳐서 아쉬운 쪽은 결국 김기현 대표라는 속내입니다.

[만나/프라이머리 (Feat.Zion.T) : 이걸 잡어 말어 날 놓치면 후회할걸 진짜로 물론이지 말을 말어 진짜로 저기 내 친구도 놀랐다고 Yo 너 내가 누군지 알어?]

천하람 위원장, 현재로선 당에서 추방만 안 당해도 다행이라고 너스레를 떨긴 했지만요. 이 전 대표에 비해 보다 직접적으로 속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는 그런 시혜적인 내지는 동정적인 그런 관계 원하지 않습니다. 서로 대등한 파트너라고 생각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어떻게 보면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라고 생각해야 이게 논의가 되는 것이지. {총선 다가오면 아마 우리를 찾을 것이다?} 뭐, 저희가 대놓고 그렇게까지 얘기는 안 하겠습니다만…]

자, 오늘(21일)은 이준석 전 대표의 장외 정치와 이를 바라보는 김기현 대표의 딜레마를 정리해드렸는데요. 이 전 대표는 친이준석계가 연포탕에 빠질 수 없는 낙지라는 생각인 듯하죠. 김 대표가 과연 낙지 없는 연포탕을 끓일 수 있겠냐며 자신만만한 모습인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요리연구가 이혜정씨의 말로 정리하겠습니다.

[이혜정 (유튜브 '빅마마 이혜정') : 끓을까 말까 하는 데서 낙지를 넣었다 뺐다 질기지 말고 연하라고 이렇게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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