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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호' 흔들리나…"국회의원 증원 없다" 승부수

입력 2023-03-20 18:34 수정 2023-03-2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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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 국민의힘과 민주당 소식 차례로 알아보겠습니다. 국민의힘 '김기현호'가 당 안팎의 악재에 시달리고 있죠. 용산발 한일 정상회담 논란, 또 주 69시간 근로제 도입 혼란으로 국민 여론이 심상치 않은데요.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관련 발언도 당 지지율을 끌어내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기현 대표는 오늘(20일) '선거제 개편' 문제를 지렛대 삼아 국면 전환에 나섰는데요.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국민의힘 지지율이 '뚝' 떨어졌습니다. 지난주보다 4.5%p 급락했는데요. 반면, 민주당은 지지율이 올랐죠? 양당의 격차, 7주 만에 오차범위를 벗어나 9.4%p 차까지 벌어졌습니다. 전당대회를 치른 지, 약 2주 만에 '컨벤션 효과'가 완전히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컨벤션효과가 조금 보이지 않는다라는 지적도 있거든요. 이유 같은 거나 타개책 같은 거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유야 언론에서 분석하는 바에 따라서 다 천양지차이기 때문에 그 이유를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고요. 우리 당은 어떻게든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들을 해나갈 것이고…]

언론이 분석한 이유, 김 대표의 설명과는 달리, 큰 차이는 없습니다. 한마디로 '내우외환'의 상황이란 건데요. 먼저 '외환'부터 살펴볼까요? 용산발 악재가 잇따라 터져 나왔죠. 한일정상회담 논란, 주 69시간제 도입 혼란, 이 '양란'에 국정 지지율은 물론, 당 지지율도 직격타를 맞았다는 겁니다. 당내 분석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들의 어떤 불만, 섭섭함, 이런 게 여론에 좀 작용을 한 것 같고요. '주 52시간제 이걸 좀 유연하게 적용하겠다' 했는데 이게 또 젊은 MZ세대들의 반발이 좀 있어서 또 정책의 혼선으로 비춰지지 않았습니까?]

[허은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대다수 국민이 생각하는 관점에서 다소 부족한 부분들이 드러나다 보니까 국정 운영이라든가 정당 지지율에 영향이 반영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당 내부의 헛발질, '내우'도 이어졌죠? 특히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관련 발언'이 도마에 올랐는데요.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유튜브 '너알아TV' / 지난 12일) : 헌법 정신에 5·18 정신을 헌법에다 넣겠다, 그런다고 전라도 표가 나올지 압니까.]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유튜브 '너알아TV' / 지난 12일) : 그건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해요? 불가능하죠?} 예, 불가능합니다. {전라도에 대해서 립서비스 한다고 한 거지?} 표 얻으려면 뭐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들 아닙니까.]

김기현 대표, 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도 순수한 개인적 발언이었다, 애써 의미를 축소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정당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거든요.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관련한 발언이 주된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일정한 부분 그 점에 대해서 뭐 부인할 수 없는 점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주된 요인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고요. 김재원 최고의원이 했던 발언은 '순수한 개인적 발언이었다' 본인이 설명도 했었고 본인이 사과까지 했습니다.]

당 수석 최고위원의 개인적 발언, 국민들이 '아. 그렇구나', 이해해 줄거라 생각하는 걸까요? 더욱이 사과'까지' 했다라? 사과는 기본이죠. 당내에선 징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습니다.

[홍문표/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 15일) : 저는 윤리위원회가 좀 엄정하게 가동을 해갖고 책임을 지는 그런 그 단호한 우리 지도부가 또 우리 당이 됐으면 좋겠다 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벌구'라며, 아예 '퇴출'을 시켜야 한다고 날을 세웠는데요. 김 대표, 김 최고위원을 징계할 생각은 없는 듯하죠? 대신 5·18 기념식에 의원들이 전원 참석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글쎄요? 문득 4년 전 5월, 이 장면이 떠오릅니다.

[황교안은 물러가라! 황교안은 물러가라!]

성난 호남 민심에 물세례까지 맞은 당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자당 의원들이 5·18 관련 망언을 쏟아냈지만, 아무런 징계없이 유야무야 넘어가려고 했죠?

[이종명/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9년 2월 8일) : 5·18이 정말 북한군이 개입된 것이었다, 합리적인 사실을 이제 하나하나 확인을 해나가야 됩니다. 5·18 폭동이라고 했는데 10년, 20년 후에 그게 5·18 민주화운동으로 변질이 됐습니다.]

[김순례/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9년 2월 8일) : 종북 좌파들이 지금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내면서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김기현 대표, 오는 5월 광주에서 황교안 전 대표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국민의힘의 또다른 '내우', 김 대표가 '용산'의 눈치를 보며 들고나온 '종북 간첩단과의 전쟁' 선포입니다. '종북세력척결특위'까지 만든다는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발언과 더불어, 당의 우경화 우려를 키웠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전남CBS '시사의 창' / 지난 17일) : 김기현호가 출범하면서 한다 그러는 뭐 종북 잡자에 김재원 의원같이 영남과 호남을 갈라치기 하고 굳이 이제 조금씩 아물어가는 상처를 다시 끄집어내는 그런 것들이 이 당이 선거를 이기는 전략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김 대표도 이런 시선이 부담이었던 듯합니다. 종북척결을 지우고, 그 자리에 민생을 채웠는데요. 오늘 가칭 '민생특위'를 띄웠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가칭 민생특위는 나중에 모여서 의논한 다음에 명칭도 다시 의논해 볼 작정입니다만 이번에 발족하는 가칭 민생희망특위는 단순하게 한두 번의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성과를 만들어 내는 특위로 이끌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민생 해결사 역할 할 것이다.]

[조수진/국민의힘 최고위원 : 가칭 민생희망특위가 권역별로 역동적인 당내 인사, 그리고 현장 목소리를 들려줄 신선한 각계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금 인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민생 문제 해결, 정치권이 풀어야할 가장 기본적인 과제죠. 다만,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어려운 문제기도 한데요. 당장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김 대표가 선택한 돌파구, 바로 의원정수 확대 문제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국회의원 정수는 절대 증원시키지 않겠습니다. 4년 전에 여야 합의 없이 민주당이 완력을 행사해서 도입시켜놓은 현행 선거법은 반드시 고쳐져야 합니다. 그런데 그 틈을 이용해서 느닷없이 의원 수를 증원하겠다는 말이 나오는데 우리 당은 어떤 경우에도 의원 수가 늘어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정개특위 소위에서 결의한 선거제도 개편 3가지 안, 이 가운데 1안과 2안은 의원정수를 300명에서 350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죠. 이 1안과 2안,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겁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같은 입장을 밝혔는데요. 당의 뜻과 다른 안이 통과됐다고 선을 긋고 나섰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의원총회에서 의원 정수는 전혀 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했고, 그다음에 지금 소선거구제 문제가 있으니 가급적 중대선거구제로서 진영 대결의 정치를 지양하는 쪽으로 선거제도를 바꿔보자는 의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내용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의원 정수 50석을 늘리는 안 2개를 넣어서 통과시켰습니다.]

이번 선거제도 개편안을 결의한 정개특위 소위, 국민의힘 소속 조해진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죠? 사전에 당 지도부와 논의가 안됐나 싶은데요. 조해진 위원장,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해진/국회 정개특위 소위원장 : 여야 정당 입장 없습니다, 이제는… 전원위원회 소집을 위해서 필요한 법적 요건이 토론 안건을 올려야 되기 때문에 대표적인 선거구제 여러 개 중에서 몇 가지 추려가지고 그냥 편의상, 토론의 편의상 올린 것뿐인데…]

여야 모두 당론이 없어, 편의상 몇가지 안을 올린 것 뿐이라는 건데요. 이 안건들, 여야 합의를 거친 사안입니다. 구체적인 논의는 국회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전원위원회에서 토론을 하자! 사전에 이야기도 됐었죠. 그런데 국민의힘 지도부가 갑자기 강경 반응을 쏟아낸 겁니다. 야당은 당황스럽다는 분위기인데요. 조 위원장은 당 지도부 입장에선 어쩔 수 없었다, 추가 설명을 내놨습니다.

[조해진/국회 정개특위 소위원장 : 기존 300명 동결 아니면 더 줄이는 쪽으로 이야기가 주로 많이 있었고. 우리 당이 국회의원 전체 의석을 늘리는 데 동의한 것처럼 와전이 되고 오해가 되니까 그걸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당 지도부가 그렇게 단호한 입장 표명을 한 걸로 봅니다.]

국민의힘이 의원 정수 확대 문제를 먼저 치고 나온 진짜 속내, 결국 당 지지율 때문이란 분석이죠. 앞서 정개특위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볼까요. 응답자의 57.7%가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동의한다는 답변은 29.1%에 그쳤습니다. 국민의힘이 반대 여론이 큰 의원 정수 확대 문제를 이슈화해, 지지율 반등을 꾀하겠다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국민의힘의 정무적인 전략과 별개로,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 한마디로 싸늘하죠.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을 높이기 위해 의원 정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한 김진표 의장도 이 점을 우려했는데요.

[김진표/국회의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달 3일) :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서 그걸 다 비례대표로 활용하면 되지 않냐 하는 얘기를 할 수 있고 일부 국회의원들이 그런 법안도 냈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문제가 하도 오랫동안 국회가 불신을 많이 받은 데다가 국민들이 동의를 안 합니다.]

김 의장은 국회의원 숫자는 늘리되, 인건비와 세비를 동결자하자는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김진표/국회의장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지난달 9일) : 인건비는 동결하는 걸 법으로 만들자. 국회의원 전체 인건비, 300명 인건비로 330명이 봉급 덜 받고 하면 되지 않냐.]

글쎄요. 국민들의 뇌리엔 '세비 셀프 인상'의 추억이 강하게 남아있죠. 과연 설득이 될까 싶습니다.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JTBC '정치부회의' (2018년 12월 7일) : 의원 세비 가운데 기본급에 해당하는 일반수당이 1.8% 인상되는 것입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그 바쁜 와중에 월급까지 셀프 인상해주는 패기, 인정합니다. 국회 사무처 해명 내놨는데요. 사무처는 '의원 보수가 차관급보다 적다. 전체 보수 증가분은 1.2% 수준이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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