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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코노미] '야쿠르트 카트'의 진화 어디까지

입력 2023-03-20 11:49 수정 2023-03-20 14:26

신용 카드·원두 배달에 해외 수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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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카드·원두 배달에 해외 수출까지


유통기업 hy(전 한국야쿠르트)가 야쿠르트 냉장 카트인 '코코'를 캄보디아에 수출하기로 했습니다. 캄보디아 현지 유통 기업과 계약을 맺고 코코 22대를 납품합니다. hy는 "동남아 국가들은 더운 날씨로 인해 냉장 배송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유통업체의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수출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코코는 한국과 비슷하게 유제품을 비롯한 신선 식품을 배달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한때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렸던 야쿠르트 판매 사원이 유제품을 담은 카트를 타고 도심 곳곳을 누비는 모습은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수출에 나선 것은 처음입니다.

야쿠르트를 담는 바구니가 전동 카트가 되고, '야쿠르트 아줌마'가 '프레시 매니저'라는 새 직함을 달기까지의 역사를 핫코노미에서 살펴보겠습니다.

◇ 54년의 역사 야쿠르트 카트
1980년대 야쿠르트 판매원이 수동 카트를 끄는 모습 [사진 제공=hy]1980년대 야쿠르트 판매원이 수동 카트를 끄는 모습 [사진 제공=hy]
야쿠르트 카트는 hy의 역사와 함께합니다. 초기 야쿠르트 판매 사원들은 손으로 드는 바구니와 수동으로 미는 카트를 사용했습니다. 유제품을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해 얼음이 담긴 아이스박스까지 들고 다녀야 해 활동 반경이 크게 제한됐습니다. 2007년 처음으로 레버를 당기면 자동으로 움직이는 전동 카트가 개발됐지만, 사람은 탑승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2014년 말,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이동형 냉장고인 '코코(COCO)'가 개발됩니다. '차갑고(Cold) 신선하다(Cool)'의 영어 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습니다. 골프 카트를 개조한 형태로 국내외 냉장고 제조 업체와 함께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전동 냉장카트 '코코 3.0'을 탄 프레시 매니저(야쿠르트 판매원)의 모습 [사진 제공=hy]전동 냉장카트 '코코 3.0'을 탄 프레시 매니저(야쿠르트 판매원)의 모습 [사진 제공=hy]
이후 3차례의 업그레이드를 거쳐서 현재는 '코코 3.0' 이 출시됐습니다. 캄보디아에 수출하는 것도 바로 이 최신 모델입니다. 카트는 안전함과 편리함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다. 최대 속도는 8km가량으로 제한을 두었고, 브레이크도 이중 센서를 두어 하나의 센서가 고장 나도 작동하게끔 제작했습니다.

냉장 공간은 기존 대비 20%까지 커져 260리터까지 물품을 담을 수 있고, 판매원이 직접 열쇠로 여닫아야 했던 상판의 문은 원격 제어가 가능한 전자식 잠금장치로 바뀌었습니다. 초기 외부에서 제작되던 것을 현재는 hy의 자회사인 hy모터스에서 제작과 유지 보수를 담당해 고장 시, 전국에서 빠르게 수리받을 수 있습니다.

◇ '프레시 매니저'의 노동 환경 보다 '안전'하게

일상에 스며든 방문 판매 조직을 운영하는 hy의 가장 큰 자산은 판매 사원들인 '프레시 매니저'입니다. 1971년 41명의 규모로 시작해 현재 약 1만 1천명 규모까지 성장했습니다. 판매 사원들은 한때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렸지만 2019년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프레시 매니저'라는 호칭을 만들어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hy가 카트 개발을 애쓰는 이유 역시 프레시 매니저들의 노동 환경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섭니다. 2013년부터 10년째 잠원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권윤희 매니저 역시 "코코 덕분에 체력적인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코코를 타기 전에는 사무실에서 판매 구역까지 편도 30분 정도를 걸었다면 이제는 10분 내외면 도착한다"는 겁니다. 권매니저는 "고객들이 '야쿠르트 판매원도 일이 많이 편해졌다'고 하더라"고 덧붙였습니다.

◇ '코코 3.0' 어디까지 가봤니

야쿠르트 등 유제품은 물론 커피, 과자, 건강식품까지 판매하는 코코는 '걸어 다니는 편의점'으로 불립니다. 하지만 hy는 일상 곳곳 뻗어있는 프레시 매니저들을 이용해 택배와 같은 배송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배송 상품이 신용카드와 원두입니다. 카드 회사에서 신용카드를 직접 받아 프레시 매니저들의 구역 유통망을 이용해 고객이 있는 곳까지 전달해주는 겁니다. 원두 회사로부터 원두를 받아 신선하게 자택과 회사로도 배달해주는 역할도 겸합니다.

소와 돼지, 닭고기까지 야쿠르트 카트를 통해 받아볼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올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축산물위생관리법'을 개정하며 온라인으로 주문한 축산물을 냉장 카트로도 배송할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구매한 고기가 hy의 전국 영업점에 배송되면 프레시 매니저가 당일 배송하는 방식입니다. hy는 "코코를 이용한 냉장 배송 시스템으로 축산물의 안전한 배송이 가능하다"며 "현재는 법 개정 후 사업자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핫코노미는?
최근 핫한 기업 이슈를 소비자 입장에서 쉽게, 때로는 깊이 있게 다루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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