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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의 마음 컸나?…김기현, 윤 대통령에 '폴더인사' 구설

입력 2023-03-1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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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당정일체'를 전면에 내세웠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이른바 '폴더인사'로 구설에 올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90도' 각도로 고개를 숙인 건데요. 여당 대표로서 적절한 행동이냐는 물음표가 붙었습니다. 한편 근로시간 개편 문제, 어제(16일)도 저희가 전했습니다만,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된 상황이죠. 야당과 노동계는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고, 국민의힘에서는 먼저 시행을 해보고, 문제점을 점검하자는 입장입니다.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 김기현, 윤 대통령 부부 '폴더인사'…평소 스타일? 이재명 만나선 '까딱'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심' 덕에 대표가 됐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죠?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3개월 전만 하더라도 3%에서 출발해서 53이 됐습니다. 이거는 뭐 친윤계나 윤심의 작용으로 볼 수밖에 없고요.]

'보은'의 마음이 큰 걸까요? 온몸으로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어제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으로 떠나는 윤석열 대통령을 배웅했는데요. 말그대로 '90도 폴더인사'를 시전했습니다.

바람보다 빨리 눕는다는 말이 있죠. 멀리서 눈을 마주치자마자 허리를 꺾었는데요. 바로 옆에 선 주호영 원내대표는 가볍게 목례만 해 묘한 대비를 이뤘습니다. 그사이 김 대표는 김건희 여사를 향해 다시 한번 폴더 인사를 했다는 건, 안비밀입니다.

김 대표는 앞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의 상견례 인사 때도 머리를 깊게 파묻었죠. 사실 국민의힘 지도부 대부분이 필요 이상으로 고개를 숙였는데요. 윤 대통령을 향해 해맑은 미소를 선보이느라, 다소 얼굴을 들고 있던 김병민 최고위원이 튀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명색이 여당의 지도부죠. 더욱이 김기현 대표는 80만 당원의 대리인입니다. 아무리 당정일체라곤 하지만, 과하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부하는 아니라는 겁니다. 지난해 정진석 전 비대위원장도 윤 대통령을 공항에서 배웅한 적이 있지만, 폴더 인사를 하진 않았죠?

보수와 진보를 떠나 역대 여당 대표들, 대통령과 동등한 입장에서 인사를 나눴습니다. 국민의힘 내에선 평소 김 대표의 인사 스타일이 그렇다는 설명도 나왔는데요. 과거에도 종종 '90도 인사'를 하곤 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카메라'에 포착된 폴더 인사 장면이 꽤 있었는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여당의 수장이죠. 위치가 달라졌습니다. 더욱이 습관이라고 치부하기엔 분명한 '예외'도 있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선, 가볍게 고개만 까딱였습니다.

김 대표의 인사 각도까지 도마에 오른 이유, 당이 용산 출장소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인데요. 실제로 첫째도, 둘째도 민생이라고 외치던 김 대표, 윤 대통령을 만나고 와선, 우선순위가 싹 바뀌었죠. 윤 대통령의 말 몇마디에 '종북 간첩단과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들어서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간첩들을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용혜인/기본소득당 상임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민생이 아닌 '윤생'에만 관심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윤석열 정부 살아남기, '윤생'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면 불가능한 발상이라고 생각하고요.]

당직 인선도 '연포탕'이 아니라 '윤포탕'을 끓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죠. 이럴 거면 '연포탕'이란 말을 쓰지 마라, 쓴소리도 나옵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친윤계 지도부 일색 아닙니까? 당직 인선도 어떻게 보면 혼연일체를 택한 게 아니냐. 사실 연포탕으로 불리기 어렵습니다. 자꾸 연포탕, 연포탕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좀 그렇게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말씀을 안 하시는 게 좋겠다…]

친윤계에선 진짜 연포탕은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끓이게 될 거다, 엄호에 나섰는데요.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연포탕의 실현은 총선에 있어서 편파적인 어떤 공천이 아니라 능력에 맞고 또한 객관적이고 잡음 없는 공천을 함으로써 그 실현이 완성된다…]

아직 이준석계를 포용할지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죠. 당권을 놓고 경쟁했던 천하람 전 혁신위원과는 회동 약속도 잡지 못했습니다. 정작 '폴더 인사'가 필요한 상대, 천 전 혁신위원이 아닐까요? 15%에 이르는 당심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라도 말입니다.

< 민주, 주 69시간 에누리? "철회해야"…국힘, 개문발차? "시행 후 점검 의견도" >

주 최대 69시간 연장 근로안, '무리'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한마디로 일단 60시간까지 줄어들 듯싶은데요. 야권에선 윤 대통령이 '유체이탈' 화법을 쓰고 있다, 쏘아붙이고 나섰죠?

[오영환/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어제) : 윤석열 정부는 도깨비가 정책을 결정하기라도 하는 것입니까? 국민의 분노가 들끓자 대통령은 책임 없다며 발을 빼려는 것 아닙니까.]

[이재랑/정의당 대변인 (어제) :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아무것도 몰랐던 양 능청맞게 유감을 운운했습니다. 중국집 사장이 짜장면 처음 보는 것처럼 굴고 있습니다.]

69시간이 60시간으로 준 근거가 뭐냐? 따져 묻기도 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주 69시간은 무리고 주 60시간은 가능한 근거는 무엇입니까. 마트 콩나물값 에누리하듯 몇 시간 줄인다고 국민들의 비판이 가라앉을 리 만무합니다.]

69시간이든, 60시간이든 '저녁이 없는 삶'으로 내몰리게 된다며, 노동시간 개편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는데요. 국민 여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행 52시간 근로체제, 적정하다는 의견이 60%에 이르렀습니다. 52시간도 많다는 응답도 19%였습니다. 반면, 적다는 답변은 16%에 그쳤습니다.

국민 여론이 썩 좋지 못한 이유, 국민의힘에선 고용노동부의 홍보 부족을 질타했는데요. 한마디로 '69시간 프레임'에 갇혔다는 겁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69시간이냐 아니냐는 문제가 부각되면서 쓸데없는 그런 논쟁에 들어간 것을 참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정무적 감각을 조금 우리가 동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주 52시간 유연화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인데 그것을 69시간이라는 프레임으로 그 과도한 노동이라는 것만 강조되는 프레임이 되면서…]

그러면서 다시 한번 MZ세대를 '강제 소환'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일부 MZ세대 중에서 '이렇게 한다 하더라도 앞에서 몰아서 일하고 뒤에 휴가를 간다고 하지만 그것이 보장되겠냐'라는 의구심이 많다는 겁니다.]

물론, 보상 휴가를 받을 수 있느냐?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긴 합니다. 하지만, MZ세대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근로시간 확대, 그 자체입니다.

[유준환/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의장 (어제) : 하지만 보통 유연하게 쓴다는 것은 소정근로 40시간을 기준으로 떠올리지, 연장근로를 유연하게 쓰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번 주에 44시간을 일하고 다음 주에 36시간을 일해야지'라고 보통 유연근로를 생각하지, '이번 주 60시간 일하고 다음 주에 50시간 일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주 69시간이든 60시간이든, 근로시간을 늘리는 건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를 놓고, 그저 프레임이다, 치부를 하는 건, 정부·여당의 일방적인 희망사항이 아닐까요? 윤 대통령이 제시한 주 60시간 근로시간, 야당과 노동계뿐 아니라, 경영계도 고개를 갸웃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탄력근로제가 실시되고 있죠. 노사 합의 하에 3개월 동안 탄련 근로제를 도입하면, 최대 6주까지 주 64시간 근로가 가능합니다. 노동계가 현재도 예외조항이 차고 넘친다며, 근로시간 연장에 반대한 근거이기도 합니다.

[김동명/한국노총위원장 (어제) : 현재도 유연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 선택근로제 등 노동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예외조항은 차고 넘쳐납니다.]

경영계 입장에선 주 60시간제가 도입되면, 오히려 근무시간이 최대 64시간에서 줄게 되죠. 더욱이 정부가 근로시간 개편과 더불어 포괄임금제를 손보겠다고 나선 점도 부담입니다.

[권기섭/고용노동부 차관 (어제) : 현장에서는 포괄임금이 계속 남용되고 만연되고 있고 공짜야근, 또 장시간 근로, 그다음에 근로시간 관리를 안 하려고 하는 불법·부당한 관행들이 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사측에선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볼 수밖에 없겠죠. '아차' 싶지 않을까요? 노동계도 경영계도 불만인 근무시간 개편, 국민의힘에선 일단 개문발차를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일단 이대로 한번 시행을 해보고 얼마 뒤에 점검해 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고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하여튼 이해관계자들 전체의 의견을 다시 듣고 우리 당의 입장을 정하는 그런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국민들을 마루타로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노동 시간 개편 문제, 단순히 일을 몰아서 하고, 푹 쉰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노동자의 건강권은 물론, 보육문제 등 복잡한 사안들이 얽혀 있습니다.

[용혜인/기본소득당 상임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린이집에 아기를 맡겨놓고 10시, 9시까지 아기를 맡겨놓을 수가 사실은 없잖아요. 결국에는 엄마나 아빠 중에 한 명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벌어집니다. 저출산 문제 해결하겠다는 정부로서는 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근로시간 개편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는 게 순서가 아닐까요? 이번 개편안을 내놓은 의미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보며 말입니다.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안상훈/대통령실 사회수석 (어제) : 노사 합의에 따라 근로 시간의 선택권, 건강권,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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