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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주 60시간' 주문하며 또 발빼기…"그건 짧다는 거냐" 반발

입력 2023-03-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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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고용노동부가 주52시간제를 주 최대 69시간으로 바꾸는 노동시간 개편안을 발표했죠. 이러다 과로사한다며 지적이 많았는데 오늘(16일) 대통령이 갑자기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고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69시간제를 추진하던 고용노동부는 이른바 멘붕이 됐고 문제없다던 여당도 태세전환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성화선 기자입니다.

[성화선 기자]

주 52시간제를 바꾸겠다는 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습니다.

[2021년 7월 18일 : (게임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주 120시간 일해야 된다는 거야. 그리고 2주 바짝 하고 그다음에 노는 거지.]

고용노동부는 이달 초 일주일에 최대 69시간 근로 등 개편안을 내놨습니다.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은 MZ세대도 언급했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지난 6일) : 요새 MZ세대들은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냐'라고 해서 권리의식이 굉장히 뛰어나다…]

하지만 입법 예고 8일 만에 윤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오늘은 가이드라인도 내놨습니다.

[안상훈/대통령실 사회수석 : (대통령은)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노동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밀어붙인 탓에 반발이 컸습니다.

여당은 가짜뉴스를 탓했습니다.

[임이자/국민의힘 의원 : '장시간 근로시켜서 뭐 노동자 다 죽이는 것이냐' 이렇게 가짜뉴스가 나오는데 그것은 좀 너무 왜곡되게…]

야당은 대통령도 모르게 정책을 결정했다는 말이냐며 비판했습니다.

[앵커]

그럼 한 주에 60시간은 과연 괜찮은건지 의문이 생깁니다. 따져보니 한주에 60시간 근무도 계속되면 병이 나는 수준입니다.

박민규 기자입니다.

[박민규 기자]

노동자들은 개편안 수정이 아니라 폐기를 요구했습니다.

[박주현/한국노총 청년정책자문단 위원 : 주 52시간 노동시간 한도제를 다시 과거로 회귀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장시간 압축 노동으로 노동자를 내몰고 과로사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69시간은 아니라지만 60시간도 위험한 건 마찬가집니다.

현행법은 주 평균 60시간 이상 일하다 숨졌다면 과로사로 인정합니다.

석 달 정도 계속되면 건강을 크게 해치는 수준인 겁니다.

주 60시간으로 줄여도 연속 밤샘 근무는 그대로 시킬 수 있습니다.

야근 제한 규정이 없어섭니다.

한 달로 따져보면, 2주 연속 60시간 일하는 게 가능합니다.

주 52시간을 넘어서는 쏠림 노동이 여전한 겁니다.

[유준환/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의장 : 보통 유연하게 쓴다는 것은 소정근로 40시간을 기준으로 떠올리지, 연장근로를 유연하게 쓰는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래, 몰아서 일할수록 사고 위험은 커집니다.

[임상혁/녹색병원장 : 판단력이나 이런 것이 당연히 떨어지거든요. 산재 사망사고가 많이 생길 거고, 병원 노동자들을 주 60시간씩 일하게 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한테 가요.]

노동계는 "주 60시간은 200년 전 영국 공장법 기준"이라며 "장시간 압축노동의 본질은 그대로"라고 반발했습니다.

정부 말대로 노동시간 줄이려면, 노사 자율에 맡기는 대신 제도로 노동자를 보호해야 합니다.

노조 없는 작은 회사, 이름만 사장님인 특수고용 노동자 같은 52시간 제도 밖 취약계층도 챙겨야 합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매일경제 레이더P')
(영상디자인 : 허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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