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광화문 앞 발굴조사 중에 일제 시대에 놓인 철로가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만든 이 철로를 가만 보면 조선을 상징했던 우리 유적들을 부수고 만든겁니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1800년대 광화문 앞모습입니다.
쭉 뻗은 돌난간은 월대입니다.
궁궐의 웅장함을 돋보이게 하려고 만든 건데, 한때는 왕과 백성이 소통하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일제시대에 자취를 감춘 이 월대를 찾던 중 전차 철로가 발견됐습니다.
일본이 월대를 부수고 철길을 깐 겁니다.
경복궁 앞뜰에 조선총독부가 들어오던 1920년대 전후에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양숙자/문화재청 연구관 : 이 근방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기 때문입니다. 수송을 원활하게 하고, 각종 행사를 화려하게 홍보하기 위해 전차가 만들어진 면이 없지 않아 있거든요.]
당시 일본이 월대의 상징적 의미를 알면서도 망가뜨렸다는 겁니다.
[양숙자/문화재청 연구관 : 본인들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해 훼손한 행위이기도 하죠.]
경복궁 양쪽에서 뻗어나온 철로는 광화문 앞에서 만나 육조거리, 지금의 세종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육안으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광화문 앞에는 월대뿐 아니라 군사기관인 삼군부 등 조선시대 주요 기관들이 있었습니다.
이 흔적들도 일본의 철도 작업으로 상당수 훼손됐습니다.
[서지현/발굴 현장 관람객 : 광화문 앞에 이렇게 전차 철로를 놓은 것이 그게 좀 마음이 아팠던 것 같습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이르면 10월까지 발굴조사를 마치고 월대를 복원하는 작업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화면제공 : 서울시)
(영상디자인 : 송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