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눈 아프면 1시간 차 타고 가야"…공공의료원 '공백'

입력 2023-03-16 20:58 수정 2023-03-16 21:5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의대 정원 늘리는 문제가 미뤄지는 사이 환자들은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 보시겠습니다. 

아예 의사를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지역 의료원의 현실을, 밀착카메라 유요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인근 6개 군의 공공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전남 강진의료원입니다.

지금 시간은 아침 8시 25분, 의료원 운영이 시작되기 5분 전입니다.

그런데도 벌써 이렇게 많은 군민들이 이곳을 찾았는데요. 제가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허영자/전라남도 완도군 : 집에서 6시 반에 나와야 돼요. 배 20분 타고, 버스 타서 여기 오면 7시 45분.]

거리가 멀지만 대안은 없습니다

[조양자/전라남도 완도군 거주 : (다른 병원이) 없어요. 응급상황 있어도 여기로(의료원) 와야 되고.]

[이성자/전라남도 강진군 거주 : 우리 또래가 예를 들어 10명이다 그러면 7명은 여기로 와. 경제적인 면도 낫고.]

이렇게 의료원 의존도가 높지만 안과와 신경과 문은 1년 넘게 닫혀 있습니다.

[안과는 의사가 없어서 진료를 안 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저마다 제때 진료받지 못한 경험이 있습니다.

[주민/전라남도 강진군 : 눈에 뭐 들어가 가지고. 안과 같은 경우는 광주로 가요. 한 시간 조금 걸리지.]

강원도 속초의료원은 응급실 운영 시간도 줄였습니다.

지난 1월부터 4번이나 공고를 냈지만, 의사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밤에도 응급실 문을 여는 건 일주일에 4일뿐입니다.

[주민/강원도 속초시 : 애들이 날짜 봐가면서 아픈 것도 아닌데]

수도권 상황은 다를까.

인천의료원 내에 있는 투석실입니다.

기존에 있던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보내고 지금은 이렇게 텅 비어 있습니다.

공공의료원인데도 환자를 볼 의사가 없어서 1년 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흡기 내과 등 3개 과가 비어있는데 채용은 더디기만 합니다.

[오윤주/인천의료원 진료부원장 : 수술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두 달이나 세 달 기다리시는.]

지역 의료원이 의사를 구하려면 민간병원과 경쟁해야 합니다.

[정기호/강진의료원장 : 종합병원들도 의사 구하기가 힘드니까 항상 주시의 대상의 병원이 되죠.]

남아있는 의사들도 종종 마음이 흔들립니다.

[나종인/강진의료원 정형외과 전문의 : 일요일에 KTX 타고 내려올 때쯤 되면 애들이 막 울고 그랬어요. 가족과 떨어져서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그래도 자리를 지키는 건 자신을 믿고 있는 환자들 때문입니다.

[나종인/강진의료원 정형외과 전문의 : 환자분들 성함만 들어도 그분들 바로 그냥 얼굴이 연상되고.]

공공의대를 만들어 지역 의료원에서 일할 의사 숫자를 늘려야 한단 주장도 나옵니다.

[조승연/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 : (의사 수가) OECD 평균의 한 60%도 될까 말까 하는 수준입니다. 60%조차도 필수 의료분야에서 종사하는 게 아니고.]

아픈 사람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곳 바로 공공의료기관입니다.

여기서 일하고 싶은 의료진의 수는 계속 줄어드는데 과연 사명감만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요.

(작가 : 유승민 / VJ : 황의연 /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인턴기자 : 박도원)

관련기사

'의사 증원' 없이 쥐어짜기…진료 공백 대책 내놓은 정부 의사 부족에 커지는 의료 불균형…지방 공공의료도 '휘청' 아이들 돌볼 의사가 없다…공공병원도 '채용 별따기'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