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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미래 세대 위한 고뇌에 찬 결단" vs 야 "굴욕 외교"

입력 2023-03-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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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국내 정치권 반응을 살펴보겠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이 '미래세대를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라는 입장이죠. 하지만 민주당은 '굴욕 외교'라고 규정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유류일체' 두번째입니다. 뉴스픽에서 일본 도쿄 소식 보셨죠. 국회상황실은 오늘(16일)도 한국 국회상황 보여드립니다. 한일 정상회담을 대하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시각은 극명하게 달랐는데요. 일단 국민의힘 지도부는 서울공항에 가서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배웅했습니다. 오늘 한일 정상회담은 경제 위기 돌파구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어제 용산 대통령실 앞을 항의방문했는데요. 많은 성과를 내야한다고 압박하면서, 수출규제 해지 전까지 지소미아 정상화 유예,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배출계획 철회, 독도 영유권 주장 중단 등 네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오늘의 한·일 정상회담은 안보위기, 경제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며 나아가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도 책임 있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이에 상응하는 진지한 호응 조치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대통령 방일을 두고 우리 국민들께서 걱정이 참 많으십니다. 오염수 배출 문제라든지 그 외에 여러 가지 현안들이 있는데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과 국격이 훼손되지 않도록 많은 성과를 거둬오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국회 바깥에서도 규탄시위가 이어졌습니다. 대학생들이, 반성없는 한일 정상회담을 규탄하고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안 거부한다고 한 겁니다. 피켓을 보시면 '한일 정상회담'이 아니라 '친일 정상회담'이라고 돼 있고, 윤 대통령을 '일본의 1호 영업사원'이라고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박세희/대학생 역사동아리연합회 회장 : '제3자가 주는 돈 따위는 필요없다'고 '제대로 된 사죄부터 하라'고 외치는 피해자들에게 다 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미래랍니다. 윤석열 정부는 우리 모두의 역사를 이런 식으로 처리할 권리가 없습니다.]

대학생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제3자가 변제하는 대신, 기금을 마련해 미래세대에게 지원한다고 했기 때문인데요. 일본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줘야할 돈을 한·일 유학생에게 대신 주는 미래청년기금을 거부하겠다고 했습니다.

[문지현/서울지역대학 인권연합 동아리 회원 : 피해자들의 피눈물 담긴 돈을 준다고 하면 우리가 기뻐하며 받을 줄 알았는가. 이는 미래를 포기한 매국적 결단이며 청년 모욕이다. 우리 청년학생들은 미래청년기금을 단호하게 거부하며, 일본의 미래를 위해 국민들과 싸우는 대통령 또한 거부한다.]

구체적인 정상회담 일정에 대한 반응부터 살펴보면요. 가장 화제가 됐던 건 양국 정상이 '렌가테이'라는 일본의 돈가스·오므라이스 발상지가 된 노포에서 2차 만찬까지 한다는 거였죠. 민주당에선 일제히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윤 대통령과는 악연이라 할 수 있는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돈가스 당하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는데요.

관동대지진 100주년이 된 올해 도쿄 한복판에서 돈가스 당하시는 한국 대통령을 역사는 어떻게 기록할까요. 돈가스가 목에 걸리지 않으시겠습니까"라고 쓴 겁니다. '렌가테이'는 전통을 언급할 수밖에 없는 식당이죠. 민주당은 식당이 세워진 1895년이 을미사변이 있었던 해란 점도 지적했습니다.

[김성환/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128년 전 1895년은 명성황후가 일제에 끔찍하게 살해된 을미사변이 있었던 해입니다. 그런 역사가 담긴 장소에서의 만찬을 환영할 우리 국민들은 없습니다.]

[송갑석/더불어민주당 의원 (KBC 광주방송 '뉴스와이드' / 어제) : 화답의 내용이 나와야 되는데 화답의 내용은 나오지 않고 '하루에 밥을 두 번이나 먹는다' 이런 내용이거든요. 우리 역사상 가장 비싼 밥값이 되는 이런 회동이 아닌가…]

오므라이스는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이고 이 식당에 개인적인 추억도 있다는 점을 일본 관계자에게 직접 말한 적도 있다고 하죠. 일본이 윤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식당을 선택한 거란 설명도 나왔습니다. 이런 배려를 일본에선 '오모테나시', 즉 "손님을 정성으로 대접하는 마음가짐, 최고의 환대'라고 말한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경양식집의 돈가스와 오므라이스 가격은 2600엔, 우리 돈으로 25000원 정도라고 합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맛집'은 맞지만, 일본을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정상을 대접하기엔 좀 소박한 곳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내친김에 제가 과거 일본 정상들의 만찬 장소들을 좀 비교해봤습니다. 2014년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은 1인분에 30만원 하는 미슐랭 3스타의 고급 초밥집에서 만찬을 했다고 하고요. 2019년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엔, 롯본기의 화로구이 전문점에서 부부동반 만찬을 했는데요. 206만엔, 약 2100만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지난 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찬은 에도시대 저택을 개조한, 일본식 정원이 있는 곳에서, 일식과 양식의 퓨전 코스요리를 먹었다고 하는데요. 가격은 6,600엔에서 8,600엔 정도, 우리 돈 약 65000원에서 86000원 정돕니다. 당시 미국측은 '소박한 저녁식사(small dinner)'였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이 우리와 미국을 대하는 방식, 좀 다를 수도 있겠죠. 음식을 가격으로만 평가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엔 도쿄의 총리 공관에서 오찬을 했는데요. 당시 아베 총리는 한글로 '취임 1주년 축하'메시지를 쓴 케이크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당시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한일 관계가 나빠지기 전입니다.

[문재인/당시 대통령 (2018년 5월 9일) : 총리님 말씀대로 제가 취임한 지 이제 1년 됐는데, 그 1년 동안 총리님과 사이에 16번에 걸쳐 직접 만나거나 또 통화로 소통을 했습니다. 오늘 드디어 제가 한·일·중 3국 회의를 계기로 또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으니 앞으로 양국 간의 셔틀외교가 본격적으로 가동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먹방'보다는 성과입니다. 우리 정부가 내놓은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에 대해서, 일본이 어느 정도로 성의있는 호응을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인데요. 일단 어제는 1965년 대일 청구권 자금 수혜를 입은 대상기업인 포스코가 피해자 지원재단에 40억원을 기부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제3자 변제안이 일부 현실화가 되고 있는 겁니다. 잠시 후 6시 반쯤 한일 정상회담 결과가 발표될텐데요. 대통령실에서 이미 문구를 다듬기엔 시간이 촉박해서 공동선언도 공동 기자회견도 없다고 못을 박은 상태죠. 진정성 있는 '사과'까진 기대하긴 어렵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본의 관심은 강제동원 배상이 아니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정상화란 말도 나옵니다.

[유재순/JP뉴스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일본 언론 매체가 거의 대부분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지소미아 부활이 필수적이다'라고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강제징용자 문제는, 배상 문제는 보도를 하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그거는 한국 정부에서 해결할 일이고, 일본 정부에서 기대하고 요구하고 있는 것은 지소미아 부활입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정상회담 결과에 DJ-오부치 선언 계승을 명확하게 담을 거라고 예측했는데요. 민주당 계열의 김대중 정부를 치켜세웠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정책위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가장 탄탄했었던 양국의 관계를 회복하고 미래로 가는 선언이 있었었는데 그게 바로 DJ-오부치 선언이었잖아요. DJ-오부치 선언에 보면 정치, 경제 또 미래에 대한 것까지 다 이게 수용이 저는 돼 있다고 보여져요.]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한일 관계, 그리고 지금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선 폄하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2018년 이후, 한 게 뭐있냐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문재인 정권은 5년 동안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죽창가만 불러대며 반일감정을 국내 정치용으로 써먹기에만 급급했던 민주당이 우리 정부의 해법을 폄훼하고 곡해하며 또다시 반일 정서를 자극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고 혈안입니다.]

민주당은 정부의 제3자 변제안,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가 2011년 제안한 합의안보다 더 후퇴한 거라고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앞서 정부안을 '물이 반컵 담긴 잔'에 빗댔죠. 민주당은 이 잔을 가득 채워오라고 압박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2011년 전범기업인 미쓰비시가 제안한 합의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후퇴했습니다. 제3자 변제안은 일본 전범기업이 12년 전 스스로 담았던 진심 어린 사죄 표명과 동원의 강제성 인정조차 모두 내팽개친 굴욕 해법임에 분명합니다.]

민주당에선, 제3자 변제안, 대통령이 대법원 결정을 뒤집었기 때문에 "삼권 분립의 원칙을 위배한 위헌"이란 주장도 내놓고 있는데요. '국정농단'이란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정상회담에 앞서 윤 대통령이 요미우리 신문과 했던 인터뷰에서 "다음 정부에서 이 합의를 뒤집을 수 없고, 구상권 청구도 안 될 거"라고 말한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정동영/전 통일부 장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거는 국정농단에 해당됩니다. 사법부의 판결을 어떻게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뒤집을 수 있습니까. 사법부의 판결은 영원히 남는 겁니다. 본인의 역사의식이 최종적이라고 말하는 것인데 그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정권이 바뀌면 또 잘못된 것은 바로잡게 되는 거죠.]

'좋아, 빠르게 가' 가 트레이드 마크인 윤 대통령이지만요. 최근 최대 '주 69시간 근로제'에 대해선 보완을 지시했다고 하죠. MZ 노조의 의견을 듣고 반영한 거라고 합니다.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에 대한 여야의 MZ 정치인들의 말도 들어봤으면 하는데요. 정도는 다르지만 한목소리로 비판을 내놨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일방적으로 일본에게 엄청나게 굴욕적인 이 합의를 해놓고서 기시다 총리가 쫓아와서 90도 절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지금 우리 대통령이 일본에 가서 머리를 조아린다? 이거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다들 이런 말씀을 하세요.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가슴으로 이해가 안 된다…' 저는 이 제3자 변제안이 현실적으로 객관적으로 나아갈 수 없는 방안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고 대통령과 국회에서 피해자분들을 설득하는 데 보다 더 주안점을 둬야 되는 거 아닌가…]

지금도 한일 정상회담이 진행중이고, 속보도 쏟아져들어오고 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성의있는 호응'을 어느 정도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한·일 정상회담에 국민의힘 "고뇌에 찬 결단" vs 민주당은 "굴욕 외교"…양국 정상 2차 만찬에 "역사상 가장 비싼 오므라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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