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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성인이세요? 묻자 "…" 전자담배 무인매장 '구멍'

입력 2023-03-1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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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자담배를 파는 무인 매장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출입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성인 인증 과정도 허술하다고 하는데요.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직접 가봤습니다.

[기자]

골목길 안쪽 한 가게 안에 자판기가 보입니다.

자판기 안엔 각종 전자담배 기기와 부품 등이 들어 있습니다.

이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 입구에는 '청소년 출입 금지'라고 표시돼 있지만, 단말기는 고장이 나 있는 상태입니다.

경고 문구가 무색하게 누구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가게 역시 경고 문구가 있을 뿐 입구에 단말기가 없습니다.

구매 전에 성인 인증 과정을 거치지만 신분증이 본인의 것인지 확인하진 않습니다.

취재진이 성인 남성의 신분증을 기계에 넣자 아무런 문제없이 결제 단계로 넘어갑니다.

[무인 전자담배 매장 방문객 : 술집 같은 경우엔 사이패스라고 해서 지문 검사기를 하나씩 두거든요. 그런 식으로 동시에 검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은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나.]

실제로 학생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판매기 앞에 서서 상품을 구경하고 한참을 둘러봅니다.

학생인지, 성인인지 묻자 대답을 피합니다.

[미성년자 방문객 : {혹시 학생이세요?} … {성인이세요?} 처음 들어간 거여서, 아무것도 안 사서.]

몇 번을 묻자 결국 학생이라고 답합니다.

[미성년자 방문객 : {고등학생이세요?} 네. 저희 진짜 처음 와서 몰라요. 그냥 보고만 온 거예요. {알고 오신 건 아니에요?} 몰라요.]

이곳은 성인용품과 전자담배를 함께 판매하는 무인 매장입니다.

입구엔 성인 인증을 하는 기계가 있지만 문이 열려 있어서 바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안엔 키오스크가 있어서 상품을 고르고 결제만 하면 물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자담배 기기와 부품은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지정돼 있어 청소년에게 판매해선 안 됩니다.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환경과 : (기계로) 확인을 했다고 하더라도 청소년에게 판매된 행위가 남기 때문에 규제·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그 신분증이 본인 것인지도 확인할 의무가 있는 거잖아요.]

하지만 무인 판매점에서 본인 확인을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전자담배는 온라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중고거래 앱에 '전자담배'를 검색하면 차단된 검색어라고 뜹니다.

하지만 상표명을 조금씩 바꿔 찾아 보니 상품들이 나옵니다.

거래를 요청하고 판매자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성인인지 확인하지 않고 바로 전자담배를 건넵니다.

[전자담배 중고거래 판매자 : 피워보실래요, 지금? {(미성년자가) '성인이다' 이렇게 잡아뗄 수도 있잖아요.} 신분증이 없으면 어쩔 수 없죠.]

청소년인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철저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전자담배 중고거래 판매자 : 신분을 가리잖아요, 서로. 나이대도 안 보이고. 어떤 사람은 그냥 청소년한테 팔 수도 있죠. 돈이 급하면.]

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사실상 문을 활짝 열어둔다면 누가 그 말을 귀담아 들을까요.

관리에 구멍이 뚫린 사이, 일부 청소년들은 오늘(15일)도 쉽게 담배와 만나고 있습니다.

(작가 : 유승민 /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이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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