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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코노미] 가맹점주 밀어내고 '알짜' 온라인몰 독식 아디다스

입력 2023-03-15 11:25 수정 2023-03-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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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 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기자회견의 주체는 전국에서 모인 아디다스 대리점주들. 이들은 '점주 생존권 보장하라', '점주는 쪽박, 본사는 대박'이라는 피켓을 들고 섰습니다.

왜 이런 내용을 들고 나왔는지 '핫코노미'에서 살펴봤습니다.
아디다스 대리점주들은 지난 8일 서울 홍대 직영점 앞에서 '아디다스 일방적 갱신거절 불공정 규탄'에 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출처=JTBC]아디다스 대리점주들은 지난 8일 서울 홍대 직영점 앞에서 '아디다스 일방적 갱신거절 불공정 규탄'에 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출처=JTBC]

◇수십년 운영한 점주에 '계약해지' 통보

가장 문제로 삼았던 내용은 아디다스 본사가 대리점 계약갱신을 거절한 겁니다.

"상당수 점포는 본사 정책에 따라 매장을 확대하고 코로나 3년 동안 적자로 버틴지라 이대로 폐업하게 되면 상당수는 파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디다스 본사는 지난해 1월 전략발표회를 열고 구조조정안을 발표했습니다. 대리점주 중 19명의 '퓨처 파트너'를 선정하고 나머지 점주 80여 명에 대해서는 계약 갱신을 거절하겠다고 통보합니다. 이들에게는 내년까지 물건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점주들은 갑작스러운 계약 갱신 거절이 '날벼락'이라 말합니다. 점포 중 상당수가 본사의 권유로 점포를 확장하거나 이전하도록 대출을 받아 투자했기 때문입니다.

본사는 세대교체를 요구하며 '세컨드 제너레이션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아디다스 대리점을 대를 이어 운영한 경우가 적잖습니다.

점주들은 인테리어 매장확장을 요구해놓고 계약종료를 통보한 건 가맹사업법 위반이라는 입장입니다. 점포환경개선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을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아디다스 점주 시위아디다스 점주 시위
이날 기자회견에 나왔던 아디다스 신제주점 대표의 말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중 본사의 요구로 1987년 어머니가 개업한 점포를 물려받기 위해 사표를 내고 제주도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퓨처 파트너 일방적인 탈락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럴거면 왜 2세 교체를 요구했나요. 지금에 와서 경영전략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지 않습니까.

본사는 4~5년 주기로 매장 리뉴얼을 요구합니다. 저희는 2019년이 그때였습니다. 본사가 요구하는 특정 위치와 매장 크기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매장을 4억원이 넘는 권리금을 들여 확장 이전했습니다. 3억대의 인테리어 비용 등 총 7억에 준하는 모든 비용들을 모두 대출로 받아 진행했습니다. 본사가 제시한 2025년 5월까지 영업만으로는 그동안의 손실과 대출금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본사의 온라인몰 수익 '독식'

이어 지적한 문제점은 온라인 사업권 박탈입니다.

흔히 온라인몰은 본사가 먼저 만들어 운영한 경우가 많은데 한국 아디다스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아디다스 온라인몰은 2011년 대리점 점주들이 제안해서 만들었습니다. 소비자가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아디다스 대리점에서 물건을 배송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했습니다. 온라인몰 판매가 대리점의 수입이 되기 때문에 온라인몰 운영은 오프라인 매출 변화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기반이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본사는 2021년 온라인 판매를 본사가 독점하는 시스템으로 바꿨습니다. 아디다스 측은 "온라인몰의 안정된 서버 운영을 위해 글로벌 플랫폼을 도입하게 됐다. 시스템상 과거와 같은 운영이 더는 불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점주들은 "코로나 유행 이후 오프라인 매출이 줄고, 온라인 매출이 늘자 사실상 '알짜'를 가져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점주협의회는 "코로나 유행 후 적자를 만회할 수 있는 미래 수익처를 선제적으로 빼앗은 이후, 구조조정을 발표해서 대리점주에 대한 갱신을 거절했다"고 했습니다.

 2021년부터 아디다스코리아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몰 캡처. 2021년부터 아디다스코리아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몰 캡처.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이런 논란이 아디다스에서만 일어날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앞서 화장품 업계 등에서 문제가 됐던 이슈였고, 앞으로 다른 영역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직영 온라인몰·온라인 플랫폼과 오픈마켓을 통해 물품을 판매하고 있는 가맹본부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체 가맹본부 중 46.5%입니다. 지난해(38.2%)보다 8.3%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직영 온라인몰 수익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온라인 판매에 따른 가맹점 매출 감소를 보전하는 지원정책이 있는 가맹본부 비율은 27.4%입니다. 본사가 물건들을 온라인몰에 낮은 가격에 공급하게 되면, 결국 가맹점 수익성이 떨어져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구조조정으로 돈 벌려는 모습 안타까워"

점주들은 짧게는 10여년, 길게는 40여년 동안 아디다스 매장을 운영했습니다. 아디다스에 대한 애정도 많다고 말합니다.

대리점들이 어려우면 본사가 이벤트를 열어 매출을 늘릴 아이디어를 모으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180도 달라졌다는 겁니다.

한 점주는 "한국에만 있는 독자 제품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 한국에서 운영되는 공장을 아예 없애더니 요구가 점점 많아졌다" 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게 아니라 글로벌 전략이라며 구조조정까지 한다고 하니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점주들은 아디다스 본사를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했습니다. 또 불공정 약관에 대해 심사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공정위는 이를 접수한 뒤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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