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모든 게 거짓말이었던 남편…'사기 결혼' 취소하고 싶어요 (이인철 변호사)|상클 상담소

입력 2023-03-21 10:3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상암동 클라스'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상암동 클라스 / 진행 : 이가혁·김하은


[앵커]

매주 화요일 여러분을 위한 상클 상담소 지금부터 시작을 하겠습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분쟁 이런 고민거리를 법적으로 시원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오늘(14일) 함께해 주신 분 대한민국 대표 이혼전문 가사법 전문변호사죠? 이인철 변호사님 나오셨습니다. 얼굴만 딱 봬도 워낙 시청자분들이 친숙한 분이라 오늘 어떤 이야기를 할지 사실 따로 얘기를 안 드려도 될 것 같기는 하지만 저희가 또 사례를 통해서 한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사례 늘 그렇지만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방송에 맞게 민감한 부분은 저희가 조금 각색했다는 점을 안내드립니다. 저희의 연기가 들어갈 텐데요. 여러분들 잘 들어봐주세요. 사연 함께 보시죠.

"현재 결혼 3년 차 부부인데요. 이 사연은 결혼식을 준비하던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빠, 나 해외 발령났어. 6개월리 발령이나 금방 돌아오기는 하는데 우리 결혼식 준비가 좀 빠듯하네. 날짜를 좀 미뤄서 제대로 준비해서 하는 건 어때? 아니야, 준비하던 거 내가 마무리하면 되지. 장인어른이랑 장모님도 많이 도와준다고 했으니까 그냥 계획대로 하자. 나한테 맡겨. 남편이 알아서 다 준비해 준 덕분에 저는 무사히 해외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결혼식 잘 치르고 신혼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한 1년 반쯤 지났을까요? 갑자기 남편이 이사를 가야 한다는 거예요. 아니, 우리가 갑자기 이사를 왜 가? 그게 사실 이 집 전세야. 집주인이 이사 온다고 집 좀 빼달래. 전세라니 뭔 소리야? 같이 모은 돈으로 산 거잖아. 그때 네가 한국에도 없는 것 같고 바쁜 것 같아서 내가 상의를 못 했는데 우리 집에 일이 생겨서 그때 집 살 돈을 좀 썼어, 미안해. 신혼집을 사려고 함께 모았던 돈을 몰래 썼다는 남편. 화가 났지만 해명을 들어보니 시댁에 큰일도 있었다고 하고 또 워낙 성실하고 양가에 잘하던 사람이라서 참고 일단 이사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은행에서 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어요. 지금 상황으로서는 남편분은 대출이 어려울 것 같아요. 이미 대출 한도가 꽉 찼습니다. 아니, 당신 집값으로 보탠 돈 모은 게 아니라 대출이었어? 이 빚들은 또 뭐야, 카드는 뭐고. 당신이 모아뒀다는 돈 다 어디로 갔어? 도대체 당신 뭐야? 미안. 주식이 잘될 줄 알았지. 이 집 사는 동안 주식 오르면 해결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이사 가게 될 줄은 몰랐어. 어떻게 네가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도대체 거짓말이 아닌 게 뭐야. 말 문이 막혔습니다. 돈과 관련된 남편의 모든 말이 거짓이었어요. 이거 사기 결혼 아닌가요? 이 남자 이제는 더 이상 못 믿겠어요. 결혼 취소하고 싶어요. 변호사님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해서 이인철 변호사가 오셨는데, 정리를 하면 이 사례자 여성분은 결혼 전에 예비신랑이랑 본인이 반반 나눠서 내 집 마련을 해서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1년 반 정도 결혼 생활을 하다가 보니까 남편의 큰 거짓말 두 개가 드러난 겁니다. 첫 번째가 뭐냐 하면 살던 집이 내 집이 아니라 전셋집이었어요. 남편이 나 몰래 전세를 구한 거였어요. 그리고 둘째는 두 사람이 집값을 반씩 모았는데 이 남편이 보탠 돈은 자기가 모은 게 아니라 은행 대출을 받았다. 대출을 받았다. 변호사님 그런데 거짓말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고요.

[이인철/변호사 : 여기서 끝이 아닌데요. 아내가 얼마나 화가 났겠습니까? 아내가 계속 추궁을 하니까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일단 시댁일이 급하니까 거기에 쓰고 남은 돈이 있는데 거기 주식을 해서 크게 수익을 내서 우리 신혼집 보태려고 했다 이렇게 얘기를 한 거예요. 그러니까 아내가 너무 화가 나는데 화를 꾹 참고 시부모님을 찾아간 겁니다. 물어봐야 될 것 아닙니까? 시부모님 남편이 시댁일 급한 일에 쓰셨다는 데 잘 쓰셨어요? 무슨 소리냐, 우리 돈 받은 게 없다. 그것도 다 거짓말이었던 거죠.]

[앵커]

시댁에 일 있어서 금전적으로 도움을 줬다, 이것도 거짓말이었던 건데 이거는 뭐 돈 문제를 떠나서 더 이상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인철/변호사 : 그러니까 아내가 왜 이렇게 크게 이제 배신감을 느꼈냐면 연애할 때는 남편이 그렇게 성실한 사람이었던 거예요. 알뜰살뜰 모으고 그래서 남편을 너무 믿었던 거죠. 그래서 배신감이 너무 커서 이거는 뭐 이혼이고 뭐고 나는 필요 없다. 아예 혼인 자체를 없애고 싶다, 혼인 무효를 하고 싶다 이렇게 이제 상담을 한 그런 사건입니다.]

[앵커]

신뢰가 깨져서 결혼을 아예 없던 걸로 하고 싶은 사례자의 사연인데 해결을 해 보겠습니다. 법적으로 따져보면 혼인 취소, 혼인 무효 이런 용어가 떠오르거든요. 법적으로 가능한가요? 이혼이랑 어떻게 다른 건지.

[이인철/변호사 : 헷갈릴 수 있는데 제가 설명을 드릴게요. 우리가 이혼은 잘 아시죠. 혼인한 이후에 어떤 혼인 파탄의 사유가 생기면 이혼을 하는 건데 이거는 이제 혼인 과정 중에 준비 과정 중에 생긴 일이잖아요. 그런데 혼인 무효는 뭐냐 하면 아예 처음부터 결혼할 생각이 없는데 혼인신고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다든지 아니면 아파트 청약을 한다든지 그러기 위해서 가짜로 혼인신고하는 경우에는 혼인 무효고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혼인할 생각은 있었고 둘이 사귀는 사이였는데 어떠한 사정을 숨긴 거죠. 숨기거나 적극적으로 기망한 경우에 우리 법에서 혼인 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혼인 취소하고 무효는 다르군요. 그러니까 사례자가 신뢰가 완전히 지금 깨진 상황이잖아요. 흔히 사기 결혼이라고 할 수 있는 건데 그러니까 이게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거죠?

[이인철/변호사 : 그렇죠. 우리가 이제 혼인 취소면 사기죄가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 사기결혼이라는 말을 쓰잖아요. 사기결혼은 우리가 표현하는 거고 법적으로 사기 결혼이라는 말은 없었고 우리 형법상 사기죄는 어떠한 다른 사람을 속여서 금전을 편취하는 경우에 사기죄가 되고 이 경우에 사람의 마음을 이제 어떻게 보면 상실해진 거기 때문에 형사처벌이 어렵고 다만 혼인취소소송을 하면서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는데 그런데 혼인 취소를 우리 법원에서 쉽게 허용을 안 해 줘요. 굉장히 좀 요건이 엄격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이런 거예요. 두 분은 결혼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앵커]

믿음이죠. 

[이인철/변호사 : 믿음, 신뢰. 그거 말고 어떤 구체적인 조건 같은 경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상대방의 학력이라든지 직업이라든지 경제력이라든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상대방이 그걸 적극적으로 속이는 경우. 제가 쉽게 상담한 사건은 뭐냐 하면 이거랑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데 남편이 본인의 재력을 과시하려고 서류를 위조했어요. 서류를 유조해서 본인이 큰 재력이 있는 것처럼 위조를 해서 혼인신고를 했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혼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있어요.]

[앵커]

대놓고 서류까지 조작하고 이 정도는. 그렇군요. 정리하면 지금 이 사례자는 어떻게 좀 어떤 법적 절차를 거쳐야 되나요? 이혼소송 아니면 아까 말씀하신 혼인 취소 사유가 해당이 돼서 취소 절차를 밟아야 되나요?

[이인철/변호사 : 우선 속았다고 생각해서 이혼은 안 된다. 그래서 혼인 무효나 혼인 취소를 해 달라고 이렇게 하는데 혼인 무효는 안 돼요. 어쨌든 둘이 사귀는 사이였기 때문에 혼인 이혼은 안 되고 혼인 취소를 주장할 수 있는데 적극적으로 남편이 기망했다는 걸 입증을 해야 돼요. 우리 법에서는 주장만 해서는 안 되고 증거를 내야 됩니다. 그게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거든요. 실무에서는 혼인 취소 말고 이혼을 하세요, 차라리 이렇게 권유하는 경우가 있어요.]

[앵커]

변호사님 판단에는 혼인 취소 소송보다는 이 경우에는 이혼소송으로 가는 게 좋다. 그러면 보시기에는 누가 봐도 여성에게 좀 유리한 입장 아닌가요? 남편이 속였죠. 이건 좀 유리할 것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

[이인철/변호사 : 유리해도요. 크게 실익이 없는 것이 뭐냐 하면 이거 재판에서 위자료 얼마 받을 것 같아요?]

[앵커]

전혀 모르겠습니다.

[이인철/변호사 : 위자료 한 몇 억은 받아야겠죠? 최소한. 위자료가 1000에서 2000 정도밖에 안 돼요. 실익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연애할 때 미리 아셔야 되는 거예요. 혼인한 다음에 소송을 해도 권리구제가 굉장히 미약하거든요. 연애할 때는 보통 좋은 모습만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그거를 꼼꼼히 살펴보셔야 됩니다.]

[앵커]

정말 사계절은 지켜봐야 된다는 말이 알겠네요. 그런데 그런 위자료는 그렇다 치고 재산분할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어쨌든 집 사려고 모은 돈. 전세보증금으로 쓰인 돈이지만 이 돈의 절반은 아내가 마련을 했잖아요.

[이인철/변호사 : 아내는 당연히 혼인 취소라든지 이혼할 경우에는 본인이 이제 남편한테 준 1억 5000을 받아야 되는데 그것도 이론과 실제의 결과는 다를 수 있어요. 왜냐하면 남편이 그 돈을 다 썼다, 하나도 없습니다. 어떻게 받겠어요? 판결을 받아도 집행이 어려울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반드시 이건 꼭 이런 남녀관계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돈을 꿔줄 때는 그 사람의 재력이 있는지 담보가 있는지 확인해 보시고 혹시 그 사람이 나를 속였다. 나중에 재판해야 된다 하면 반드시 먼저 해야 될 게 재산을 묶어두는 거예요. 그걸 가압류 가처분이라고 하거든요. 왜냐하면 상대방이 그걸 다 빼돌리면 판결문을 받아도 판결문은 그냥 종이에 불과하거든요. 그래서 반드시 재산을 미리 확보하셔야 됩니다.]

[앵커]

재산분할은 그렇고 이 부부의 경우에는 빚이 있잖아요. 처음에 신혼집 보증금 일부는 남편이 아내 몰래 이제 대출받아서 충당한 거였고 그리고 아까 양가에 도움을 받았다고 했으면 양가에도 갚을 돈이 남았을 거고 그렇게 빚이 있는 건 두 사람이 같이 해결을 해야 되나요? 어떻게 해야 되나요?

[이인철/변호사 : 그게 이게 어려운 게 뭐냐 하면 이혼할 때 재산이 남아 있으면 그나마 재산 분할을 받을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채무가 초과다 빚이 더 많은 경우 있잖아요. 예전에는 그런 경우에는 아예 법원에서는 재산분할을 인정을 하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더 황당한 경우는 이런 경우가 있었어요. 아내분은 신용이 좋았는데 남편분은 사업을 하느라고 본인은 신용이 다 떨어져서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가 없는 거예요. 아내한테 부탁을 해서 아내가 남편을 위해서 대출을 많이 받아줬어요. 그런데 그 돈을 다 남편이 썼거든요? 나중에 이혼하려고 보니까 남편이 내가 왜 책임을 지느냐, 당신이 책임져라.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가 있어요.]

[앵커]

네 명의로 받은 거니까.

[이인철/변호사 : 그렇죠. 왜냐하면 원칙적으로는 은행에서는 대출을 받은 사람, 계약한 사람한테 갚으라고 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이 아내분이 너무 억울해서 소송을 해서 이게 대법원까지 갔거든요. 대법원에서는 기존의 판례를 이제 깨고 이런 경우에 남편이 책임지라고 했어요. 그거는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이고 원칙적으로는 상대방 배우자가 대출을 부탁할 때는 잘 생각하셔야 됩니다. 내가 평생 이 사람하고 잘 살 것 같으면 이 사람 대출해 줘도 되지만 혹시라도 무슨 문제가 있으면 함부로 대출해 주면 나중에 본인이 책임질 수 있으니까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돼요.]

[앵커]

변호사님 말씀만 들으면 부부간에도 뭔가 서류를 확인하고 이런 게 필요한 것처럼 들리는데 마지막으로 짧게 하나만 여쭐게요. 결혼 전에 아까 잘 확인하시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걸 구체적으로 확인하면 좋을지 팁을 주신다면요? 

[이인철/변호사 : 그러니까 혼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미리 좀 겪어봐야 돼요. 특히 우리 연애할 때 영화만 보고 커피만 먹으면 좋은 일만 보여주잖아요. 싸우기도 해 보시고 여행도 가보시고 이 사람 평소에 습관이 어떤지 경제적인 관념이 있는지 이런 것도 꼼꼼하게 확인을 해 주셔야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참 잘 사는 것도 잘 헤어지는 것도 뭐 하나 쉬운 게 없고 결혼을 해도 되는 건지. 망설여지고요. 상클 상담소 앞으로도 여러분의 고민과 함께하겠습니다. 오늘 이인철 변호사님 나와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인철/변호사 : 고맙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