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주일에 최대 52시간으로 제한돼 있는 근로 시간을 정부가 최대 69시간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죠. 최근 한 40대 건물 관리 노동자가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숨졌습니다. 이 노동자는 그 전에 나흘 동안 62시간을 일했습니다.
김필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일 오전 7시경, 서울 종로구의 한 고층 빌딩 앞으로 구급차가 지나갑니다.
[소방 관계자 : 의식 없고 호흡 없다 이렇게만 신고가 들어왔고… 현장에서도 (CPR) 하고 이동하면서도 (CPR을…)]
이 건물의 보안팀장인 마흔아홉 살 이 모 씨가 쓰러진 채 발견된 겁니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 심장마비입니다.
유족 측은 이씨가 평소 별다른 지병 없이 건강했다면서 과로 때문에 숨졌다는 입장입니다.
이씨는 지난 5일 오후부터 나흘 동안 62시간을 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료 직원 : 인력은 구해지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네 명이나 나갔으니까 그중에 두 명만 구해지고, (두 명분의 일을) 본인이 하신 거죠.]
이씨 회사 측은 "말씀 드릴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노동계는 오늘 이 씨의 죽음 이후 정부가 추진 중인 '주 69시간 근무제'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습니다.
[강모열/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부교수 : 5시간 이상의 연속된 수면이 보장되지 않으면 이제 극도의 피로감 같은 걸 느낄 수도 있고, 지병이 없었던 분들도 급작스럽게 심정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