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나는 공구리맨"…소통하며 고된 일상 극복하는 2030

입력 2023-03-10 20:55 수정 2023-03-10 22:1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화물차를 몰고 콘크리트 기둥을 세우는 현장에도 2-30대 청년들이 있습니다. 트럭에서 쪽잠을 자고 또 스스로를 '공구리맨'이라 부르면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소통하면서 유쾌하게 뛰고 있는 이들을, 유선의, 함민정 기자가 따라가봤습니다.

[유선의 기자]

[갔다올게 {안녕히 다녀오세요}]

25톤 화물트럭 기사 김윤진씨의 업무는 일요일 저녁 8시부터 시작됩니다.

차값만 2억원, 매달 380만원씩 할부금이 빠져나갑니다.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주 6일 트럭에서 자면서 일합니다.

이날 밤엔 강원도 횡성에서 부산까지 390㎞를 달려 컨테이너를 옮겨 싣습니다.

그리고 트럭에서 하룻밤을 보냅니다.

다음 날 아침, 울산으로 가는 길부터 조용하던 차 안이 시끄러워집니다.

[망향 휴게소 2시간 운전 15분 휴식 중입니다.]

[양주에서 작업 끝나고 부산 내려갑니다.]

[와, 양주에서 부산 언제오냐.]

마음 맞는 동료 기사들과 영상통화를 시작한겁니다.

[화물트럭 기사 동료 : 원래 목표는 졸음 방지인데 이제 습관이 됐죠. 안 하면 허전하고.]

때때로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아도 화면 너머에 동료가 있다는 것만으로 의지가 됩니다.

[김윤진/25톤 화물트럭 기사 : 거의 24시간을 켜놓는 상태…]

울산에서 다시 평택으로, 24시간 만에 878㎞를 뛰었습니다.

2년 반 뒤 차값 할부금을 다 갚고나면,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서 트럭에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김윤진/25톤 화물트럭 기사 : 직장인으로 따지면 연봉이 2배 이상 확 오르는 느낌이라 그걸 많이 기다리고 있죠.]

[함민정 기자]

3개월 전부터 공사 현장에서 일한 28살 전준희 씨는 자신이 일하는 모습을 꼬박꼬박 블로그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일용직을 구했는지, 급여는 얼마를 받는지도 함께 정리합니다.

[전준희/공사현장 경력 3개월 : 현장 분들 나이가 다 있으시거든요. 공감대를 얻기 어려웠는데 블로그를 하면서 많이 해소가 된 것 같아요]

1년 넘게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일을 해온 25살 권영규 씨, 스스로를 '공구리맨'이라고 표현하며 두 달 전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입니다.

[권영규/공사현장 경력 1년 3개월  : 나이가 어린데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응원해주는 댓글들이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패션 디자이너를 했던 양주현 씨는 최근엔 공사 현장에서 일주일에 6일씩 일하고 있습니다.

피로가 쌓여도 블로그는 빼놓지 않습니다.

[양주현/공사현장 경력 1년 : 저만의 소통 채널이니까 현장에서 얘기하지 못하는 걸 올리면서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풀리는…]

소통을 하면서 용기를 얻고 자신만의 목표도 생겼습니다.

[양주현/공사현장 경력 1년 : 1년이든 2년이든 일을 해서 돈을 모아가지고 제 가게 카페 창업을 목표로…]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 영상그래픽 : 김지혜)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