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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진부한 사랑 얘기가 지금도 아름다운 이유?…30년 만에 내한한 파리오페라발레단

입력 2023-03-10 10:34 수정 2023-03-10 10:45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
"발레는 감정을 전하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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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
"발레는 감정을 전하는 예술"


발레의 고전으로 불리는 〈지젤〉의 이야기는 어찌 보면 뻔합니다.

1막에선 시골 소녀 지젤이 신분을 숨진 귀족 청년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집니다. 마을에선 축제가 벌어지고 생명력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알브레히트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은 알게 된 지젤은 죽음을 맞이하고 2막에선 유령이 된 지젤과 절망에 빠진 알브레히트가 등장합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이 공연한 〈지젤〉파리오페라발레단이 공연한 〈지젤〉

180년이 넘은 이 단순한 스토리가 사람들에게 여전히 감동을 주는 이유는 뭘까요. 30년 만에 한국을 찾은 파리오페라발레단(POB)은 어제(9일) 그 답을 보여줬습니다. 주연을 맡은 두 수석 무용수(에투알) 미리암 울드-브라암과 제르맹 루베는 한국에도 팬이 많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들은 단단한 내공을 보여줬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파리오페라발레단만의 지젤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부분을 특히 신경 썼나?
(호세 마르티네즈 예술감독) 지젤은 19세기 만들어진 전통적인 작품이다. 오늘날의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그게 가장 큰 걱정이자 과제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이 공연한 〈지젤〉파리오페라발레단이 공연한 〈지젤〉

(제르맹) 내가 12살 때였나 처음 본 발레작품이 지젤이었다. 그때 느꼈던 감정과 감동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1부에서는 사랑에 빠진 알브레히트가 2막에선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절망에 빠지게 된다. 그 감정선을 유지하는 게 제일 어려웠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이 공연한 〈지젤〉파리오페라발레단이 공연한 〈지젤〉

-주인공으로 함께 춤을 추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미리암) 제르맹과 워낙 호흡이 잘 맞아서 춤을 춘다는 느낌이 아니라 내가 지젤이고 제르맹이 알브레히트라는 느낌이 든다.

(제르맹) 미리암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니 놀랍다. 같이 호흡을 맞출 때 나 역시 너무 편안하고 자연스럽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게 된다. 춤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는 느낌이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이 공연한 〈지젤〉파리오페라발레단이 공연한 〈지젤〉
-파리오페라발레단은 밝은 느낌의 〈지젤〉을 연기하는 것 같다.
(미리암) 지젤은 프랑스 발레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리는 다리의 섬세함을 기술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다리의 움직임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섬세하게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발레는 옛날 장르다. 현대인들에게도 의미가 있나?
(호세) 발레는 몸으로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장르다. 같은 지젤이라도 과거의 발레가 다르고 오늘의 발레가 다르다. 해석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늘의 지젤은 다음번엔 다른 지젤이 될 수 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이 공연한 〈지젤〉파리오페라발레단이 공연한 〈지젤〉

-파리오페라발레단은 러시아 볼쇼이발레단과 함께 세계 최고로 꼽힌다. 두 발레단의 차이가 있다면?
(미리암) 20년 전만 해도 프랑스 발레와 러시아 발레는 차이가 있었다. 러시아 발레가 주로 팔과 상체를 사용한다면 프랑스 발레는 발의 테크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닮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받아들여 둘 다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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