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부터는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두번 울리는 가해자나 재판부의 대처를 다뤄보겠습니다. 먼저, 한 보험사 간부가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직원 옷에 손을 넣었는데, "손이 차가워서 녹이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진상 조사를 위해 본사에서 나온 임원은 실적을 운운하면서 피해자들을 압박했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월 경기도에 있는 흥국생명 한 지점 내부 모습입니다.
지점장 A씨가 사무실에 앉아있는 여직원에게 다가갑니다.
자신의 양손을 직원의 윗옷 안에 넣고 웃습니다.
직원이 손으로 밀치며 거부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다가 강하게 뿌리치자 그제야 자리를 뜹니다.
잠시 뒤 다른 직원에게도 같은 행동을 했습니다.
[피해 여직원 : 또 다른 언니가 또 비명을 지르더라고요. 5분 뒤에 다시 또 왔어요.]
며칠 뒤 A씨는 직원들에게 사과를 하면서도 지점에 불이익이 올 수 있으니 알리지 말라는 취지로 말합니다.
[A씨/흥국생명 지점장 (지난 2월 13일 / 회의 중) : 본사에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모르겠어. 외부에 나가면 간단한 문제들은 아니거든요.]
이후 본사에서 성추행 사건 진상조사를 위해 임원 B씨가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업무 실적 이야기만 오갑니다.
[B씨/흥국생명 임원 (지난 2월 16일 / 회의 중) : 제가 왜 왔겠습니까? 돈 벌러 나온 거 아니야? 돈 못 벌면서 왜 앉아있냐고. 뭐 이런 지점이 있어.]
듣다 못한 직원들이 회의실을 나가자, 협박으로 들릴 만한 말도 합니다.
[B씨/흥국생명 임원 (지난 2월 16일 / 회의 중) : 두 사람(피해 여직원)도 자를 거야. 지점장이 30년지기 친구지만 오늘 잘라줄게요. 속 시원해?]
흥국생명 측은 피해 여직원의 경찰 신고 이후 지점장 A씨를 그만두게 했습니다.
[A씨/흥국생명 지점장 : 날씨가 추워서 손이 차가웠어요. 우리 어릴 때 장난치는 거 있잖아요.]
또 임원 B씨도 2차 가해를 이유로 해임했습니다.
(경기부천원미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