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국립공원의 날 기념식에서 나온 말입니다.
[한화진/환경부 장관 : 멸종위기종을 보존하는 등 자연자원의 보존과 복원을 강화하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환경부는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사실상 허가하면서, 환경파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전국 국립공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기자]
이곳은 무등산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제3회 국립공원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행사 장소이기도 한데요.
한쪽에서는 지금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안 된다는 반대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립공원 입구로 들어가는 쪽에는 경찰이 배치되어 있어서 아예 통제가 되고 있습니다.
[황병순/강원 양양군 석교리 : (새벽) 5시에 출발해서 여기 왔어요. 저희 설악산 바로 밑에서 살거든요.]
[박미경/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 국립공원의 날 직전에 설악산 케이블카가 승인이 돼서 '최악의 국립공원의 날'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케이블카가 들어설 강원 양양군 곳곳엔 환영 현수막도 붙어 있습니다.
[김성광/카페 운영 : 관광사업이 침체해 있는 상태에서 유일한 돌파구는 케이블카다.]
하지만 상권이 살아날지 의문이란 반응도 나옵니다.
[관광객 : 온천도 다 문 닫고, 케이블카 단지 하나 보고 오겠나.]
이곳이 케이블카가 오르내리는 거점, 하부정류장이 세워진다는 공간입니다.
아직 공사 전이라 뭐가 있진 않은데요.
케이블카는 이곳에서 출발해 3.3km 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산 위로 올라가보니, 케이블카 기둥이 세워질 위치가 표시돼 있습니다.
이런 큰 기둥 6개와, 또 다른 정류장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산양과 하늘다람쥐, 담비 등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살고 있는 지역입니다.
국화방망이, 백작약 등 희귀식물도 발견됩니다.
[김경희/강원 양양군 간곡리 : 국립공원이면 전 국민의 것인데, 양양 것이 아니잖아요.]
환경부는 나쁜 영향을 줄이겠다고 합니다.
[정혜원/원주지방환경청 환경평가과 : (산양이) 다른 방향으로 이동을 할 수도 있고, 사업 전후에 충실한 모니터링을 통해서…]
하지만 전문가 생각은 다릅니다.
[조영석/대구대 생물교육과 교수 : (산양이) 다른 데 어디로 가냐는 거예요. 동물들이 죽어 없어지는 가장 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분산(원래 살던 곳에서 흩어지는) 과정에서 죽어요.]
하지만 설악산을 시작으로 다른 국립공원에서도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북 영주시청 : 설악산이랑 저희 소백산이랑 조건이 거의 비슷해요. 양양(케이블카 사업)이 오케이 된 바람에 사실 탄력은 더 받겠죠.]
[전남 구례군청 : 추진에 약간의 동력을 더 얻었지 않았나. 작년에 (환경부로부터) 반려받았지만, 검토를 해서 다시 신청하려고…]
전국 22개 국립공원 면적은 우리나라 면적의 4%에 불과합니다.
[김명길/강원 양양군 석교리 :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몇 안 되는 국립공원들, 그거 왜 만들어놨는데요. '그것만이라도 보전하자' 그렇게 만들어 놓은 거 아니에요.]
국립공원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연생태계와 경관 보전을 전제로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보호지역이다,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글입니다.
더 늦기 전에, 국립공원이 무엇인지, 다시 기억해봐야 할 겁니다.
(VJ : 황의연 / 영상디자인 : 조승우 / 인턴기자 : 박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