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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韓캐스팅 완벽해, 7번 봐주길"…'오페라의 유령' 13년만 귀환

입력 2023-03-06 18:30

'오페라의 유령' 13년 만 세 번째 한국어 공연 오는 30일 부산 개막
유령役 조승우 최재림 김주택 전동석, 크리스틴役 손지수 송은혜 등 캐스팅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 데니 베리 협력 안무, 신동원 프로듀서 공동 인터뷰
"韓관객과 '오페라의 유령' 연애 끝 결혼한 느낌…뮤지컬 시장 부흥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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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13년 만 세 번째 한국어 공연 오는 30일 부산 개막
유령役 조승우 최재림 김주택 전동석, 크리스틴役 손지수 송은혜 등 캐스팅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 데니 베리 협력 안무, 신동원 프로듀서 공동 인터뷰
"韓관객과 '오페라의 유령' 연애 끝 결혼한 느낌…뮤지컬 시장 부흥 뿌듯"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왼쪽부터)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이자 프로듀서, 데니 베리(Denny Berry) 협력 안무, 라이너 프리드(Rainer Fried) 협력 연출이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스앤코〉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왼쪽부터)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이자 프로듀서, 데니 베리(Denny Berry) 협력 안무, 라이너 프리드(Rainer Fried) 협력 연출이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스앤코〉

세기의 걸작, 살아있는 전설 '오페라의 유령'이 온다.

13년 만에 부산·서울에서 한국어 공연을 선보이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제작진이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날 인터뷰는 라이너 프리드 (Rainer Fried) 협력 연출, 데니 베리 (Denny Berry) 협력 안무,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이자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명작 '오페라의 유령'은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오페라의 유령과 프리 마돈나 크리스틴,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가면 속 감춰진 러브 스토리를 그린다.


전 세계 17개 언어, 188개 도시, 1억45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하고, 7개의 토니상과 4개의 올리비에상을 포함한 70여 개의 주요 상을 받는 등 역사상 가장 화려한 성공을 거둔 공연으로 꼽힌다. 지난 1월에는 브로드웨이 최초 35주년을 맞아 2000만 관객 돌파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올해 부산과 서울에서 만나게 될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공연은 2001년 초연, 2009년 재연 이후 세 번째다. 2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어 초연을 올리는 부산은 3월 30일부터 6월 18일까지 드림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서울 공연은 7월 14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 될 예정이다.

2001년 초연 이후 21년 간 단 두 차례만 성사된 한국어 프로덕션은 언제 공연될지 모를 '환영'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오리지널과 동일한 최상의 프로덕션 퀄리티를 유지 시키면서 초대형 프로젝트를 성사 시키는 자체가 쉽지 않아 월드투어보다 한국 라이선스를 더 만나기 어려웠던 것.

만반의 준비는 캐스팅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조승우 최재림 김주택 전동석, 크리스틴(Christine Daae) 손지수 송은혜, 라울(Raoul, Vicomte de Chagny) 송원근 황건하가 함께 한다.

또한 한국어 공연의 세트, 의상 등은 웨스트 엔드,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의 오리지널 디자인과 스케일 그대로 제작된다. 1988년 제작된 마리아 비욘슨의 오리지널 비엔나 무대 세트에 업그레이드된 테크니컬 요소를 반영했다. 마스크는 3D 방식을 도입했고, 의상과 소품은 영국, 호주, 한국 3개국에서 제작했다.

전세계를 휩쓴 팬데믹 시기에도 한국에서는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내한 팀이 공연을 올렸던 바,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은 신뢰의 연장선으로 성사 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은 "한국 관객과 '오페라의 유령'은 이제 결혼한 느낌이다. 빨리 만나고 싶다"고 기대감과 흡족함을 표했다.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왼쪽부터) 라이너 프리드(Rainer Fried) 협력 연출, 데니 베리(Denny Berry) 협력 안무,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이자 프로듀서가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스앤코〉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왼쪽부터) 라이너 프리드(Rainer Fried) 협력 연출, 데니 베리(Denny Berry) 협력 안무,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이자 프로듀서가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스앤코〉


-13년 만에 부산과 서울에서 한국어 공연을 앞두고 있다.
신동원 "나 역시 '오페라의 유령' 팬으로서 한국어로 공연 되기를 오랫동안 갈망했다. 이달 말 부산 공연을 앞두고 관객들과 만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라이너 프리드 "세 번째 한국어 공연을 올리기 위해 한국에 와 기쁘다. 빨리 부산에 가서 공연을 올리고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
데니 베리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한국에서 직접 훌륭하고 대단한 배우 분들과 연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으로 기록 된 '오페라의 유령'이 오랜 시간 생명력을 갖고 전세계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 받은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라이너 프리드 "굉장히 많이 받는 질문인데, 때마다 다양한 이유들을 말하게 된다. 일단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명작으로, 연출 안무 디자인 등 모든 것이 어우러진 걸작이라는 점이다. 공감을 일으키는 스토리는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않나 싶다. 작품이 담고 있는 깊이, 인물들의 감정 상태를 통해 관객들과 유대감이 형성되면서 본인들도 몰랐던 감정을 깨어나게 만드는 것 아닐까. 그것을 성공적으로 이뤄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사랑 받아 왔다고 생각한다."
데니 베리 "시간과 국적의 구애를 받지 않는 작품이다. 살면서 열렬한 사랑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이 없고, 거절 당할까 두려워 해본 적 없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런 깊은 감정을 다룬 작품이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세대를 뛰어넘는 작품이기 때문에 이번 공연도 사랑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3년 만에 한국어 공연이 성사될 수 있었던 계기와 과정이 궁금하다. 조금 더 공들여 준비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신동원 "전 세계가 코로나로 멈춰 있던 시기 '오페라의 유령'이 대한민국에서만 공연을 진행하면서 공연계는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이후에도 많은 한국 콘텐트들이 세계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글로벌 문화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럼에도 '오페라의 유령'은 단일 공연을 하기 굉장히 어려운 작품이다. '인터네셔널 투어'라고 해서 한 시즌을 준비하려면 5년, 10년을 봐야 한다. 전 세계 스태프가 참여하기에 현실적으로 제작비나 일정을 맞추는 것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엄두를 낼 수 없는 프로덕션이었는데,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면서 다시 한국어 공연을 해보고 싶더라. '오페라의 유령'은 투어든 한국어 공연이든 비용과 시간은 비슷하다. 한국 공연에 대한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반증 하는 부분이기도 해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이번 공연은 '어떻게 하면 오리지널리티를 살릴까. 본연의 공연 자체를 보여줄 수 있을까'에 가장 초점을 두고 30년 간 공연을 함께 해 온 장인들과 작품을 만들고 있다."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제작진이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스앤코〉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제작진이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스앤코〉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라이너 프리드(Rainer Fried) 협력 연출이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진행 된 공동인터뷰에 참석했다. 〈사진=에스앤코〉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라이너 프리드(Rainer Fried) 협력 연출이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진행 된 공동인터뷰에 참석했다. 〈사진=에스앤코〉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데니 베리(Denny Berry) 협력 안무가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진행 된 공동인터뷰에 참석했다. 〈사진=에스앤코〉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데니 베리(Denny Berry) 협력 안무가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진행 된 공동인터뷰에 참석했다. 〈사진=에스앤코〉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이자 프로듀서가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진행 된 공동인터뷰에 참석했다. 〈사진=에스앤코〉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이자 프로듀서가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진행 된 공동인터뷰에 참석했다. 〈사진=에스앤코〉


-2001년 초연 때와 비교한다면 올해의 공연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닐 것 같다.
라이너 프리드 "당시 뮤지컬 업계는 굉장히 작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랬던 업계가 '오페라의 유령'을 시작으로 뮤지컬 붐이 일어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성장했다. '오페라의 유령'이 그 시작점이 됐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한국어 공연은 이제 세 번이지만 투어 공연은 계속 진행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많이 공연된 적이 없다. 2019년도에 내한했을 때 내가 ''오페라의 유령'과 한국 관객 사이는 러브 어페어 같다'고 말씀 드렸는데, 이제는 '결혼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간 중간 관객 분들이 다른 뮤지컬과 연애 할 때도 있지만 결국 '오페라의 유령'으로 돌아와 주시지 않나 싶다.(웃음)"

-프로듀서의 말처럼 코로나 시기를 한국 관객들과 함께 보냈는데.
라이너 프리드 "팬데믹 시기에 대해 할 말은 너무 많다. 한국에서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건 제작진의 용기와 추진력, 그리고 고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평생 기억에 남을 일이라 생각한다. 코로나 초기, 한국 입국 2주 전쯤 친구들에게 '대구에 간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대부분 '지금 대구에 간다고? 미쳤어?'라는 반응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그 땐 대구 감염률이 아직 높았을 때였다.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는 우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에 가는 분위기였지만, 2~3주 정도 직접 지내 보니 가장 안전한 나라에 와 있더라. 다른 나라는 점점 더 감염률이 올라가기만 했다. 결과적으로 7개월 동안 공연을 했고 서울 공연은 연장까지 했다. 굉장히 큰 감사를 느끼고 있다.
코로나 기간 '오페라의 유령'은 전세계 중 유일하게 한국에서 공연을 했고, 관객들과 만난 공연 자체가 '오페라의 유령'이 유일무이했다. 다른 공연은 쉽게 추진하지 못해 친한 동료, 배우들은 일을 못했다. 외국인으로서 우리만 공연을 했다. 공연 기간 중 2주 간 자가 격리를 하기도 했는데, 그 때 난 전 세계적으로 인터뷰도 많이 했다. '한국에서 어떤 시스템으로 공연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안전하게 방역 지침을 지키고 있는지' 말씀 드렸다. '한국이 이 바이러스를 잘 통제할 수 있는 이유는 딱 하나다. 공동체로서 책임감이 강한 나라다. 문제점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인지하고 모두 다 한 마음으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공연할 수 있었다'고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 난다."


-작품 측면에서 변화되는 부분도 있을까.
라이너 프리드 "관객들이 알고, 사랑하는 그 프로덕션 그대로다. 큰 변화는 없다. 오리지널 프로덕션에 해를 끼치지 않게, 누가 되지 않게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한국에서는 한국 배우들이 연기를 한다. 각 나라 배우들과 일을 하면 그분들의 감정이나 문화에 따라 작품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지기도 한다. 한국 배우들은 열정이 상당하다. 이 작품에 어울리는 깊은 감정 또한 소유한 분들이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흥미롭고 설렜다."
데니 베리 "한 가지 비밀을 말씀 드리자면, 어느 나라에 가든 캐스트 된 배우들을 위해 선물을 남겨줬다. 안무나 연출 적으로 그 나라 배우와 프로덕션에 어울리도록 조금씩 변화를 주고는 했다. 독특함과 특별함을 위해서. 한국에도 특별한 선물을 남기고 갈 것이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찾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터뷰] "韓캐스팅 완벽해, 7번 봐주길"…'오페라의 유령' 13년만 귀환


-캐스팅 과정은 어땠나.
라이너 프리드 "여러 배경을 가진 배우들이 모인다는 것은 '오페라의 유령'에서는 흔한 일이다. 우리도 오디션 때마다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임한다. 배우들을 알아가면서 장점은 무엇인지, 역할에 어울리는 분인지 함께 찾아 나간다. 기본적 실력은 당연히 갖추고 있다는 전제 하에 각 캐릭터가 꼭 갖고 있어야 할 부분들을 보게 된다."
데니 베리 "'오페라의 유령'은 늘 캐스팅 과정 자체가 어려운 편이다. 일반적인 뮤지컬이 아니기 때문에 클래식 배경을 많이 요하기도 한다. 성악, 무용을 전통적으로 배운 분들이 유리한 편이긴 하지만 거기에 스토리텔링이 더해져야 한다. '이야기를 얼마나 전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어느 나라든 쉬웠던 적은 없지만, 이번 한국 캐스팅이 조금 더 어려웠던 이유는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보통은 같은 방에서 호흡하며 연습할 수 있었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캐스팅이 완성 돼 만족한다."
라이너 프리드 "덧붙이자면 진짜 긴장되는 과정이었다. 걱정을 굉장히 많이 하기도 했다. '우리가 제대로 한 것이 맞을까. 잘못한 것 아닐까' 걱정을 끌어 안고 한국에 왔는데 지금은 당당하게 'YES'를 외칠 수 있다. 배우들을 보면서 '캐스팅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 시즌 유령은 조승우 최재림 김주택 전동석까지 무려 네 명의 배우가 캐스팅 됐다.
라이너 프리드 "(배우가 많으면) 솔직히 굉장히 피곤하다.(웃음) 일단 이번 연습 기간에는 초반 시간을 많이 늘렸다. 앙상블과 무용수들이 합류하기 전 연습할 수 있는 장면들은 미리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습량이 많아질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의외로 수월하게 진행 됐다. 당연히 배우들 덕분이다. 서로를 잘 서포트 해주고 인내를 많이 해주더라.
유령 배우들은 개성이 정말 다르다. 부산 무대에 오르는 조승우 배우는 연기를 많이 하셨던 분이다 보니까 그런 면에 특화돼 있고, 전동석 배우는 뮤지컬 적인 면에서 탄탄하다. 김주택 배우는 성악을 전공한 분이라 노래가 특출나다. 세 분만 봐도 각기 다른 예술 분야에서 오신 분들 아닌가. 매력 넘치는 배우들이 모였다. 크리스틴도 기본적으로는 성악을 전공한 분들이지만, 같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따뜻함과 연약함 ,청순함을 많이 가진 분들이더라. 적합했다. 배우들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각 배우들의 공연을 모두, 최소 7번은 봐 주시길 바란다.(웃음)"
신동원 "황금 조연 라인업도 빼 놓을 수 없다.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공연 역사를 함께 한 배우들이 많다. 그 분들이 작품의 깊이를 더해주지 않을까 싶다."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제작진이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스앤코〉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30일 부산 초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제작진이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에스앤코〉

-배우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라이너 프리드 "배우들이 나에게 던졌던 질문들이 흥미진진했다. 그 질문들 때문에 흡사 도전장을 받은 것처럼 고민을 해야 했던 순간들도 많았다. 그리고 오히려 난 그걸 즐겼다. 하하.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구체적인 질문들을 많이 해줬다. 그럼 난 반강제적으로 그것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고, '애초에 왜 이렇게 됐을까' 되새겨봤다. 그래서 연습 과정이 즐거울 수 있었다."
데니 베리 "전동석 배우와의 일화가 떠오르는데, 가면 무도회 장면에서 유령이 계단으로 내려와 자신이 쓴 오페라 악보를 극장주들에게 던져 주며 '나는 당신을 위해서 오페라를 썼다'고 말한다. 영어 대사로는 'YOU'라고 표기 되는데, 난 지금껏 당연히 극장주를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전동석 배우가 '그 YOU는 크리스틴 아니냐'고 하더라. 크리스틴을 위해 작곡을 한 것이니까. 그런 발상의 전환이 흥미로웠고, 나에게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로 다가왔다.
칼롯타와 피앙지 캐릭터도 이태리어 대사인데 한국어로는 '오 신이시여!'라는 뜻의 대사를 연기하면서 하늘을 향해 두 손을 펼치는 행동을 보였다. 지금까지는 한 번도 그렇게 표현한 적이 없어서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신을 향해 외치는 말로 느껴져서 그렇다'고 했다. 결과적으로는 서로에게 '어머나, 어떡해!' 정도의 뉘앙스를 주고 받는 것으로 정리 됐지만, 배우들을 통해 다시 생각하고 배우게 되는 지점들이 많았다."

-번역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는데, 대사에도 변화가 있을까.
신동원 "앞선 두 번의 공연을 진행할 땐, 크리에이터들과 소통에 있어 우리의 모든 의견이 반영될 수 없는 지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한국 배우 특성에 맞게 한국 정서에 맞게 수정이 됐다. 가사는 배우들이 연기하기 편한 방식으로 변경됐고, 대부분의 부분에서 유연한 대처가 가능했다. 듣기 쉽고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라이너 프리드 "개인적으로 각 나라의 모국어 공연을 좋아한다. 성취감이 크다. '번역을 통해 극을 어떻게 똑 같이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도 좋아한다. 연습을 하면서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인데,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이렇게 하면 너희 문화와 어울릴까' 많이 물었다."

-새롭게 시도되는 무대 장치들도 있다고. 완성도는 어떤가.
신동원 "목표가 오리지널리티이기 때문에 오리지널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투어 중인 세트가 아닌, 한국 공연 만을 위한 세트를 영국에서 제작해 똑같이 세워보는 작업까지 거쳤다. 마법 같은 장면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셋업 하고 있다. 의상 가발 특수분장 등 필요한 요소들도 전 세계에서 제작됐다. 많은 나라, 스태프들이 한국어 공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예술 작품 같은 무대가 될 것이라 믿는다."

-서울에 앞서 부산 초연으로 막을 올린다.
신동원 "지방 공연을 장기로 계획 한 것은 아주 오래 된 고민이다. 2000년대 초부터 지역 공연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고 준비해 왔다. 다만 이전에는 큰 공연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 현지에 아예 없었다. 하지만 지금 부산에는 드림 시어터라는 뮤지컬 전용 극장이 생기면서 2019년 이후 많은 작품들이 공연됐고, 관객들도 '이 공연장에 가면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갖게 됐다.
그럼에도 '부산에서 100회 공연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부담감은 있었는데, '마켓이 성장하고 있고, 대한민국 남부를 모두 책임질 수 있는 부산이라면 할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연 기간이 서울보다 앞서게 된 것은 공연장 상황 때문이었다. 이제 한 마을이 움직일 정도로, 약 200여 명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부산으로 내려가 6개월 간 상주하게 된다. 경제에 미칠 영향도 클 것이라 생각한다. 부산 시장이 서울 못지 않은 뮤지컬 시장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인터뷰] "韓캐스팅 완벽해, 7번 봐주길"…'오페라의 유령' 13년만 귀환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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