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인물 360] '두 얼굴의' 정순신…검사시절엔 인권감독관 맡았다

입력 2023-03-03 20:35 수정 2023-03-03 21:4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때린 것이 있으면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언어폭력이니 맥락이 중요한 것 같다",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철회된 정순신 변호사가 학교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아들을 위해서 소송하는 과정에서 한 말입니다. 오늘(3일) 인물 360은 정 변호사가 검증을 통과해서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그 '맥락'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박병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병현 기자, 정 변호사 이력을 보니까 검사 시절에 인권감독관을 했던 게 눈에 띄네요?

[기자]

맞습니다. 정순신 변호사는 2018년부터 2019년에 걸쳐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을 맡았습니다.

검사들이 수사 과정에서 인권을 침해하는지 감독을 하는 자리입니다.

인권 보호의 최전선입니다.

[앵커]

그런데 자기 아들을 위한 소송이, 피해 학생 입장에서는 인권 보호가 아니라 침해 아니었을까요? 

[기자]

그래서 두 얼굴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더욱이 그 소송은 정 변호사가 이 인권감독관일 때 진행됐습니다.

극단 선택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피해학생에게는 다시 한번 고통을 준 셈입니다.

[앵커]

그런데도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이 됐었던 건데, 그러니까 검증을 통과했다는 얘기인거죠?

[기자]

그래서 시민들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런 문제가 있는데도 어떻게 그 자리에 앉힐 수 있냐는 겁니다.

하지만 인사권자가 있는 대통령실은 몰랐다, 추천했던 윤희근 경찰청장도 몰랐다, 검증 책임이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몰랐다고만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정 변호사는 검증 과정에서는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사전검증질문지에는 소송 사건을 묻습니다. 

정 변호사는 '아니요'라고 답했습니다.

본인 스스로 현재형으로 이해해서 아니라고 답했다는 겁니다.

아들 징계 소송에 이어 검증에서도 제도의 허점을 교묘히 파고들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말을 안 해서 몰랐다'라는 건 '자백을 안 해서 수사를 못 했다'라는 것과 같은 얘기 아닙니까?

[기자]

정 변호사에게 유리한 제도의 허점, 검증 책임을 회피할 때도 등장합니다.

한동훈 장관은 본인이 알리지 않으면 개인정보보호 문제 때문에 자녀 학폭을 알 수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미 언론 보도로 나온 바가 있잖아요.

[기자]

2018년에 이 사건이 이미 보도가 됐습니다.

이후 정 변호사인 검사 시절, 검사장 승진을 위한 법무부의 검증도 있었습니다.

특히 검사와 관련된 보도가 나오면 법무부와 대검이 관련 내용을 파악해 장관과 총장에게도 보고합니다.

그래서 승진이 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당시 법무부가 이 문제도 이미 고려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옵니다.

[앵커]

그러니까 몰랐다라는 걸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겠냐라는 거죠?

[기자]

그래서 검사 출신인 정 변호사를 바로 검사들이 검증을 하면서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등장하는 겁니다.

법무부에서 검증을 하는 인사정보관리단 중 세 명이 검사입니다.

그 위의 책임자인 한동훈 장관도 검사 출신입니다.

대통령실을 보면 인사기획관실의 인사기획관이 검찰 출신, 인사비서관은 검사 출신입니다.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도 검사 출신입니다.

수사할 때 들이댔던 날카로운 칼이 왜 유독 정 변호사 앞에서 무뎌졌는지 의문이 드는 겁니다.

[앵커]

그리고 한동훈 장관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정 변호사하고 같이 근무를 했던 적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정 변호사가 문제의 소송을 했을 때 또 인권감독관을 하던 시기에 한동훈 장관은 중앙지검 3차장 그 위에 중앙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었습니다.

명쾌한 설명이 없는 상황 속에서 또 법이 약자 보호가 아닌 강자를 위해 쓰였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허탈과 좌절 그리고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경찰, 정순신 수사 착수…'자녀 학폭소송 은폐' 혐의 "정순신 아들과 수업…'무죄'라 떠들고 다녀" 피해자의 고통 학폭 강제전학에도…수능 100%로 서울대 간 정순신 아들
광고

관련이슈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