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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피기 전에 망한다' 벼랑 끝 지방대…"애들이 없어요"

입력 2023-03-01 21:20 수정 2023-03-0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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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끝난 대학 정시 모집에서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과가 있는 지방 대학이 14곳이나 나왔습니다. 지방대 위기를 놓고 벚꽃 피는 지역 순서대로 망한다고 빗대고는 하는데, 이 대로면 벚꽃이 피기도 전에 망할 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먼저, 김나한 기자가 직접 대학들을 가봤습니다.

[기자]

2020년에 문을 닫은 부산의 한 대학입니다.

출입 금지라고 적힌 현수막이 보입니다.

굳게 닫힌 출입문 뒤론 나무만 무성하고 캠퍼스는 텅 비었습니다.

5톤 트럭이 들어옵니다.

폐교한 대학 자료를 싣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폐교 대학 자료를 보관하는 한국사학진흥재단에 옵니다.

지금은 남은 공간이 없을 정도입니다.

[변인영/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구조개선지원센터장 : 향후 1년 이내에 전체가 다 포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학생 수가 줄면서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뺀 대부분 대학은 위기입니다.

실제 올해 정시모집에서 전국 14개 대학 26개 학과에는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정시 지원자 0명인 학과 수는 매년 늘어서, 올해는 3년 전의 9배에 달합니다.

추가모집도 3대 1을 넘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횟수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어 사실상 선착순이나 마찬가집니다.

이러다 보니 지역 상권도 같이 무너집니다.

15년 동안 학교 앞에서 자리를 지켰던 치킨집도 힘듭니다.

[대학 앞 치킨집 사장 : 너무 없어요 애들이. (학교에) 한 달에 한 번 올라갈까 말까 해요 배달을. 전 같으면 낮에만 해도 한 스무 번씩 올라가고 했거든요.]

복사하는 곳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강홍대/대학 앞 복사집 사장 : 20년 지났는데 지금은 학생들이 거의 없어요. 과가 없어지는 과도 한 번씩 있고. 요즘 점포가 내놓은 게 많아요. 장사가 안 되니까 밥집이고 뭐고…]

올해 수능 응시생은 41만 명대로 추정됩니다.

1994년 수능이 시작된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습니다.

지난해에 비해서도 3만여 명이 줄어든 거라 지방대 위기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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