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처절했던 마약 중독 탈출기…"처벌만큼이나 재활지원 절실"

입력 2023-03-01 20:36 수정 2023-03-01 22:0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오늘(1일) 밀착카메라는 마약 중독에서 탈출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처벌보다 중요한 걸 우리가 놓치고 있다고 했는데요. 재활을 할 공간이 턱없이 모자르다는 겁니다.

이예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강아지에게 옷을 입히고 밖을 나섭니다.

[A씨/25세 : 치유야, 일로 가자! 일로 와! 중독으로부터 치유됐으면 하는 마음에 '치유'라고 붙였어요.]

3년 전까지만 해도 마약 중독자였습니다.

[A씨/25세 : 다이어트약부터 시작해서 대마초, 허브, 케타민… IQ가 60까지 많이 떨어졌어요. 환청, 환각도…]

어머니는 일도 관두고 옆을 지켰습니다.

[A씨/25세 : 만약에 재발을 하게 되면 다시 부모님도 또 못 보고. 지금은 마약이랑 바꾸기엔 잃고 싶지 않은 게 많아요.]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도 자주 만납니다.

취재진도 모임에 함께 가 봤습니다.

[A씨/25세 : 어제도 잘 지냈는지, 오늘은 잘 지냈는지. 서로 같이 응원해주고.]

한쪽에서 영상을 편집하는 20대 남성.

마약을 끊어내는 힘든 과정을 그대로 유튜브에 올려 왔습니다.

[이동재/24세 (화면제공: 유튜브 '마쓰형') : 아직 내 몸이 마약을 기억하고 있구나 느꼈고…]

[이동재/24세 : 뭐 하나 꾸준히 해본 적 없는데, 매일 영상 찍으면서 자존감도 높아진 것 같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40대 남성.

평범한 일상은 남 얘기였습니다.

[B씨/49세 : {언제 처음 약을 접하셨어요?} 14살 때요. 본드 불고, 가스 불고. 그러다 보니 점점 강한 걸 찾고, 자극을.]

전철을 타고 향하는 곳은 병원입니다.

[B씨/49세 : 당연히 (끊기) 힘들었죠. 약을 한 세월이 20년이 넘는데. 꾸준히 나하고 한 약속 지키는 거예요.]

식약처 산하 중독재활센터에서 교육도 꾸준히 받습니다.

[김영호/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 선택해야 해요. 변화할 건지, 아니면 영원히 상처받고 살 건지. 만성 질환이면서 뇌 질환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관리하는 훈련법을 배우고.]

하지만 이 센터는 전국에 두 곳뿐입니다.

[박영덕/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장 : 서울하고 부산만 있을 게 아니라 각 시도에 다 배치돼 있어야…]

민간에서 운영하는 시설도 있지만 총 4곳으로, 20여 명만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마약사범 수가 우리와 큰 차이가 없는 일본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습니다.

[마쓰우라 요시아키/일본 민간재활센터장 (재일 동포) : 일본 전역에 (민간 센터) 약 90곳이 있고, 2천여 명이 입소했어요. 복지시설로 등록도 가능해졌고요.]

전체 마약 사범의 30%에 이르는 여성들은 재활에 더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A씨/25세 : 여자 입소할 곳은 사실 없어요, 우리나라에. 정신병원 퇴원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가 제일 힘들었던…]

전문가들은 더 이상 단속과 처벌에만 집중해선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최진묵/민간 중독재활센터 인천센터장 : 사회에 적응하는 문제가 진짜 그들이 겪는 고통인데. 결국 이것도 국가에서 해야 하는 일이에요.]

마약 중독자들은 출소 이후가 가장 큰 고비였다고 말합니다.

도움받을 곳이 없었다는 겁니다.

치료와 재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마약 문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작가 : 유승민 / VJ : 김원섭·황의연 / 인턴기자 : 이새롬)

관련기사

[퍼센트] '마약청정국' 지위 상실 7년…치료는 2.4% 뿐 [인터뷰] 최진묵 마약류 중독치료센터장 "중독은 뇌 질환, 치료 필요" 윤 "10년 전엔 마약 청정국, 어느 때부터 검찰은 손 놓고 경찰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