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고지를 러시아에 뺏긴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가 전쟁 1주년이 되는 날, 기적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종료 1분 전 극장골을 넣었고 승부차기에선 골키퍼가 슛 세 개를 막아내 유로파리그 16강에 올랐습니다.
문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 스타드 렌 2:1 (4 PK 5) 샤흐타르|유로파리그 16강 플레이오프 >
골키퍼 바로 앞에 떨어진 공을 낚아채 골 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핸드볼 반칙이 선언되면서 샤흐타르의 골은 지워졌습니다.
위기는 이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렌의 역습에 한 골을 내주며 1, 2차전 합계 2-2로 연장까지 가야했고 긴 패스에 뒷공간이 뚫리면서 탈락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결국 경기 종료를 딱 1분 남긴 순간 믿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렌의 수비수가 패스를 걷어내려다 자책골을 기록해 샤흐타르에 첫 번째 기적이 일어난 겁니다.
이어진 승부차기는 더 극적이었습니다.
샤흐타르 골키퍼 트루빈이 상대 슛을 두 번이나 막아내며 3-1까지 앞섰지만, 다시 동점을 허용해 계속 이어진 대치 상황.
결국 일곱 번째 키커의 마지막 슛을 골키퍼가 다시 한 번 쳐내면서 승리를 완성했습니다.
[현지 중계 : 그들은 조국을 위해 싸웠습니다! 그들의 클럽을 위해 싸웠습니다!]
1년 전,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면서 연고지 도네츠크를 빼앗긴 샤흐타르.
유스팀 코치가 사망하는 아픔도 겪었지만 꿋꿋이 수도 키이우에서 훈련을 이어가면서 결국엔 드라마같은 16강 진출을 이뤄냈습니다.
샤흐타르 구단은 승리 뒤 가장 먼저 "전쟁 1주년을 맞아 우크라이나 국군에 감사한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