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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딥] 지적장애도 보통도 아닌 '경계선 지능인'? "자립가능한 환경 만들어줘야"

입력 2023-02-24 13:56 수정 2023-02-24 14:08

지적장애도 보통도 아닌 경계선 지능인? 학폭 당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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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도 보통도 아닌 경계선 지능인? 학폭 당해도...

[김은주/경계선 지능인 학생 어머니 : 나이 먹어가는데. 그 또래에 맞게. 근데 그게 안 되는 거예요.]

[이씨/경계선 지능인 학생 어머니 : 어린이집 때부터 아이가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걸 느꼈는데 크면 괜찮겠지, 크면 괜찮겠지 했었어요.]

지적 장애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평균 지능에는 못 미치는 '경계선 지능인.' 들어보셨나요?

느린 학습자라고도 불리죠.

이런 경계선 지능인은 80만명 정도.

초중고 학생 10명 중 1명이 경계선 지능인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들은 지적능력이 71에서 84 사이에 있기 때문에 IQ 70 이하인 지적장애인과 달리 법적 지원을 받지 못합니다.

그럼 이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요?

취재진이 유년기부터 청소년기에 접어든 경계선 지능인들의 일상을 두 달간 지켜봤는데요.

수업에 집중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아냐. 바로 앉아. 이제 조금 있으면 뗄거야. 바로 앉아.]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습부진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씨/경계선 지능인 학생 어머니 : 계속 알려줘도 안 되는 거야. 글씨를 읽게 하면 빼고 읽거나 아니면 글씨를 만들어 읽거나..]

문제는 이렇게 느린 아이들이 학교폭력에 노출돼 있다는 건데요.

자신이 따돌림을 당한다는 걸 알지 못하거나

[정진희/경계선 지능인 학생 어머니 : (친구들이) 원시인 놀이하자고 같이 웃통을 벗자고 했대요. 옷을 들고 도망을 갔었고… 저희 아이 성기를 발로 밟고 실핏선이 다 터지는...]

표현이 서툴러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김은주/경계선 지능인 학생 어머니 : 면박을 주고…미안하다고 쪽지를 적으면 애들 보는 앞에서 쪽지를 찢어버리고…무서워하더라고. 학교에 못 가겠다는 거예요.]

이런 아이들에게 학교는 울타리가 돼주지 못했습니다.

[정진희/경계선 지능인 학생 어머니 : 남자아이들 간의 가벼운 장난이라는 판결이 돼서…. 느린학습자가 뭐예요? 경계선 지능이 뭐예요? 담임 선생님도 물어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학교도, 사회도 이들의 처지를 잘 모르는 탓에 부모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하씨/경계선 지능인 학생 어머니 : 제일 걱정되는 게 일단 당장 고등학교에 어떻게 가지. 특성화고 얘한테 맞는 게 있나…. 얘가 군대 가면 잘 적응할까]

경계선 지능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성장하면 할수록 지적인, 사회적인 격차가 드러나면서 만성적인 실업군이나 고립된 1인 가구가 되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여러 가지 지원이 제공되는 게…]

그나마 다행인 건. 지자체에서 조금씩 이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윤주/의정부시 사회복지관 서비스 제공기능 팀장 : 양육자분들의 우울감이랑 스트레스가 너무 높은 거예요. 그래서 가정으로 틈새 지도사를 파견한다거나 어머니나 양육자들 심리치료..]

보다 못한 부모들이 서로 도와가며 눈높이 교육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짜잔! 버스가 여기 있는데…짜잔. 그렇지? 그래도 너무 잘했다.]

비슷한 상황의 친구들이 모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데요.

이렇게 맞춤식 적응 훈련을 하면서 따돌림에 대한 아픔을 극복한 사례도 있습니다.

[하씨/경계선 지능인 학생 어머니 : (학교에서) 줄넘기 잘하니까 같이 하자라고 해서 그 한마디에 목숨 걸고 1등하고 하니까...]

느리고 뒤처질 수밖에 없는 아이들.

경계에 선 아이들을 위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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