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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썰] 도난 차량인데 주차비 553만 원…차 주인이 내라?!

입력 2023-02-23 13:03 수정 2023-02-23 19:00

호텔 지배인으로 위장 취업한 뒤 현금과 차 훔쳐 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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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지배인으로 위장 취업한 뒤 현금과 차 훔쳐 도주

                          경기 화성시 호텔에서 돈 훔치는 모습〈화면출처: JTBC 뉴스룸〉 경기 화성시 호텔에서 돈 훔치는 모습〈화면출처: JTBC 뉴스룸〉
지난해 12월 22일, 경기 화성시에 있는 한 호텔.

한 남성이 무인계산대를 열어 현금을 꺼낸 뒤 주머니에 넣습니다.

이 남성, 호텔 지배인인 50대 김모 씨입니다.

한 달 반 정도 이곳에서 일했는데, 가불받은 돈과 호텔 금고에 있던 돈 등 3천2백만 원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호텔 업주 차 타고 도주하는 모습〈화면출처: JTBC 뉴스룸〉 호텔 업주 차 타고 도주하는 모습〈화면출처: JTBC 뉴스룸〉
채용 당시 김씨가 낸 이력서는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여러 펜션 등에서 일했다고 했는데, 아예 없는 장소이거나 근무한 적이 없었던 겁니다.

월급을 미리 받기 위해 호텔 업주에게 "하나뿐인 딸이 희소 암에 걸려 죽을 처지"라고 말하며 속이기도 했습니다.

김씨는 호텔 업주의 차를 훔쳐 타고 도주했습니다.

서울 강남으로 간 뒤 한 민영주차장에 차를 버리고는 잠적했습니다.

                              경기 하남시 병원 터는 모습〈화면출처: JTBC 뉴스룸〉 경기 하남시 병원 터는 모습〈화면출처: JTBC 뉴스룸〉
김씨가 경찰에 붙잡힌 건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지난 5일이었습니다.

경기 하남시에서 병원과 학원 등 9곳을 털어 현금과 전자제품 등 1천5백만 원을 훔친 혐의입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와 도박자금이 필요해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 호텔 업주는 김씨가 검거되고 나서야 자신의 차가 어디에 있는지 경찰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문제는 주차비였습니다.

일최고 요금 제한이 없는 주차장이다 보니 주차요금이 '553만 원' 정도 나온 겁니다.

                    서울 강남 민영주차장에 주차된 피해 호텔 업주 차량〈화면출처: JTBC〉 서울 강남 민영주차장에 주차된 피해 호텔 업주 차량〈화면출처: JTBC〉
주차장 측에서 전후 사정을 듣고는 151만 원으로 깎아주겠다고는 했지만, 이 또한 호텔 업주 몫입니다.

주차비를 내지 않고 주차장 측을 상대로 차량 인도 소송을 걸 순 있지만, 소송 기간과 비용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해입니다.

호텔 업주가 주차비를 낸 뒤, 차를 훔친 김씨에게 민사 소송을 거는 것도 실익이 없습니다.

김씨가 돈을 이미 다 써버려 빈털터리 신세고, 여러 차례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 감옥 생활도 오래 해야 할 처지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업주는 151만 8천 원을 내고 차를 찾아왔습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 21일, 김씨를 특가법상 절도와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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