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에 대한 입장을 다시금 상세하게 표명했다.
박지원 하이브 CEO는 21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SM 지분 인수를 적대적 M&A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카카오가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는 전제 하에 해당 사업적 제휴 내용이 SM에 도움이 된다면 우리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CEO는 "하이브는 북미 시장에서 방탄소년단(BTS)이 거둔 큰 성과나 이타카 홀딩스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로 SM 아티스트의 북미 진출을 도와줄 수 있다"며 "SM의 동남아·중국에서의 압도적인 인프라는 하이브 아티스트의 시장 진출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SM의 자체 혁신안 'SM 3.0'에 대해서는 "멀티 레이블 체제는 하이브가 약 3년 정도 준비 기간을 갖고 준비한 것이기에 이미 충분한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이는 SM의 성장에도 도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경준 하이브 CFO 역시 "SM 3.0 전략은 멀티 레이블·플랫폼 전략과 IP(지식재산권)를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하이브가 오래전부터 해온 전략이다. SM의 전략 실행에도 큰 도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동의의 뜻을 더했다.
이와 함께 박지원 CEO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도 SM 인수에 대한 뜻을 언급하며 "코로나19 대확산 기간 급격히 성장했던 K팝은 그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K팝의 모멘텀이 이미 정점에 달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장 영광스러운 시절이 가장 위험한 시기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K팝의 성공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 공식과 방법이 노출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50억 달러(약 6조5천억원) 규모의 K팝 시장이 전체 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작다. 우리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긴 싸움을 앞두고 있다. 다양성은 우리의 생존에 있어 핵심 원칙이다"고 덧붙였다.
또 "언젠가 사람들이 K팝을 더 듣지 않을까 두렵다. K팝의 전 세계 영향력을 유지하고 주류로 만들기 위해서는 SM 인수가 필요하다. 하이브는 SM 아티스트를 지원하고 그들의 존경과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하이브는 지난 10일 SM 창업자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매수해 SM 최대주주가 됐다. 하이브는 공개 매수를 통해 추가 지분 25% 확보에 나서며 SM 인수에 착수했다. 카카오와 손 잡은 SM 경영진은 "적대적 M&A"라고 비판하며 하이브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이에 박지원 CEO는 카카오와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며 "카카오와의 협력으로 SM 기업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