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항공이 미국·유럽처럼 먼 곳을 가려면 지금보다 마일리지를 더 써야 하도록 바꾸려다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죠. 정부와 여당이 나서서 연일 비판하고 나서자 오늘(20일) 결국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공분을 산 건 4월부터 대한항공이 적용하기로 한 새 마일리지 계산법입니다.
지금은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살 때 지역별로 공제했지만, 앞으로는 운항거리를 기준으로 공제하겠다고 한 겁니다.
이렇게 되면 멀리 갈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마일리지가 필요합니다.
인천에서 파리는 1만 마일, 워싱턴은, 2만 마일이 더 필요한 겁니다.
소비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셈법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전현수/서울 상암동 : (마일리지는) 어느 정도는 본인의 자산 가치로 보거든요. 그걸 일방적으로 약간 묵살당했다…불합리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거죠.]
지난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를 두고 '빛 좋은 개살구'라고 저격했지만,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항공 좌석을 늘리겠다고 할 뿐, 개편안은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버텼습니다.
이러자 또다시 정부와 여당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어제) : (개편안이) 더 유리하다고 국민에게 가르치는 자세로 나온다면 그런 자세가 근본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지난 17일) :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이 낸 혈세로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고 소비자를 우롱하면 되겠습니까.]
공정거래위원회도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약관을 조사하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대한항공은 사실상 백기를 들었습니다.
[대한항공 관계자 : 마일리지 관련해 현재 제기되고 있는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전반적인 대책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불만엔 꿈쩍 않다가 정부와 정치권 압박에 밀린 격이어서 대한항공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습니다.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