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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출신 기자에게 듣는다…강진 12일째, 현지 상황은 (알파고 시나씨)|월드클라스

입력 2023-02-17 08:48 수정 2023-02-1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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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상암동 클라스'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상암동 클라스 / 진행 : 이가혁·김하은


[앵커]

'월드클라스' 특별히 튀르키예의 대지진 소식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지난 6일 새벽에 튀르키예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했고 오늘(17일)로 12일째입니다. 기적의 구조 소식 또 이재민의 고통 많은 보도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자세하게 상황을 파악해 보는 차원에서 오늘 한국에서 활동하는 튀르키예 출신 언론인 알파고 시나씨를 모셨습니다.

[알파고 시나씨/기자 : 안녕하세요.]

[앵커]

사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드리기가 죄송스러울 정도로 상황이 연일 심각하고. 아까 김민관 기자 리포트도 보셨을 텐데 또 조금 전에 들어온 소식도 보니까 시리아, 튀르키예 국경지대 쪽에서 여진히 강하게 발생했다 이런 소식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마 알파고 씨도 현지에 친구, 가족 다 있으실 텐데 지금 그분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뭔가요?

[알파고 시나씨/기자 : 여진이 어느 정도 높아야지 한국까지 소식이 오는데, 사실 여진이 매일매일 있어요. 너무 높아야지 보도가 되거든요, 국제 언론에서. 그래서 지금 거기서 한국 구조대나 한국 언론인들 중의 통역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몇 명이 제 후배예요. 걔네들한테 제가 중간중간 연락을 하는데 '선배 가끔씩 아침에 지진 때문에 우리는 일어나야 잠이 깨요.'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돌아다니면서 무너진 건물들 보니까 자칫 잘못하면 우리도 여기서 죽는 거 아닌가. 그분들은 지진을 겪지도 않았지만 여진을 겪은 사람으로서도 그 사람들의 심리가 지금 안 좋아요. 하여튼 지금 제 지인들, 원래 거기서 사는 지인들이 다행히도 큰 피해를 보지 않고서 다 탈출했어요. 그래서 지금 직접 지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이제 뭐라고 해야 되나요. 지금 숫자는, 공식적인 숫자는 4만명이잖아요. 엄청난 큰 숫자예요. 지금 또 거기서 전염병이 확산될까 봐 우려가 너무 크고 왜냐하면 화장실 문제가 있거든요. 화장실이 없어요.]

[앵커]

바로 그 부분인데 지금 좀 충격적인 게 큰 여진이 나야 한국이나 국제사회에 보도가 되지 사실 그곳은 거의 매일 매 시간 여진이 일어난다 이런 말씀도 해 주셨고. 그런데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게 2차 피해입니다. 아까 말씀하신 대로 화장실 문제 그러다 보면 전염병이 돌 수도 있고요. 2차 피해 의식주를 떠나서 어떤 상황인가요? 심각한 상황인가요?

[알파고 시나씨/기자 : 일단은 지금 초기에는 약간 대응이 미흡했지만 최근에 와서 좀 웬만한 지역에다 정부하고 정부 지휘 하에 있는 기구들도 다 갔고 아니면 시민단체들도 다 갔어요. 그러다 보니까 거기서 텐트들 다 깔아주고 이재민들 숙박 문제를 극복하고 다음 급식 문제도 극복이 됐는데. 문제가 뭐냐 하면 아직도 충분히 텐트가 간 상황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갑자기 노숙자가 돼버린 사람 몇십만 명이에요.]

[앵커]

너무 많죠.

[알파고 시나씨/기자 : 그러다 보니까 지금 그 텐트들 안에는 원래 텐트당 한 가구로 해야 되는데 텐트당 적어도 두 가구, 세 가구예요. 진짜 그렇게 텐트 안에서 좁게 생활하다 보니까. 그리고 또 탈출하는 과정에서 아니면 구호되는 과정에서 크게 작게 다치신 분도 있을 텐데 이런 것들을 다 합치다 보니까 이 환경 속에서 전염병이 탄생하고 그 전염병이 확산되는 거 아니냐 하는 우려가 지금 국제단체들도 그런 우려를 하고 있고 국내에 있는 위생관리처들도 그런 우려를 하고 있어요.]

[앵커]

또 뿐만 아니라 지금 치안 상황도 상당히 걱정입니다. 현지 소식에 따르면 약탈이나 총격전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 좀 어떤가요.

[알파고 시나씨/기자 : 그거 약간 가라앉았어요. 처음에는 약간 좀 심각했었고 이제 아시다시피 무너진 건물들 너무 많고 현지에서 군인들이 구조활동을 해야 될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을 관리해야 될 것인지 아니면 치안을 해야 될 것인지가 다… 뭐라고 해야 되나요. 사람들 사이에 치안 문제가 터졌고 사실은 애초에 약탈하신 분들이 이틀이나 3일 동안 단체들 안 오니까, 시민단체들이나 아니면 구조대들 안 오니까 본인이 스스로 구조하거나 아니면 누구에 의해서 구조됐는데 그런데 아기는 밥을 줘야 하는데 가게들이 없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약간 약탈이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력, 생존본능으로부터 생겼다가 그것이 보도되면서 악한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이 분위기를 이용하고 원래 애초에 이재민들이 가서 그냥 우유 1리터짜리 정도를 가지고 갔었는데 나쁜 마음을 먹는 사람들이 거기에 들어가서 전자기기도 가지고 가고. 다만 국민들도 이걸 막고 싶은데 경찰이 없고 군인도 없다 보니까 이런 것들 영상을 찍고 인터넷에 올렸어요. '얘들아, 지금 약탈할 때 이거 약탈하는 거 아니지.' 그 영상들이 인터넷에 확산되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악순환인데 그걸 본 사람들이 이번엔 또 분노를 갖게 돼요. 지금 지진인데 사람들이 다 자기 힘을 모아서 여기 있는 이재민들한테 도와줘야 되는데 이 사람들 뭐 하냐라고 해서 또 그 약탈현상에 대한 어마어마하게 분노가 생겨서 이번에는 그냥 외부인으로 보이면 이 사람도 약탈하러 온 거 아니야라고 해서 또 폭행을 하고.]

[앵커]

서로를 의심하고 이렇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군요.

[알파고 시나씨/기자 : 그러다 보니까 원래 약탈하러 오는 사람도 아니고 자기 지인을 도와주려고 아니면 자기 친척이 거기 있어서 구조하려고 했는데 그 사람도 폭행당하고, 오인받아서.]

[앵커]

악순환이 있었군요.

[알파고 시나씨/기자 : 그래서 거기서 치안이 당분간 약간 망했는데 지금 다시 좀 원상복귀됐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그나마 다행입니다. 또 한 가지 팩트체크가 필요한 사안이 지진 현장에서 구조된 아기들을 누군가 유괴를 한다, 훔쳐간다 이런 보도도 있기는 하더라고요. 어떻게 된 건가요?

[알파고 시나씨/기자 : 사실은 99년에는 안 좋은 기억들이 있었거든요. 99년에도 튀르키예에 큰 지진이 한 번 있었고 그때 2만 명이 죽었었는데 그때 아기들 약간 납치됐어요, 안타깝게도. 그러다 보니까 다시 한 번 지진이 터지자마자 사람들이 '99년 때 있던 그거 다시 일어나면 안 된다'고 해서 언론에 많이 보도돼서 여성가정부는 철저히 그걸 막기로 했어요. 아기들의 납치를. 그래서 어떻게 됐냐 하면 병원에다가 어떤 사람이 와서 '애 주세요' 하면 무조건 DNA 검사를 하고 DNA 검사 결과가 맞으면 주고 안 맞으면 안 주고. 그리고 현지에 있는 구조대원들한테도 다 오더가 내려온 상황이에요. 혹시나 어떤 아동 12세 이하로 보이는 아기를 구조를 하게 되시면 누가 와서 친척이라고 해도 주지 마시고 일단 여성가정부에다가 갖다주세요.]

[앵커]

99년도의 사례가 지금 뒤늦게 나오는, 약간 팩트가 아닌 부분도 있는 거군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금 빠르게 진행하겠습니다. 이도성 기자.

[기자]

저희 취재진도 현지에 가 있는데 구호품이 속속 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이재민들 하루에 1끼 먹는다 이런 말도 있어서 지금 가장 필요한 구호물품은 뭐가 있을까요.

[알파고 시나씨/기자 : 안 그래도 텐트예요.]

[앵커]

텐트.

[알파고 시나씨/기자 : 조립하다가 뺐다 낄 수 있는 임시 집들 있잖아요. 이거 약간 많이 갔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하여튼 텐트, 텐트하고 담요.]

[앵커]

텐트하고 담요. 식량은 그나마 텐트, 담요에 비해서는 우선순위에서…

[알파고 시나씨/기자 : 식량 문제가 어느 정도 극복된 것 같아요.]

[앵커]

텐트와 담요가 제일 필요하다.

[알파고 시나씨/기자 : 그리고 화장실.]

[앵커]

화장실까지. 제 주변에도 개인적으로 성금이나 구호품을 보내려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 문제가 예상치 못한 우리 한국분들이 보내는 데 이런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영상으로 준비돼 있거든요. 잠깐 그 영상 보시고 대화 나누겠습니다. 보여주시죠.

[JTBC '뉴스룸' : 구호 물품을 튀르키예로 직송하는 인천 중구의 물류센터. 매일 50톤에 이르는 구호물품이 도착합니다. 여기서 4톤가량은 버려야 합니다. 쓰다 만 학용품부터 못 쓰게 된 생활용품까지. 사실상 버리는 물건들을 보낸 사례도 많습니다. 너무 심한 제품들이 많이 왔더라고요. 입던 속옷, 빨간색 하이힐…]

[앵커]

그러니까 좋은 뜻으로 보내기는 하는데 쓸모없는 물건이나 조금 더 불량 상태인 그런 물건을 보내는 경우가 있어서. 성금이나 구호품 보낼 때 이런 건 신경 썼으면 좋겠다, 조언을 해 주신다면.

[알파고 시나씨/기자 : 지금 여기 인터뷰에서도 나왔잖아요. 속옷 같은 거. 사실 옷도 소독을 해야 하는데 그래서 옷을 보낼 때는 새 옷을 보내면 딱 봐도 라벨이 있으면 아, 이건 새 옷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소독을 안 하고 바로 갖다줘도 되는데 그런데 중고품이면 보통 소독을 해야 되는데 거기 있는 사람들이 소독할 시간이 없어요. 그러면 소독이 왜 이렇게 중요한가. 이미 거기 지금 전염병 우려가 있는데 또 소독이 안 된 중고 옷이 오면 그 전염병 가능성을 더 자극시키거든요. 그래서 되도록 구호품을 보내주고 싶으신 분들이 약간 새 품목 보내주시면 감사해요.]

[앵커]

가급적 새 걸로.

[기자]

그리고 이번 지진이 사실 자연재해를 인간이 막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대비가 덜되지 않았나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앵커]

진짜 이런 비판이 나올 만도 한 게 지금 그래픽을 같이 한번 보실게요. 그러면 튀르키예에서 지진이 규모 6에서 7 정도 되는 지진이 그동안도 있었고 또 2020년에만 200명 넘게 지진으로 숨진 사례도 있어요. 수천 명이 다치기도 했고요. 그런데 실제 현지에서 여론이 어때요? 왜 대비가 안 됐다고 보세요? 지진이 생소한 나라가 아닌데.

[알파고 시나씨/기자 : 일단 언론은 통제된 상황이에요. 특히 지진 초기에는 시민들이 '국가가 어디 있었냐, 이거 국가냐'라고 하면 바로 거기서 생방이 끊기고 그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났거든요.]

[앵커]

이번 지진 때도?

[알파고 시나씨/기자 : 이번 지진 초기에는. 예를 들면 거기 생방송을 하고 있어요. 누구를 구조했는데 구조한 사람이 구조되면서 '나라가 그동안 어디 있었느냐' 이렇게 비난하는 소리를 하잖아요. 그때 생방이 끊겼어요. 이건 몇 개 있어요. 인터넷 들어가시면. 그래서 지진 초기에는 일단은 언론이 완전히 통제됐어요. 그리고 또 이제 쓴소리를 하는 앵커는 다음 날 해고당했고. 그러다 보니까 여론을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알 수가 없고 여론을 알려면 우리는 SNS를 확인해야 하는데 SNS에 있는 여론을 보면 상당히 정부를 향한 너무 크죠. 왜냐하면 일단은 군대가 너무 늦게 동원됐어요. 원래 애초에는 군대가 동원됐었어야 되는데 36시간 만에 동원됐거든요.]

[앵커]

하루가 더 지나서.

[알파고 시나씨/기자 : 생각해 보세요. 군대라는 질서가 너무 강한 집단이 애초에 투입됐었으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아마 구조됐을 거라고 다들 보고 있어요.]

[앵커]

큰 피해 상황을 한 10분 정도 생방송으로 여쭙는다는 게 조금 어떻게 보면 부족한 시간인데 끝으로 지금 튀르키예 현지 상황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지고 있다거나 또는 꼭 이 부분을 말하고 싶다는 게 있으면 방송을 통해서 말씀해 주시죠.

[알파고 시나씨/기자 : 사실은 약간 언론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거 뭐냐 하면 우리는 튀르키예하고 한국은 그나마 관계가 있어서 이렇게 크게 보도됐잖아요. 사실은 세계 곳곳에서 지진들이 일어나고 있고요. 국제화되고 싶은 한국은 이렇게 역사적인 인연이 있는 나라뿐만 아니라. 국제화가 된 시기이다 보니까 그리고 한국이 한류를 통해서 전 세계에 문을 열었는데 튀르키예에 관심을 갖는 만큼 다른 나라들도 이렇게. 미얀마에도 일어나고 있고 인도네시아에도 일어나고 있고 불과 얼마 전에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도 있고 남미 칠레, 페루 쪽에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나라들에게도 크게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대지진 12일째입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더 이상의 큰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생생한 현지 소식 전해 주신 알파고 씨 고맙습니다.

[알파고 시나씨/기자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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