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 ■인도네시아인 불법체류 현장을 보다
부산 사상구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
이곳에서 불법체류자들을 조직적으로 고용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취재진이 현장을 직접 찾았더니, 작업복 차림의 외국인이 줄지어 출퇴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출퇴근 모습 해당 건설현장에는 인도네시아인 10명이 불법 취업한 상태였습니다.
이들은 모두 E-9, 배를 타는 어업 비자로 입국해 건설 현장에서 일했던 겁니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은 최근 이들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습니다.
체류 기간이 남은 6명은 불법 취업했고 4명은 기간을 넘긴 불법체류자였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시공사 관계자를 만났더니 주저하다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시공사 관계자 "외국인 노동자를 못 쓰게 하면 일이 안 되니 불법인 줄 알면서 쓰게 됐다"며 "동탄에 있을 땐 80%가 외국인이었는데 그중에 합법은 절반밖에 안 됐다"는 현실도 이야기했습니다.
현장에 불법 취업한 인도네시아인 노동자들의 안전교육 이수증이 위조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브로커 조직이 만든 가짜 안전교육이수증 시공사 관계자는 "사람을 대주는 브로커들의 소행"이라며 "처음에 보내준 안전교육 이수증 몇 개는 맞았기에 그 뒤로는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돈 많이 벌게 해줄게" 가짜 자격증까지 만들어 빼돌리는 브로커 조직
취재진은 불법체류자에게 접근하는 브로커들의 범행을 추적해봤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빼돌리는 SNS 게시글 월 400만 원 이상 벌 수 있다며 조직적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린 휴대전화 번호와 돈다발 사진.
한국 내 취업을 알선하고 가짜 자격증도 만들어 준다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까지 있었습니다.
브로커들은 이런 수법으로 비교적 쉬운 어업 비자를 따게 한 뒤 다른 사업장으로 빼돌립니다.
여수 국동항에서 만난 조선현 전남 정치망수협 조합장은 "매년 전국 어민들이 겪는 연례행사가 됐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여수 국동항, 조선현 전남정치망수협 조합장 "브로커들이 밤에 연락해서 슬쩍 데리고 가버려 그 빈자리를 수소문한 불법체류자로 다시 채우는 일이 반복된다"라고도 했습니다.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어업 비자 노동자들은 건설 현장에서 위험에 노출되고,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어민들은 건설현장으로 빠진 외국인 노동자들 탓에 조업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이번에 붙잡은 불법체류자 전원을 귀국 조치하고 경찰과 함께 브로커 조직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