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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취업·체류 현장을 가다…"일손 부족해 알고도 써"

입력 2023-02-16 14:45 수정 2023-02-16 17:08

불법 취업·체류 현장을 가다 < 상 >
'취업 알선' 조직적 브로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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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취업·체류 현장을 가다 < 상 >
'취업 알선' 조직적 브로커도

부산 사상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부산 사상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
■인도네시아인 불법체류 현장을 보다

부산 사상구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

이곳에서 불법체류자들을 조직적으로 고용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취재진이 현장을 직접 찾았더니, 작업복 차림의 외국인이 줄지어 출퇴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출퇴근 모습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출퇴근 모습

해당 건설현장에는 인도네시아인 10명이 불법 취업한 상태였습니다.

이들은 모두 E-9, 배를 타는 어업 비자로 입국해 건설 현장에서 일했던 겁니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은 최근 이들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습니다.

체류 기간이 남은 6명은 불법 취업했고 4명은 기간을 넘긴 불법체류자였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시공사 관계자를 만났더니 주저하다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시공사 관계자시공사 관계자
"외국인 노동자를 못 쓰게 하면 일이 안 되니 불법인 줄 알면서 쓰게 됐다"며 "동탄에 있을 땐 80%가 외국인이었는데 그중에 합법은 절반밖에 안 됐다"는 현실도 이야기했습니다.

현장에 불법 취업한 인도네시아인 노동자들의 안전교육 이수증이 위조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브로커 조직이 만든 가짜 안전교육이수증브로커 조직이 만든 가짜 안전교육이수증

시공사 관계자는 "사람을 대주는 브로커들의 소행"이라며 "처음에 보내준 안전교육 이수증 몇 개는 맞았기에 그 뒤로는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돈 많이 벌게 해줄게" 가짜 자격증까지 만들어 빼돌리는 브로커 조직

취재진은 불법체류자에게 접근하는 브로커들의 범행을 추적해봤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빼돌리는 SNS 게시글외국인 노동자 빼돌리는 SNS 게시글

월 400만 원 이상 벌 수 있다며 조직적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린 휴대전화 번호와 돈다발 사진.

한국 내 취업을 알선하고 가짜 자격증도 만들어 준다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까지 있었습니다.

브로커들은 이런 수법으로 비교적 쉬운 어업 비자를 따게 한 뒤 다른 사업장으로 빼돌립니다.

여수 국동항에서 만난 조선현 전남 정치망수협 조합장은 "매년 전국 어민들이 겪는 연례행사가 됐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여수 국동항, 조선현 전남정치망수협 조합장여수 국동항, 조선현 전남정치망수협 조합장

"브로커들이 밤에 연락해서 슬쩍 데리고 가버려 그 빈자리를 수소문한 불법체류자로 다시 채우는 일이 반복된다"라고도 했습니다.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어업 비자 노동자들은 건설 현장에서 위험에 노출되고,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어민들은 건설현장으로 빠진 외국인 노동자들 탓에 조업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이번에 붙잡은 불법체류자 전원을 귀국 조치하고 경찰과 함께 브로커 조직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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