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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미루고 잠 줄여가며 부업, '생계형 투잡' 뛰는 청춘들

입력 2023-02-14 20:32 수정 2023-02-1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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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장에 다니면서 부업을 뛰는 사람들이 36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식사를 미루고 잠을 줄여가며, 거리로 나선 이들의 이야기를 유선의, 김안수 기자가 들려드리겠습니다.

[기자]

프리랜서 개발자인 김진용 씨는 요즘 AI 데이터 분석으로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고 있습니다.

방의 정적이 깨진 건 오후 6시쯤.

[콜이 배정되었습니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헬멧을 쓴 뒤 지하주차장으로 향합니다.

오토바이에 올라타는 순간, 개발자에서 배달노동자가 됩니다.

오늘(14일)의 첫 상품인 피자를 받아 들고 4.6㎞를 달렸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배달이 끝나자 4,150원이 입금됩니다.

[김진용/개발자 겸 배달원 : (한 시간에) 세 건에서 다섯 건 정도 해요. {저녁 내내 하시는거죠.} 네, 2시간 동안 최대 열 건 정도 해요.]

중국요리에 이어 순두부 배달을 시작하자 해가 집니다.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39.1㎞를 이동하며 8건을 배달하고, 4만 5,630원을 벌었습니다.

[김진용/개발자 겸 배달원 : {저녁 8시가 넘었는데 저녁은 어떻게…} 들어가서 하던 일 마저 하고, 간단하게 먹으려고요.]

끼니를 거르며 부업까지 하는 이유,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는 물가 때문입니다.

[김진용/개발자 겸 배달원 : 올해 이자가 3배 오르고 밥값도 오르니까… 밥먹는 시간을 미루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더라고요. 어떡하겠어요.]

같은 시각, 자동차 영업사원 이모 씨도 퇴근길을 재촉합니다.

잠시 뒤, 정장 대신 점퍼를 입고 집 밖으로 나섭니다.

차를 팔던 이씨가 대리운전 기사로 바뀐 순간입니다.

[이모 씨/영업사원 겸 대리기사 : {지금도 콜이 들어와요?} 지금은 많이 없는데, 빨리 출발하면 수입이 좋을 수 있어서…]

1시간을 기다려 첫 고객에게 향합니다.

[이모 씨/영업사원 겸 대리기사 : 편의점이나 무인커피숍, 무인빨래방 쪽에 있죠. 민폐니까 눈치 보다가 다시 나가고…]

영하의 날씨에 언 손을 녹이다 콜이 잡히면 뛰기 시작합니다.

[이모 씨/영업사원 겸 대리기사 : 늦게 가면 짜증내고 취소해버리는 분들이 많아요.]

이 씨가 '투잡'을 시작한 건 1년 전부터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주 고객이던 자영업자가 어려워지며 차 판매량이 줄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엔 완성차 공급까지 차질을 빚어 생계가 어려워졌습니다.

[이모 씨/영업사원 겸 대리기사 : 차량이 출고돼서 고객이 차량을 받으면 그때 인센티브가 나오는 구조인데, 이제 그런 경우가 많이 없어지다 보니까…]

상암에서 고양, 파주 또 도봉까지 걷고, 뛰고, 버스를 탑니다.

대리운전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은 더 멉니다.

[이모 씨/영업사원 겸 대리기사 : 지나가는 차 히치하이킹도 하고, 많이 걷는 편이에요.]

저녁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3건을 뛰고 받은 7만 9,000원, 수수료 20%를 떼고 6만 3,200원을 손에 쥐었습니다.

이들처럼 부업에 나선 직장인은 2017년 26만 명에서 지난해 36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모 씨/영업사원 겸 대리기사 : 똑같은 장소에 가면 (대리운전) 기사 수가 늘어나는게 보여요. 저처럼 이제 힘들어지다 보니까 투잡을 해야겠다는 분들이 많아지니…]

(영상디자인 : 허성운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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