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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가람 "어른의 멋짐 가진 유연석 선배 닮고파"

입력 2023-02-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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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람, 매니지먼트 숲 제공정가람, 매니지먼트 숲 제공
배우 정가람(29)이 군 전역 후 멜로 신고식을 마쳤다.


지난 9일 종영한 JTBC 수목극 '사랑의 이해'를 통해 청경 정종현 역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과 울분을 동시에 산 정가람. 그만큼 몰입도를 높인 연기를 보여줬다. 자체 최고 시청률 4.4%(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라는 성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그는 "답답한 것 같으면서도 다음 회가 궁금한 그런 드라마였던 것 같다"라고 '사랑의 이해'를 추억했다.

유연석·문가영·금새록 등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그는 선배 유연석에 대한 '멋짐'을 언급했다. 극 초반 종현이가 어른으로서의 멋짐을 보여주는 상수에게 멋있다고 느끼는 지점처럼 본인도 선배 유연석을 바라보며 멋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 역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종영 소감은.

"드라마가 어떻게 나올지 시청자 입장에서 너무 궁금했는데 시청자 입장으로 재밌게 볼 수 있어 좋았다.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하다가도 다음 편을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면서 극 중 인물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가 되는 굉장히 현실적인 작품이었다. 그게 '사랑의 이해'의 매력이었던 것 같다."

-원작을 봤나.

"그냥 편하게 읽었다. 원작을 보면서 똑같이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전체적인 스토리를 보고 종현이의 마음을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시청자들 사이에 종현이가 답답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성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해된다. 인간 정가람으로 봤을 때도 많이 답답하긴 했다.(웃음) 실제 나였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은 어쩔 방법이 없으니까 수영이 준 돈 봉투도 받지 않았겠나. 그런 면을 조금 역할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장감 있게 전달하고 싶었다."

-시청자 반응은 확인하는 편인가.

"조금씩 봤다. '답답하다' '공부 좀 해라' 이런 식의 댓글을 많이 달아주더라. 종현이가 혼자서 유쾌하게 살며 시험에 안 붙으면 '저 놈 정신 못 차렸네' 정도였을 텐데 상황적으로 그러지 않지 않나. 그래서 더 그런 반응들이 있었던 것 같다."

-결말에 만족했나.

"시간이 좀 많이 흘러서 경찰이 된 종현이가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데 수영이가 지나가며 쓱 웃어주고, 수영이의 뒷모습에 경례를 하고 끝났다. 마치 어미새가 아기새를 떠나보내는 느낌 같았다. 종현이에게 수영이는 고마웠던 사람, 성장시켜 준 사람일 것 같다."

정가람, 매니지먼트 숲 제공정가람, 매니지먼트 숲 제공
-종현과의 싱크로율은.

"초반에 보고 어느 정도 교집합이 존재한다고 느꼈다. 사람을 대하는 마음, 밝고 긍정적이려고 하는 에너지, 상냥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닮았다. 그리고 종현이가 시골에서 올라와서 열심히 하지 않나. 나 역시 고향이 밀양이다. 밀양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하는 모습도 비슷하고, 부모님 걱정 안 하게 하려고 하는 것도 그렇고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 자취생들의 마음이 그런 마음일 것 같다."

-밀양에서 처음 올라왔을 때 어떤 모습이었나.

"부산에서 대학교를 다니다가 한 학기 다니고 재미가 없어 고민하다가 진지하게 배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로필을 내봤는데 연락이 안 왔다. 그럴수록 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지더라.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서울은 눈 뜨고 코 베이는 곳'이라면서 안 된다고 하더라. 아는 사람 없으면 도전하기도 힘든데 어찌하겠냐고 해서 일단 가서 해보겠다고 했다. 의지를 보여야 하니 용돈도 안 받겠다고 했다. 밀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고시원비 벌어서 서울로 와서 생활했다. 창문도 없는 고시원에서 생활했다. 열심히 아르바이트하며 프로필 찍고 생활하는데 돌려도 연락이 없었다. 맨날 천장만 보고 있는데 서울에 와서 놀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영상을 보며 연기를 따라 했다. 언젠가는 잘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꿈꾸며 살았던 것 같다. 부모님께 힘든 티를 안 내려고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부모님이 허락하고 응원해 줬다. 그러고 한 3, 4년 계속하다 영화 '4등'을 찍게 된 것이다. 영화 '4등'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아서 부모님을 초대했다. 그때부터는 인정해 주더라. 지금까지도 엄청 많이 응원해 준다."

-유연석, 문가영, 금새록과의 호흡은.

"감독님 성격이 좋아서 촬영하는 현장 자체의 분위기가 좋았다. 배우들이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연석 선배님도 잘 이끌어줘 좋았다. 드라마 초반에 상수가 할머니께 지폐를 건네는 장면을 보면서 종현이가 '어른으로서 멋있다'를 느꼈던 감정처럼 유연석 선배의 리더십을 보며 멋있고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가영 씨는 처음에 저랑 붙었는데 군대 다녀와서 오랜만에 하는 거라 걱정이 많이 됐다. 가영 씨가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진짜 수영처럼 누나 같은 느낌이 있었다. 굉장히 어른스러운 사람이다. 많이 의지했던 것 같다. 새록 씨는 원래 친했던 친구였다. 과거 영화 '독전'을 같이 했었는데 붙는 장면이 없었다. '독전' 팀은 지금도 잘 지낸다. 같이 한다니 서로 너무 좋다고 했다. 의지하며 할 수 있겠다 했다. 카메라가 돌아가니 평소 모습과 다르더라. 진짜 진지하게 연기하니 멋있더라."

-만약 친누나를 소개해준다면 누구에게 해주고 싶나.

"마 대리다. 경필도 안 좋은 선택을 했고 상수도 어찌 보면 좀 그렇고 종현이도 쉽지 않은 것 같다. 마 대리는 현실적인 사람이고 속이 다 드러나 있지 않나. 그런 사람이 그나마 나은 것 같다. 근데 누나는 이미 결혼해서 애가 둘이다.(웃음) 밀양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

-군백기를 어떻게 보냈나.

"내가 언제 다시 나와서 연기를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면서도 20대를 어떻게 보냈는지, 살아왔는지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소모된 에너지들이 군대에서 다시 좀 채워질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다. 뭔가 더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더라. 나올 때쯤엔 운동도 정말 열심히 하고 마음도 단단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 뭘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용기와 자신감이 많이 생겨서 나온 것 같다."
정가람, 매니지먼트 숲 제공정가람, 매니지먼트 숲 제공

-촬영 외 시간은 어떻게 보내나.

"주로 헬스를 한다. 날이 추워져서 못했는데 자전거도 자주 탄다. 군대 전역하고 나서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그걸 행동으로 옮겼다. 집에 있는 시간보다 땀을 흘리고 뭔가를 했을 때 보람찬 것들이 크더라. 일이 딱 끝난 후엔 놀러 갔다 왔다. 보라카이 가서 환기시키고 얘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좋았다. 쉴 때는 잘 쉬어주고 놀 때는 잘 놀아야지 일했을 때 달릴 수 있는 힘이 있지 않을까 싶다."

-어떤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나.

"액션도 해보고 싶고 장르물도 해보고 싶다. 요새 웹툰이나 이런 것도 많으니 장르물, 판타지 등 다양하게 뭐든 해보고 싶다. 요즘은 드라마 '카지노'를 재밌게 보고 있다."

-20대를 돌아보니 어떤 생각이 들었나.

"행복했던 것 같다. 군대에 가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20대 초반 오디션도 많이 떨어졌고 대학에 바로 가서 연기를 시작한 게 아니니까 종현이와 비슷한 느낌으로 시작했다. 사회적인 시선도 좋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한 작품 두 작품 쌓아가면서 사람들의 존중이 생긴 것 같다. 되게 행복했던 20대였던 것 같다. 많이 성장하게 된 것 같다."

-30대를 어떻게 꾸려가고 싶나.

"사실 아직 체감이 많이 들지는 않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30대라서 밀어내는 것도 없는 것 같고, 결혼을 한 것도 아니니 책임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도 되지 않나.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들에 도전하고 열정적으로 하고 싶다. 언젠가 나도 부모님처럼 가정을 꾸리겠지만 아직은 막연한 느낌이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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