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발품뉴스|단독] 개학 앞뒀는데…'학교 석면 철거' 엉터리

입력 2023-02-11 18:30 수정 2023-02-11 20:4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슈가 있는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윤정식 기자의 발품뉴스 시간입니다. 오늘(11일)은 학교에 있는 1급 발암물질 '석면'을 취재했습니다. 교실 천장의 흰색 패널, 이게 바로 석면인데요. 요즘 같은 겨울방학에 이걸 철거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작업이 엉터리였습니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공사가 한창인 인천의 한 학교입니다.

건물 안 석면 천장을 무석면 재질로 교체 중입니다.

지금은 석면 철거 후 잔재물 청소도 마치고공조와 배선 작업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교실 앞에서 동행한 석면 전문가가 취재진을 막습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이런 거 밟고 다니면 안 됩니다. 석면 텍스인데, 뜯어야 하는데 철거를 안 했어요.]

자세히 보니 천장 곳곳이 뜯기고 깨진 상황.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선풍기 있고 여기 조명도 있잖아요. 저런 것 때문에 뜯어낸 건데 문제는 저걸 뜯으면서 바닥에 석면 텍스 조각이 떨어졌어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에요.]

석면을 일부만 철거하다 벌어진 상황으로 보입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지금 이것들이 석면인지는 아직 정확히 모르는 거잖아요.} 가능성이 크죠. {그러면 일단 확인해봐야겠네요.} 시료를 샘플링해 분석해봐야죠. {그럼 하시죠.}]

전문가가 수집한 공사 파편과 가루의 성분을 분석해달라고 석면 분석 전문업체에 의뢰했습니다.

그리고 시료 9개 중 6개가 석면으로 확인됐습니다.

[석면 분석 업체 관계자 : {검사 결과가 틀렸을 가능성은?} 없죠.]

석면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입니다.

상황을 알리려 다시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도 동행했습니다.

문제의 교실을 다시 찾아갔더니 전과 다릅니다.

[청소 다해 놨네.]

파편과 가루를 쓸어 구석에 밀어둔 겁니다.

긴급 회의를 열고 상황을 전파합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 작업을 못 하도록 (건설노동자들) 출입을 금지시키고 행정적으로도 작업중지 명령을 내려야겠습니다.]

인천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옆 또 다른 학교입니다.

지금 보이는 갈색 벽돌 건물에서 얼마 전까지 석면 해체 작업이 펼쳐졌습니다.

거기서 나온 석면들이 바로 앞에 있는 붉은색 천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에 지금 쌓여있는데요.

저 상태로 지금 며칠째 방치 중인데 저렇게 둬도 되는 지 모르겠습니다.

학교로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아이들이 뛰어 노는 운동장 옆 주차장에 석면 폐기물이 쌓여있습니다.

이를 취재진과 시민단체가 촬영하자 항의합니다.

[석면 철거 공사 관계자 : {저게 뭐예요?} 뭐든 간에 (무슨 상관이에요.) {그러니까 뭔데 그러시냐고요?} 관계자가 있으면… {왜 다른 말씀을 자꾸 하세요. 뭐냐고요?} 석면이에요, 석면.]

인체에 들어간 석면은 5년에서 30년을 잠복한 뒤 폐암을 불러옵니다.

치료제는 아직 없습니다.

[장철민/의원 : 엉터리 공사가 됐네. 석면 제거 공사가 오히려 교실을 석면 범벅으로 만든 거잖아요 {가장 심각한 건 이제 2주 후에는 아이들이 등교해야 해요. 개학이잖아요.} 그렇네요. 개학 전까지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석면 완전 제거를 조치해 학생들이 등교할 수 있게 국회에서도 노력하겠습니다.]

전국의 석면 철거대상 학교는 총 5454곳.

이 중 현재 수도권에서만 395곳이 공사 중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철거가 아니라면 자칫 개학과 동시에 우리 아이들은 더 큰 위험에 노출 될 수도 있습니다.

(인턴기자 : 백서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