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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동훈에 공세…'감정싸움'으로 번진 대정부질문

입력 2023-02-0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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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장관을 향해 질문 세례가 쏟아졌죠. 민주당 의원들이 한 장관에게 공세를 집중한 건데요. 관련 내용을 '줌 인'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어제까지 사흘간의 대정부질문,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동훈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였는데요. 요새 버전으로 업데이트하자면 'ChatGPT'가 아니라 'Chat한동훈'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듯합니다. 유독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만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죠. 어제 'Chat한동훈'의 하이라이트를 3가지 키워드로 압축해봤는데요. 먼저 첫번째 키워드 #질의응질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지난 6일) : 이재명 대표에 대한 범죄수사를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거라면 차라리 그렇게 사법 시스템을 흔들고 망가뜨려서 국민들에게 피해 주는 것보다는 콕 찍어서 '특정인은 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문화하는 그런 법을 만드는 게 국민들에게 그나마 덜 피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추진한다는 검사 정보공개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한 장관이 내놓은 답이었죠. 대정부질문에서 해당 발언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는데요. 총대를 멘 건 김남국 의원이었습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검사 신상정보 공개 법안, 지금 발의되어 있지 않거든요. 아무리 알아보더라도 어떤 의원실에서 추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의원님 안 하실 겁니까, 확실히? 이거 하겠다는 얘기로 해가지고 이만큼 표도 만들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장관님, 지금 하겠다, 안 하겠다 묻는 게 아니라 어느 의원실에서 하느냐, 발의된 법안이냐라는 걸 묻는 겁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그건 뭐, 의원님께서 아실 거 같고요. 저는 어느 의원실이 문제가 아니라, 이거 안 하실 겁니까, 그럼? {자, 그다음 질문드리겠습니다.} 아뇨, 아니 말씀을 하셔야죠. 지금 여기에 대해서…]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질문부터 먼저 답변 들으면 좋을 거 같은데요.]

한 장관은 민주당이 검사 정보공개법을 추진하는 데는 '이재명 방탄'이란 저의가 숨어 있다고 보고 있죠. 질의에 답변 대신 질문으로 반격하는 전략을 취했는데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 법안을 야당 대표와 연관 지어서 '특정인의 수사를 막기 위한 법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과한 발언이었다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의원님, 아닙니까? 지금 그게, 지금 얘기 나오는 것들이 이재명 대표 수사하고 정말 관련이 없습니까?]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그러니까, 왜 그럼 그렇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지금 어느 의원실에서 추진 중인지도 모르고, 어떤 내용의 법안인지도 모르면서, 모른다고 하면서 그러면서 비판을 한다는 게 맞나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다른 말씀하시는 거죠. 지금 그 법안의 추진이, 지금 이재명 대표를 수사로부터 막아주기 위한 취지가 아닙니까? 특정, 어떤 정치적인 어떤 정당의 당수를 수사한다라는 이유로 그런 경우가 있습니까? 극렬 지지자에게 좌표 찍어가지고 이 사람을 신상 털고, 공격하라고 이런 국가가 있습니까? 그러면 안 되는 겁니다.]

한 장관, 질문인 듯 질문 같은 답변을 이어갔는데요. 김 의원과의 설전에서 이런 장면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일선 담당 공무원도 똑같이 저는 공개가 되고 있기 때문에 검사라고 다를 게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지금 장관님께서 말씀하신 공소장이 공개되는 것은 매우 부족하다고 보이고요. 그래서 검사의 정보가 의무적으로 더 책임감 있게 공개가 돼야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의원님, 그럼 제가 여쭤볼게요. 어떤 정보 말씀하시는 걸까요? 가족관계 뭐 이런 거 말씀하시는 거예요? 아니면 그 사람의 휴대폰 번호 이런 거 말씀하시는 겁니까? 어떤 정보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 사람의 이름, 직급, 그 사람이 어떤 부에 소속돼 있는지 공개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거 모르시지 않잖아요. 공개 공소장에 그대로 나오니까요. 그럼 그걸 넘어서는 어떤 정보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첼레란도(accelerando)', 점점 빠르게를 뜻하는 음악 용어죠. 한 장관, 다소 흥분한 듯 답변 속도가 점점 빨라졌는데요.

두 사람은 검사에 대한 제척과 기피 신청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해당 법안은 김 의원이 발의했죠. 한 장관은 관련 질문에 장학퀴즈로 맞섰는데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2월 8일) : 제가 2020년 8월 21일에 발의한 법안이 이재명 당 대표 수사를 막기 위해서 발의한 법안입니까? 추진 중인 법안입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겁니까, 장관으로서?]

[한동훈/법무부 장관 (2월 8일) : 검사에 대한 기피를 허용하는 나라가 있나요? 법안을 내셨으니까 아실 거 같아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2월 8일) : 오스트레일리아, 있고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2월 8일) : 오스트레일리아? 호주 말씀하시는 건가요? 호주가 있는 법안이기 때문에 하겠다는 취지인가요?]

계속된 한 장관의 질문에 김 의원이 말려든 걸까요. 오답을 내놨죠. 장학퀴즈의 정답은 오스트레일리아가 아니라 오스트리아였는데요. 김 의원은 굴하지 않았습니다. 한 장관이 법안 취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 채 엉뚱하게 오해하고 있다며 공세를 이어갔는데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그런데 이것을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야당 대표와 엮어서 정치적 비판을 하는 것은 저는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자세가 아니고 매우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었다고 생각이 되는데, 이 자리에서 사과할 생각이 있습니까?]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왜 기피는 없고 회피만 들어있을까요, 거기에? 기피는, 수사받는 사람이 자기가 불리할 거 같으면 계속 기피 신청을 이어가게 되면 정상적인 수사가 되지 않거든요. 재판하고는 다른 절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호주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겁니다.]

한 장관은 다른 의원들과도 비슷한 패턴의 언쟁을 이어갔습니다.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채널A 사건 당시 한 장관이 검찰 조사에 응하던 태도를 겨냥해 질문을 던졌는데요. 한 장관은 이번에도 역질문으로 받아쳤습니다.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불공정하다고 생각 들면 수사를 거부할 수도 있고, 비번 해제가 불편하다고 생각한다면 비번 해제를 거부할 수도 있고 그런 거 아니에요? {뭐, 이재명 대표도 그렇게 하셨지 않습니까?} 본인 얘기를 물어보면 다른 사람 얘기를 하는 게 습관이신가 봐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아닙니다. 의원님도 지금 보면, 일반론을 말씀하시면서 저를 비난하고 싶어 하시는 거잖아요.]

김 의원은 검찰 수사가 이재명 대표에게만 집중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취지의 질의도 이어갔는데요. 이 과정에서 한 장관의 답변이 김 의원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공정하냐' 여론조사를 하면 평균 50% 이상이 '불공정하다' 이렇게 답이 나오는 건 알고 계시죠?]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의원님, 죄는 증거와 팩트로 정하는 것이지, 여론조사로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 여론조사 물었잖아요, 장관님?}]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의원님? 제가 의원님의 질문에 대해서 그 프레임 안에서만 답해야 하는 것은 아니죠.]

결국 김 의원도 언성을 높였는데요. '오만'이란 말까지 나왔습니다.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선거에 이겼다고 야당은 100대를 때리고, 대통령 부인은 한 대도 안 때리고 수사도 안 한다' 이런 여론이 조사마다 50%를 넘는데, 그렇게 보는 국민이 바본가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거기에 대해서 사법 시스템에 따라서 처리되면 될 문제고요. 의원님 잘 아시다시피 제가…]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여론조사에 대한 국민의 반응을 물었어요. {국민의 반응을 저한테 화를 내실 일은 아니고요.}]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오만하게 대답하지 마십시오, 국회입니다.]

한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대정부질문'이 아니라 '대국회질문' 자리라고 생각한 걸까요? 또다시 질문으로 답변을 마쳤습니다.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국민의 50%가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게 잘 됐냐, 못됐냐를 물었다면 국민에 대한, 판단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양식이 있는 자세입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의원님, 지난 정부 초반에 소위 말한 적폐수사, 제가 전담했었거든요. 그때 저 굉장히 응원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입장이 바뀌신 이유는 뭔지 제가 오히려 묻고 싶습니다.]

두번째 키워드는 #호위무사인데요. 한 장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답게 호위무사로서의 면모도 보였습니다. 김민석 의원은 한 장관에게 윤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물었는데요.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UAE의 적은 이란' 이 발언을 듣고 국무위원이자 차기 여권 지지율 1위로서 어떤 문제점을 느끼셨습니까.]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답할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뜻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질문을 피해가나 싶었는데요. 질문이 이어지자 명확한 견해를 밝혔죠.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저는 이란 언론을 볼 것이 아니고, 저 말씀 하신 내용 자체에는 틀린 말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틀린 말은 없다"며 윤 대통령을 감싼 건데요. 김 의원은 '무지성'이라고 쏘아붙였습니다.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란 언론과 외교부의 반응입니다. '이란 국익과 상충한다. 중동 평화를 저해한다. 완전히 무식하다' 대통령 발언에 외교적 문제가 없는가, 국무위원으로서 한번 판단해 보시죠.]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외교적으로 해결할 문제긴 합니다만, 대통령님 말씀하신 내용 자체에서 저는 특별히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란 발언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는 사람을 지성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세번째 키워드는 #일방통행입니다. 장경태 의원이 질의자로 나서자 이번엔 한 장관이 먼저 포문을 열었는데요. 장 의원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 녹취록을 최고위원회의에서 틀었던 일을 거론하며 사과를 요구한 겁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전에 저 청담, 그거 가지고 최고위에 트셨잖아요. {제가 질문드리겠습니다.} 그거 사과하실 생각 없어요? 아니 하나씩, 매번 그때도 저보고 동선 까라고 하셨잖아요, 그렇잖아요. 지금도 같은 입장이세요? 하나씩 정리는 하셔야 하지 않겠어요?]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저는 사실을 좀 확인하고 싶어서 질문드리니까요. 먼저… {의원님 나오셨으니까, 저번에 저한테 사과한다고 말씀하셨죠?}]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좀 들으세요, 항상 사람 말을 그렇게 안 들으세요? {아닙니다. 의원님이시니까 정리하고 가자는 거죠.}]

시작부터 치받은 두 사람, 이후의 질의응답도 일방통행이었는데요. 서로 자기 할 말만 하는 상황이 이어졌죠. 장 의원이 관저 결정 개입 의혹이 일었던 천공에 대해 묻자 한 장관은 청담동 술자리를 다시 소환했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천공 스승은 사기꾼 같은 사이비 교주이자 사회악 아니겠습니까, 이런 분들은? 대통령의 스승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가 대통령과 영부인과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한답니다. 이런 명백한 허위사실을 왜 고발하지 않으십니까. {제가 고발하란 말씀이신가요?} 어떤 식으로든 법적조치하지 않을까요? 대통령실에서 고발하시는 거 좋아하시잖아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고발은 그럼 의원님은, 의원님이야말로 누구 한 명 제보자 한 명 연락 받으시면 그냥 트시고, 당론으로 밀어붙이고, TF 하시고, 특검 하시잖아요. 그래놓고서는 다 드러나게 되면은 그다음부터 입을 싹 씻고 아무 사과도 안 하고요.]

서로 점차 격앙되는 모습인데요. 질의응답은 결국 감정싸움으로 번졌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2월 8일) : 그 정도 신뢰할 만한 제보가 있는데 왜 굳이 질문도 못합니까, 왜 질문하지 못합니까? 장관님, 그게 뭐 그렇게 모욕적이셨어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2월 8일) : 의원님, 그거 모욕적이지 않다고 주장하시는 거에요? 뭘 아시겠다는 거죠? 모욕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2월 8일) : 질문은 할 수 있죠, 아니라고 하면 되죠. 떳떳하고 당당하시면 아니라고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한동훈/법무부 장관 (2월 8일) : 의원님이 예를 들어서 '어디서 이상한 데 갔었다'란 제가 한 마디 듣고 나서 그걸 공개적으로 얘기하면 그게 모욕적이지 않아요?]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2월 8일) : 죄송한데요. 장관님 사견은 궁금하지 않습니다.]

자, 오늘은 어제 한동훈 장관을 향한 민주당 의원들의 대정부질의 장면을 추려봤습니다. 양측이 필요 이상으로 말다툼을 하는 상황이 잦았는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관전평으로 대신하겠습니다.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23일 / 화면제공 : KBS) : 이게 초등학생 감정싸움인지 대통령 후보 토론인지 내가 참 알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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