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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딥] '더 글로리'는 왜 쪼개서 나올까?…넷플·디즈니·티빙 전략 분석

입력 2023-02-02 17:21 수정 2023-02-0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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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OTT 라인업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모두가 기다려온 화제작들의 새 시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데요.

[2023년 구독자들이 기다리는 신작 라인업]

먼저 넷플릭스부터 살펴볼까요.

〈'더 글로리' 파트 1〉
"오늘부터 모든 날들이 흉흉할 거야."
"죽으면 꼭 천국 가 사는 동안은 지옥일 테니까."

지난해 이 드라마 파트 1 보고 괜히 봤다고 후회하는 분들 많이 봤습니다. 왜냐, 너무 재밌어서 다음 파트를 기다리기가 힘들어섭니다. 시즌 1을 두 개로 나눈 파트가 시차를 두고 나눠서 공개하는 바람에 한 번에 볼 걸, 파트 투가 나오면 몰아볼걸, 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TV 시리즈 비영어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더 글로리'의 두 번째 파트, 다음 달 10일 공개됩니다.

오랜만에 돌아오는 시리즈들도 있습니다.

〈'D.P.' 시즌 1〉
"탈영병은 두 가지 종류가 있어. 뭔 짓을 할지 몰라서 알 수 없어서 무서운 XX, 잡으러 가기 무서운 XX."
"우리가 탈영병이 되어보는 거. (그냥 맨땅에 헤딩 아닙니까?) 맞아."

먼저 3분기에는 탈영병 체포조를 통해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졌던 'D.P'가 시즌 2로 돌아옵니다. 안준호 일병이 이번엔 어떤 에피소드들을 겪을지 굉장히 궁금해집니다.

압도적인 긴장감을 선사하며 한국형 크리처 장르의 새 지평을 열었단 평가를 받는 '스위트홈'도 올 연말에 공개됩니다.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과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알 수 없는 존재가 등장한다고 하는데요. 3년 가까이 기다린 팬들에게 이번엔 어떤 즐거움을 줄지 저 역시 기대가 됩니다.

디즈니 플러스도 빵빵한 라인업을 내놨습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전 세계 팬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던 스타워즈 시리즈인 〈'만달로리안' 시즌 3〉.

〈'만달로리안' 시즌 3〉
"만달로어인은 전투만 잘하는 게 아니라 은하계를 항해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 항해하는 법을 익혀야 길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1953년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피터팬을 실사화한 영화 '피터팬&웬디'입니다.

K-콘텐트도 빼놓을 수 없겠죠.

〈'카지노' 시즌 2〉
"한국으로 돌려보내 주세요. 한국 가서 다 정리할 거야."
"아니 그럼 카지노는요?"

배우 최민식과 손석구의 '카지노' 시즌 2도 오는 15일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가 되어있다고 합니다.

티빙에서는 예능 시리즈들이 대거 공개될 예정인데요. 지난해 연애 예능으로 흥행을 거둔 '환승연애' 세 번째 시즌이 찾아올 예정이고요. 웹툰 작가 주호민과 이말년, 기안84 등이 출연하는 '만찢남' 시리즈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김태호 PD의 새 예능도 올해 중에 티빙에서 공개된다고 하네요.

정리하고 보니 봐야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요. 그야말로 콘텐트 무한 경쟁 시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혹시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는데요.

올해 공개하는 기대작 중 대부분이 인기를 끌었던 콘텐트의 두 번째 파트이거나 시즌 2라는 점입니다. 물론 시리즈의 구성 상 또 이야기의 흐름 상 시즌이나 파트를 나눈 경우도 있겠지만, 각각의 OTT들이 콘텐트 시장의 '치킨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짜낸 전략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쪼개기 전략'으로 구독 해지 막는 OTT들]

바로 '쪼개기 전략'입니다. 콘텐트를 나눠서 공개해 그 기간 구독을 해지하지 못하게 하는 식인데요. 구독자들을 묶어두겠다는, 이른바 '락인 효과(Lock-in)'를 누리기 위한 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디즈니 플러스의 카지노 시즌 2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구독을 유지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는 그간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이 걸어왔던 행보와는 좀 다릅니다. 그동안 기존 TV 시리즈와는 차별화를 두기 위해 한 번에 모든 에피소드를 공개하곤 했었죠. 그런데 다시 쪼개기 편성을 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구독자들의 반응은?]

바뀐 전략에 물론 후폭풍도 있습니다.

초기 모델에 적응하면서 단기간에 콘텐트를 몰아보는 이른바 '빈지 워치(Binge watch)' 습관이 배어버린 시청자들이 흐름이 끊긴다며 항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언급한 '카지노'의 경우 요즘 방향과는 다르게 주 1회 편성인 데다가 시즌 2까지 기다리고 있으니, 몰아보던 사람들은 애가 타는 거죠.

수익을 위해 구독자를 묶어둬야 하는 동시에 구독자들의 입맛까지 맞춰야 하는 상황.

OTT들도 머리를 싸매고 있는 가운데 한 업계 관계자는 "매주 드라마 한, 두 편씩 쪼개서 공개하던 방식이 지금까지 수십 년 간 이어져 왔고, 시즌 전체를 한 번에 공개하는 방식이
도입된 건 불과 몇 년 안 됐다"라면서 "최근 2~3년 사이에 바뀐 트렌드인데 비판이 쏟아지는 데 대해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콘텐트 뿐 아니라 콘텐트를 소비하는 트렌드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지금, OTT들의 이런 전략은 먹힐지 또 돌아오는 시장의 반응은 어떨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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